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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극우파의 위험한 계획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인종학살이 네타냐후와 그의 극우 동맹 탓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 글에서 롭 퍼거슨은 이스라엘 극우의 정치를 설명하면서 노동당 시온주의자 등 다른 야당도 근본에서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롭 퍼거슨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에서 활동하는 유대계 혁명적 사회주의자이다.

이 글은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023년 7월에 쓰였다. 여기서 설명하는 이스라엘의 잔혹함과 극우의 정치, 이스라엘 내부 정치 위기는 전쟁으로 더 두드러지게 됐다.

이달(2023년 7월) 초 제닌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방위군의 공격은 다시 한 번 이스라엘 인종 분리 체제의 잔혹한 현실을 드러냈다. 공습과 함께 지상군이 투입돼 집과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살해됐다.

이번 잔학 행위는 1948년 나크바(대재앙) 이래로 지속되는 폭력적 강탈 역사의 가장 최근의 사례다. 당시 이스라엘 건국을 위해 7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인종 청소를 당했다.

그러나 최근의 폭력 행위는 유대인 우월주의 세력들이 더 한층 부추긴 결과라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2021년 5월에 역사적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일어난 대중 반란과 계속되는 저항에 격분했다.

지난해 [2022년] 11월 선거에서 극우파가 주류 세력으로 부상했다. 정당 ‘유대인의힘’의 지도자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현재 국가안보장관을 맡고 있다. 벤그비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대 앞에서 자신의 총을 꺼내 위협하고, 돌을 던지는 아이들을 군인이 사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자이다.

유대인의힘 선거 유세 집회에서는 “아랍인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선거연합체] ‘종교적 시온주의’를 이끌고 있는 베잘렐 스모트리치는 이스라엘 건국자 다비드 벤구리온이 “1948년의 과업을 완수하지 못했다”며 나크바가 더 나아갔어야 했다고 내비쳤다. 스모트리치는 자신이 파시스트 동성애혐오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극우파 정부의 당선은 이스라엘 정착자 집단 내부에서 분열을 촉발시켰다. 참가자가 24만 명에 달하는 시위가 벌어져 베냐민 네타냐후 연립 정부와, 그 정부가 이스라엘 대법원을 직접적인 정치적 통제 아래 두려 하는 것에 반대했다.

이 시위에 팔레스타인인들은 없다. 시위를 이끄는 자들은 이전 정부하에서 인종 분리 국가를 유지하는 데 앞장섰던 핵심 정치 인사들이다.

모든 시위에서 시온주의 국가에 충성을 보여 주는 이스라엘 국기가 물결친다. 팔레스타인 깃발을 든 소규모 단체들은 동료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이 반정부 시위대는 네타냐후 정부가 이스라엘 국가의 건국 정신을 벗어났고, “민주적 가치들”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팔레스타인인도 인정할 수 없는 설명이다. 대법원 자체가 판결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억압 유지에 필수적 역할을 해 왔다.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잔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유대인 국가의 시민권은 역사적 팔레스타인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강제적 배제와 강탈, 그리고 팔레스타인인 난민들의 귀환권*을 거부하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건국 이후로 이스라엘은 식민지를 개척하고 무장력을 갖추기 위해 정착자들의 연이은 집단 이주를 받아들였다. 먼저 홀로코스트를 전후해 반유대주의로부터 피난처를 찾고 있던 유럽계 유대인들이 왔다. 그들의 뒤를 이어 1940년대와 1950년대 동안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미즈라힘” 또는 세파르딤계 유대인들이 들어왔다.

추가로 소련과 러시아에서 유대인 120만 명이 정착 물결에 합류했다. 새로운 정착민이 들어올 때마다 새로운 요구가 생겨나 정착자 식민 사회 내에서 경쟁했다. 이에 따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내에 다양한 정당이 출현해 저마다 특정 이해관계를 주장하며 특권을 얻어 내려 했다.

이스라엘 정착자 사회에 구조적으로 뿌리를 둔 이러한 분열은 이제 성소수자와 여성의 권리, 세속 대 종교, 심지어 어떤 혈통이 유대인 정체성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동역학과 함께 이스라엘의 정치 스펙트럼은 거침없이 우경화했다.

노동당 시온주의자들은 국가 기구들을 세워 1948년부터 1977년까지 정부를 이끌었지만, 오늘날에는 한물간 세력이 됐다. 이들은 11월 선거에서 간신히 4퍼센트를 득표했다. “좌파” 시온주의자들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종교적 시온주의자들’(베잘렐 스모트리치와 벤그비르가 속해 있다)은 “아랍인들에게 죽음을”을 가장 큰 소리로 외치는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

이러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주의의 뿌리는 한편으로 팔레스타인인의 저항에 대한 대응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외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인식에 있다. 1948년 이후 약 20년 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은 정복된 것처럼 보였다. 이스라엘 총리 골다 메이어는 “팔레스타인인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악명 높은 선언을 했다.

그러나 1960년대와 198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중대한 저항이 분출했다. 그 중에는 인티파다로 알려진 두 차례 대중 봉기도 있었다.

팔레스타인인을 굴복시키는 문제는 시온주의 국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후원하는 제국주의자들에게도 중요하다. 이스라엘은 미국 군사 원조의 가장 큰 수혜자로 1945년 이래 누적으로 총 1600억 달러를 받았다.

또한 미국은 아랍 정권들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 독재 정권들은 아래로부터의 반란에 취약하다. 반면 이스라엘은 정착자 식민 국가라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국가는 스스로 해체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의 요새로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팔레스타인인의 투쟁이 더 광범한 반란을 고무할까 봐 두려워한다. 2011년에 팔레스타인은 아랍 혁명을 관통하는 끈이었다. 그 해 ‘나크바의 날’(5월 15일)에 수많은 시위대가 레바논, 시리아, 이집트, 요르단에서 이스라엘 국경에 접근하거나 경계를 무너뜨리려 했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은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의 요새로서 이스라엘을 방어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의 투쟁이 광범한 반제국주의 반란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도 막으려 한다.

이것이 그들이 ‘팔레스타인 소국가’ 건국이라는 두 국가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데 열심인 이유다. 그러나 두 국가 방안은 언제나 신기루였다.

어떤 이스라엘 정부도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용납한 적이 없다. 현 정부와 야당뿐 아니라 어떠한 이스라엘 정치 세력도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 대한 통제권을 양도하지 않을 뿐더러 가자지구 봉쇄도 끝내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을 지배하면서 동시에 제국주의의 지원을 계속 얻어야 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을 지배하려면 영구적인 충돌과 서안지구 군사 점령을 피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서안지구를 공식적으로 병합하고 모든 팔레스타인인에게 동등한 시민권을 부여해야 하는데, 이런 대안은 정착자 식민 국가의 근간 자체를 위협할 것이다. 이스라엘 극우파는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2017년 스모트리치는 자신이 만든 “회심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수립에는 중요한 진실이 전제돼 있었는데, “유대인 국가의 존재와 팔레스타인의 민족적 열망 사이의 모순은 결코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이다.

스모트리치는 둘 사이의 평화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썼다. 그가 주장한 해결책은 모든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영구적 소유권을 선포하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인에게 주어지는 “선택”은 자신의 권리를 부정하는 대(大)이스라엘을 받아들이거나 돈을 받고 떠나는 것, 아니면 계속 저항하다가 살해되는 것이다.

이것이 스모트리치와 벤그비르가 지금 추구하고 있는 전략이다. 종교적 우파는 국가 구조 내에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아래로부터 대규모 폭력을 결집하려 한다.

최근의 팔레스타인인 학살 운동 동안 벤그비르는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약속하신 땅’에 뿌리내리고, 건물들을 부수고,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해야 한다. 그저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수백 명, 필요하다면 수천 명을 제거해야 한다.”

시온주의 지배층은 여전히 팔레스타인 당국을 존속시키는 데에 전략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주민을 통제하고 억눌러 준다. 그러나 스모트리치와 벤그비르는 팔레스타인 당국 자체를 거추장스럽게 여기고 서안지구를 병합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현재 상태가 팔레스타인인에게 너무 많이 양보한 것이고 그 때문에 유대인 국가를 도전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여긴다. 그리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인종 우월주의의 전초 기지로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모두 포괄한다고 선포하고 싶어 한다.

[2023년] 현재 이스라엘에서는 국가 기구들에 대한 영향력과 통제권을 두고 쟁투가 벌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강탈을 어떤 식으로 지속할지를 두고 분열해 있어서다. 극우파와 이스라엘 국가의 여러 부분 사이에 험악한 적대감이 드러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과 그 동맹국으로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의 “자치”를 용인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허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모트리치와 벤그비르의 우월주의적 종교 이데올로기는 역사적 팔레스타인 전체가 이스라엘의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지만, 이는 제국주의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고 정착민 사이에 적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그럼에도 시온주의 프로젝트의 여러 부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강탈한다는 한 가지 점에서는 단결돼 있다.

자유주의자들의 설명과는 달리 이스라엘 극우파는 일탈이 아니라, 시온주의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시온주의 프로젝트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지만 저절로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 아랍 지배자들이나 이스라엘 정착자들에게 해결책을 기대할 수 없다. 유일하게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랍 혁명과 글로벌 반제국주의 운동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모든 주민이 평등하게 살고, 모든 팔레스타인인의 귀환권이 보장되는 단일한 민주적 팔레스타인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