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과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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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계기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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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와 시온주의 세력을 분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 사회에는 이 체제를 분쇄하고 사회를 새롭게 재건할 만큼 강력한 세력이 하나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잔학 행위는 이 체제가 얼마나 악랄한지를 보여 준다. 시온주의와 제국주의는 경쟁과 정복, 이윤으로 작동되는 체제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끔찍한 적들과 맞닥뜨린다. 예컨대, 이스라엘과 대결하는 이들은 최첨단 살인 기술로 무장하고 서방 강대국들의 지지를 받는 국가와 대결해야 한다.
그러나 시온주의와 식민주의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투쟁은 더 커다란 과제 중 하나다.
그 과제란, 어떤 경우에도 멈출 생각이 없는 자들을 멈추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환경 파괴를 통해 인류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아무리 탄원해도 우리 지배자들은 그들의 방법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경쟁과 국가 간 대립으로 세계는 전쟁과 충돌이 빈번해졌고, 오늘날에는 핵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리고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만으로는 체제가 달라지지 않는다.
지배계급의 권력은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것에 주되게 달려 있지 않다. 그들의 진정한 지배력은 이 사회의 경제를 움직이는 수단들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힘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어떠한 정당에 투표하건 간에 이 구조는 거의 바뀌지 않는다. 경찰, 장성, 밀정과 감시로 굴러가는 국가 구조도 마찬가지다.
파업권, 집회의 자유, 노동조합과 운동 단체를 결성할 권리, 투표권, 표현의 자유 등 민주적 권리를 쟁취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사회의 다수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권력에 대한 통제권을 민주적으로 장악하고 이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아래로부터
핼 드레이퍼는 이것을 이룰 방법을 나누는 핵심 변별점이 다음과 같다고 썼다.(드레이퍼는 196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투쟁들에 참여한 마르크스주의자였다.)
“사회주의 운동과 사상의 역사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구별은 ‘위로부터의 사회주의’와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다.”
위로부터의 사회주의에는 국회의원들이나 무장한 투사 집단에 의존하기, 또는 지배계급의 일부에게 이성을 찾으라고 설득하는 것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각각의 접근법이 매우 상이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영국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는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도자와 분명 같지 않다. 그러나 그런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특징이 하나 있다.
드레이퍼는 그들 모두가, 노동계급이 자주적 행동에 기초해 사회를 재창조할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신뢰하지 않거나 그런 잠재력을 적대시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는 “각성하고 행동으로 나서는 대중의 자력 해방을 통해서만 사회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는다.
그런 대중은 “해방을 자신의 손으로 이루려 하고,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한 투쟁에 ‘아래로부터’ 참여하고, 역사 무대에서 (단지 대상이 아니라) 행위 주체로서 움직여야” 한다.
시온주의에 맞선 투쟁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투쟁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한 방식으로 수백만 민중이 대규모로 참여한다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특별히 해악적인 이 변종만을 타도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민족 억압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투쟁이 임금과 평등을 위한 투쟁, 여성 억압과 LGBT 억압에 맞선 투쟁과 연결될 수 있다.
이런 것이 바로 혁명이다. 혁명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해방을 쟁취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그러는 가운데 평상시에 그들을 억압하던 모든 족쇄를 벗어 던지는 것이다. 우리의 적들은 한 쟁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투쟁이 더 폭넓은 투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 한다.
10월 20일에 이스라엘군은 기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맹렬히 비난했다. 툰베리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발표하고, 가자지구에서 “인종 청소”가 자행되고 있다는 의견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툰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가 소리 높여 즉각적인 휴전과, 팔레스타인인 등 피해를 입은 모든 시민들을 위한 정의와 자유를 요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 대변인 아르예 샤루스 샬리카는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그레타와 일체감을 갖는 이는 테러 지지자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 지배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 사회에 불만을 가진 우리 모두가 위로부터 강요된 분열을 극복하고, 우리의 증오가 진정한 범죄자들인 부자들과 그 동료 정치인들로 향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학살자들로부터 [화석연료 기업] BP, [영국 총리] 리시 수낙까지 포함되는 저들의 단결에 맞서 전 세계의 노동자들과 가난한 이들이 혁명적으로 단결해야 한다.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
카를 마르크스에게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다. 체제가 붕괴하고 있는 시대인 오늘날, 혁명은 그 열차의 승객들(즉 인류)이 비상 브레이크를 걸려는 시도라고 했던 1930년대 마르크스주의자 발터 벤야민의 말에도 마찬가지로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혁명 없이는 위대한 승리조차도 뒤집힐 수 있고, 자유에 대한 약속이 내동댕이쳐 질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들은 약 45년 동안 장엄하고 영웅적 투쟁을 지속해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타도했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희생과 용기로 그것을 해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새로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지속됐기 때문에 끔찍한 인종 억압과 지독한 가난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오늘날 중동에서는 혁명이 가능할까?
지배계급에게 가장 강력한 대항 세력은 조직된 노동계급이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 제공을 중단함으로써 이윤의 원천을 차단하고 사장들의 권력에 도전한다.
2019년에 시작된 수단 혁명의 절정은 대중 시위와 풀뿌리 조직들과 동맹해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섰을 때였다.
노동자들이 사회의 소수일 때조차 그들의 강력한 투쟁은 모든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농민과 피억압 민족들의 투쟁을 이끈 1917년 러시아 혁명의 핵심 교훈이 이것이다.
2021년 5월 팔레스타인 총파업에서는 전투적 거리 운동과 노동자들의 행동이 강력하게 단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총파업이 있기 10년 전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중동에서 반란이 파도처럼 몰아치며 대중 파업과 시위 그리고 마침내 혁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 혁명들은 패배했다.
혁명의 성공 여부는 노동자 운동의 의식과 조직 수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지도가 제공되는지에 달려있다.
혁명적 폭발로부터 수혜를 입는 정치 세력이 애초에 그런 폭발을 억제하려 했던 자들인 경우가 종종 있다.
극복
2011년 이집트 혁명의 경우, 거대한 대중 운동이 일어나 30년 동안 지배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과 대결했다.
거리 시위와 광장 점거가 노동자 파업들과 결합됐다.
그러나 경제적 요구와 정치적 요구들이 서로 맞물리면서도 둘 사이의 분리는 진정으로 극복되지 못했다.
이집트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는 서로 다른 혁명적 조류들을 한데 모으려 애썼다.
RS는 무바라크가 타도된 후 노동자 정부를 세우고, 또 낡은 구조들을 모두 일소하자고 주장했다.
RS는 정치적 변화에서 멈추지 말고 경제를 완전히 전환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과 종교적 소수자들의 자유, 그리고 팔레스타인 민중들과의 실질적인 연대를 위해 싸웠다.
RS는 의회의 비민주성에 도전하기 위해 노동계급 사람들이 참여하는 진정으로 민주적인 대안적 토론회들을 건설하려고 했다.
이것이 2011년 격변이 몰아치던 이집트 혁명에서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가 뜻하는 바였다.
그러나 RS는 규모가 너무 작았다. 마치 제1차세계대전 말미에 독일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켰을 때 로자 룩셈부르크의 공산당이 너무 작았던 것처럼 말이다.
이집트와 독일 두 경우 모두에서 혁명 과정을 지배한 것은 개혁주의자들이었고, 그들은 노동자 조직을 약화시키고 자본주의와 그 국가 구조를 공고히 하려 했다.
혁명가들이 더 큰 규모를 갖추지 못했고, 또 단결된 노동자 운동이 없는 조건에서 대안적 사상이 반혁명 세력에 맞서 널리 확산될 수 없었다.
본지가 단지 혁명을 선동할 뿐 아니라, 혁명 정당을 건설해 대중적으로 폭발한 노동자들의 분노와 힘을 하나로 모으고, 조직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저임금, 인종주의, 전쟁, 성차별, 억압에 맞서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이 체제를 겨냥하는 투쟁에서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러한 집단적 분노가 체제 타도를 향하도록 한다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승리를 위해 싸우고, 팔레스타인 억압의 원인이자 이를 지속시키는 체제에 맞서 투쟁한다는 것이다.
1850년 카를 마르크스는 공산주의자동맹 안에서 논쟁하면서, 노동자들은 그들의 조건을 바꾸기 위해서 뿐 아니라, “정치적 지배자가 되기에 적합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도” “15년, 20년 어쩌면 50년”의 중대한 투쟁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명이 어렵지 않다고 여러분께 말할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혁명을 건설하기 위해 시급히 투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에 바로 지금 가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