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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기밀문서 유출:
미국의 도청은 자본주의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미국 국방부에서 유출된 기밀문서 100여 건이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어쩔 수 없이 기밀문서 유출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유출자 색출에 골몰했다. 그리고 21살의 군인 잭 테세이라를 체포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무장한 연방수사국 요원들을 동원해 그를 체포하며 그 과정을 생중계로 방송하게 했다.

모든 지배자들이 그러듯이, 사람들의 시선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과 미국의 광범한 스파이 행위가 새삼 확인됐다.

기밀문서들에는 러시아는 물론 동맹국 정부들의 동향이 담긴 문건도 다수 포함돼 있다. 대부분 도청 등 스파이 행위로 얻은 것들이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 등의 스파이 행위를 문제 삼아 왔다. 그래서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퇴출시켰고, 미국 정치인들은 ‘중국의 감시 도구’라며 틱톡을 금지하라고 성화였다.

지난달에 바이든은 “민주주의 사회에 반하는” 스파이웨어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 미국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었다.

사실, 미국의 스파이 행위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 질과 양 모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왔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에서 통화와 인터넷을 광범하게 감시하고 독일 총리 메르켈 등 주요국 정상들의 통화 내용까지 도청해 왔음이 2013년에 폭로됐다.

당시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동맹국 지도자들을 감시하거나 도청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물론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문제에서 동맹국들을 좀더 자기 뜻대로 주무르려고 엄청난 양의 스파이 행위를 벌여 왔다

미국이 나토 회원국들을 비롯해 동맹국들을 상대로도 스파이 행위를 벌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동맹이더라도,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경제적으로 경쟁하는 관계인 것이다.

아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스파이 행위가 적과 친구를 가리지 않고 더 활발하게 벌어졌을 듯하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도록 촉구해 왔다. 그리고 주요국 정부들이 전쟁에 관해 어떤 결정을 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한국 정부 도청 정보, 이스라엘이 무기 지원을 하도록 압박하는 방안,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관한 보고 등에는 이런 사정이 반영돼 있었을 것이다.

이번 문서 유출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제국주의 문제를 둘러싸고 어떻게 분열돼 있는지, 그리고 미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운운이 모두 헛소리임을 보여 준다.

윤석열 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반대한다

이번에 한국 정부의 고위 인사들을 도청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문서도 함께 폭로됐다. 거기에는 4월 윤석열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요청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내부 논의가 정리돼 있다.

한국 정부의 고위 인사들을 도청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문서에는 4월 윤석열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요청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내부 논의가 정리돼 있다.

이를 보면, 당시 대통령실 고위 인사들은 바이든이 직접 윤석열에게 전화해 무기 지원을 요청할지 모른다고 염려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 외교비서관 이문희는 그 전에 살상무기 지원 금지 원칙을 공식적으로 바꾸자고 말한다. 이참에 적극적인 전쟁 지원을 미국에 약속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반면 당시 국가안보실장 김성한은 미국의 요구에 그대로 응할 경우에 생길 부작용을 염려했다. 그래서 폴란드로 포탄을 우회해서 줄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 대화 내용은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러시아의 반발 가능성, 국내 여론 등으로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전쟁 지원 요청에 되도록 응하려 애쓰고 있음도 보여 준다.

소모전이 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엄청난 인명을 희생시키고 있다. 포탄을 쏘는 우크라이나군 ⓒ출처 우크라이나 국군 참모부

윤석열 정부는 이 도청 내용이 “상당수 위조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실제 행동과 정황은 도청 내용이 진실에 가까움을 짐작케 한다. 미국의 다른 문서에는 한국산 155밀리미터 포탄 33만 발을 경남 진해항에서 독일 노르덴함항으로 수송하는 계획이 상세히 적혀 있다.

폴란드 총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도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탄약 인도와 관련해 한국과 얘기를 나눴다.”

또한 4월 12일 한국이 포탄 50만 발을 미국에 “대여”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국방부는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포탄 10만 발을 판매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제공한 바 있다. 그리고 나토 사무총장이 무기 지원을 요청했을 때도 윤석열 정부는 이를 분명하게 거부하지 않았다.

7월 나토 정상회담에 윤석열이 참석할 예정이다. 여기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가 논의되고 한국의 협력을 바라는 요구가 더 들어올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대리전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다

유출된 문서 중에는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얼마나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지, 나토의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에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를 확인시켜 주는 문서들이 있다. 본지가 전부터 지적했듯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상대로 서방 제국주의의 대리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국방부가 3월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에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나토의 특수부대원 100여 명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급돼 있다. 아마도 그 특수부대원들은 정찰과 우크라이나군 훈련에 관한 임무를 수행해 왔을 공산이 크다.

미국과 동맹국, 우크라이나군(UAF) 전투력 구축 계획

나토의 군사 지원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군은 금세 무력해졌을 것이다. 특히, 한 문서는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공세 계획을 다루는데, 서방 무기가 우크라이나 부대 어디에 언제 배치될지가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의 봄철 공세를 위해 편성되는 12개 여단 중 9개 여단이 미국 등 나토의 무장과 훈련 지원을 받고 있다고도 기록돼 있다. 그리고 이 9개 여단에 필요한 장비에는 250대 이상의 전차, 350대 이상의 기계화 차량 등이 포함돼 있다.

가령 우크라이나 82여단은 미국 스트라이커 장갑차, 영국 챌린저 전차, 독일 보병 전투 차량 등 150여 대로 무장된다. 이 부대는 공세에 투입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다.

33여단의 경우,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 32대와 미군 전술 차량 90대를 받게 될 것이다.

다른 문서를 보면,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18만 5900~22만 3000여 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하거나 다쳤다고 추산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그 규모는 12만 4500~13만 1000여 명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소모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두고 격돌하는 제국주의 강대국들은 이 소모전을 멈출 생각이 없다. 기밀문서에는 올해 안에 평화협상이 열리지 않고 소모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분석도 들어 있다.

미국 지배자들은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 즉 경쟁자인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데 여념이 없다.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대지를 적시고 있지만, 이 냉혈한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올해 초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비밀리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반대로 영국 정부는 중국의 반발을 알면서도 항공모함 1척을 인도-태평양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이런 보도를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중 갈등과 얽히며 위험을 키우는 양상이 보인다.

우크라이나를 전장으로 해서 벌어지고 있는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행동이 더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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