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여덟 명의 인물로 보는 학살의 6개월, 저항의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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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인 전사들이 이스라엘 국가에 기습 공격을 감행한 후, 팔레스타인인들과 그들에 연대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다.
저항 세력 하마스가 수행한 이 공격은 이스라엘을 뒤흔들었고, 서방 강대국들이 무장시키고 지원하는 인종분리주의 국가 이스라엘조차도 허를 찔릴 수 있음을 보여 줬다.
그 후 지금까지 이스라엘 국가는 팔레스타인인을 최소 3만 1000명 살해했다. 시온주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평범한 사람들은 지금도 이스라엘에 역겨움을 느끼고 있다. 서방과 아랍 세계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자들에 도전하는 팔레스타인 연대 대중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6개월 동안 이스라엘 국가는 그 야만성의 끝이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 또, 팔레스타인 안팎의 저항은 그 강인함을 드러냈다.
이에 본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계획이 어떤 끔찍한 결과를 냈는지, 시온주의에 맞선 저항이 지금도 어떻게 계속되고 있는지, 이스라엘 극우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인종차별주의자, 극단주의자, 분란을 조장하는 선동가로 거듭 지목된 바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벤그비르의 증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벤그비르는 그보다 앞서 등장했던 시온주의자들의 말을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벤그비르는 팔레스타인 땅에 거주하고 또 활보할 유대인의 권리가 팔레스타인인의 권리보다 우선한다고 믿는다고 오래전에 분명히 밝혔다.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의 길을 자유롭게 오갈 나의 권리, 내 아내의 권리, 내 아이들의 권리가 아랍인들의 이동권보다 더 중요하다.”
벤그비르의 정당 ‘유대인의 힘’은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모든 땅을 유대인이 전적으로 통제하고 서안지구를 병합해야 한다며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 당은 2022년 총선에서 전례 없이 많은 표를 얻어, 현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이끄는 정당 연합의 일원으로 정부를 구성했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벤그비르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강탈을 확대하는 데에서 핵심 구실을 했다.
10월 7일 며칠 후 벤그비르는 서안지구 정착자들에게 돌격소총 1만 정, 방탄복, 철모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서안지구 내 정착자들이 전보다도 훨씬 더 위험한 보안 병력으로 탈바꿈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더 쉽게 살해·추방할 능력을 키우는 데에 일조했다.
벤그비르의 인종차별에도 많은 이스라엘인은 그를 거부하지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벤그비르와 그의 정당에 대한 지지가 꾸준히 늘어 왔다.
벤그비르와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 같은 정치인은 인종차별적·인종분리주의적 체제의 면모를 두드러지게 잔혹하게 표현하는 사례에 속한다.
모셰 그룬버그, 샘 생크
이스라엘군 271공병전투대대 소속 군인 모셰 그룬버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주택을 폭파하는 것을 자기 딸에게 헌정하는 영상을 찍었다.
그룬버그는 후안무치하게도 카메라에 대고 “이 폭파를 내 딸 엘라의 생일 선물로 삼는다”고 말하고는 고층 건물 구역에 대한 폭파 명령을 내렸다. 그룬버그는 웃으면서 이런 짓을 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주택을 파괴하는 장면, 팔레스타인인들을 고문하는 장면, 그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며 웃는 장면 등을 영상으로 촬영한 것은 이미 여러 번이다.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인종 학살에서 자기네가 하는 구실이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려는 군인들도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영국계 이스라엘인 군인 샘 생크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려 서둘러 이스라엘로 갔다면서도, 보고 있던 축구 경기를 다 보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토트넘이 리그 1위로 올라가는지 보려고 토트넘 대 루턴 경기를 끝까지 봤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짐을 싸고 집결지로 가는 차에 올랐다.”
생크는 런던에서 태어나 18세에 이스라엘로 이주해 이스라엘군 낙하산여단에 입대했다. 생크는 가자지구에서 복무하는 동안 이스라엘의 선동을 퍼뜨리기 위해 브이로그(영상 블로그)를 만들었다.
올해 2월 생크는 자기 브이로그가 “전 세계가 볼 만한 영상”이라고 생각한다고 PBS 뉴스에 전했다. 생크는 올해 초 이스라엘군을 제대해 영국으로 돌아갔다.
아직까지 영국 정부는 이스라엘군에 복무하며 전쟁 범죄를 저지른 영국 시민을 기소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야잔 카파르네
이스라엘 때문에 9살 소년 야잔 카파르네는 굶어 죽었다. 야잔과 그의 가족은 10월 7일 전쟁 발발 얼마 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에서 집을 버리고 피난 가야 했다.
그들은 라파흐 인근 탈 알술탄 지역의 라바 학교에 피난처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야잔의 아버지는 [‘진보적 유대인 관점’을 표방하는 미국의 온라인 언론] 〈몬도와이스〉에 말하기를 야잔을 더 잘 돌보기 위해서 집을 버리고 떠나온 것이었다고 했다. 야잔은 선천적 병이 있어서 특별한 도움과 영양을 받아야 하는 아이였다.
그러나 가족은 야잔이 서서히 죽어 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야잔이 나날이 야위어 가면서 피부 아래 골격이 점점 선명하게 보였다.
야잔의 한 친척은 이렇게 말했다. “기아가 야잔의 몸을 집어삼켰습니다. 그 아이는 몇 가지 질병에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터지면서 야잔은 목숨을 부지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빼앗겼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하기 전까지 야잔은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등에게 전문적 도움을 자주 받았다. 그의 부모는 야잔이 “행복한” 아이였고, 야잔을 만난 사람은 모두 그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야잔은 3월 초 라파흐의 유수프 알나자르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목숨을 빼앗은 극심한 영양실조는 이스라엘의 인종학살 계획에 의한 것이었다.
죽은 야잔과, 또 잠재적으로 수만 명이 야잔처럼 기아로 인해 죽을 수 있는 상황은 이스라엘 국가가 의도적으로 야기하는 것이고, 서방 제국주의는 이를 지원하고 있다. 저들은 팔레스타인인을 최대한 많이 죽이려고 한다.
지난주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식량을 실은 UNRWA 구호트럭의 가자지구 북부 진입을 이스라엘이 더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만 노팔
2011년 혁명 중인 이집트에서 하마스의 무장 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고위 간부인 아이만 노팔은 감옥을 부수고 나왔다.
노팔은 앞서 2008년에 동료 200명과 함께 이집트-가자지구 장벽에 폭약으로 구멍을 뚫으려다가 체포됐다.
이집트 혁명 중에 평범한 사람들이 감옥을 공격하며 수감자 석방을 요구했고, 감옥 안에서도 수감자들이 경비들에 맞서 싸웠다.
“저는 다른 수감자들에게 문을 부수자고 소리쳤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직후에 노팔이 했던 말이다.
노팔은 1965년 가자지구의 부레이지 난민촌에서 태어났고, 제1차 인티파다와 제2차 인티파다 당시에 이스라엘 국가에 맞서는 공격을 조직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이집트 감옥에서 나온 뒤 노팔은 다시 가자지구로 숨어들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할 당시 중앙가자여단의 여단장이었다.
지난해 7월, 노팔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무찌르기 위해 다른 팔레스타인인 저항 단체들과 함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룰라 하사네인, 와라 탄지
팔레스타인 언론인인 룰라 하사네인은 지난달 서안지구 베들레헴의 자택에서 이스라엘 국가에 포로로 끌려갔다.
룰라는 이스라엘의 범죄를 보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시온주의 국가 이스라엘은 룰라를 구속하면서 그녀가 3년 전에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들을 이유로 들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종종 재판도 없이) 납치하고 수감하는 것은 저항을 분쇄하고자 동원하는 갖은 수법의 하나다.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포로 교환 합의로 팔레스타인인 150명을 석방했을 때 팔레스타인인들은 크게 기뻐했다.
그런데 이제 이스라엘은 당시 석방했던 팔레스타인인들을 다시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와라 탄지는 이스라엘에 억류됐다 지난해 포로 교환으로 석방된 팔레스타인인 중 한 명이다.
지금 와라는 또다시 감옥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 지난주 후반에 이스라엘은 그녀를 상대로 행정구속 명령을 내렸다.
2022년에 이스라엘은 그녀가 팔레스타인인 여성 2명과 함께 어느 검문소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석방된 직후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 감옥에서 수감자들은 가자지구 분쟁 발발 이후 학대를 당했습니다.
“감옥의 조건은 극도로 나쁩니다. 우리는 날마다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렸습니다. 우리를 폭행하고, 가스를 뿌리고, 모욕했습니다.”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국가가 서안지구에서 납치해서 억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은 거의 7500명에 이른다.
가자지구 도처에서는 이스라엘의 임시 감옥에서 팔레스타인인 수천 명이 억류, 고문, 살해당하고 있다.
아야(요르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중동 전역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주에 요르단에서는 시위와 폭동이 벌어졌고, 시위대는 수도 암만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을 겨냥했다.
요르단에서 시위에 참가한 아야는 이렇게 말했다. “첫째로, 우리는 이른바 이스라엘 국가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이라는 단일한 국가가 있을 뿐이고 그 국가는 언제까지고 팔레스타인입니다.
“저들이 우리를 저지하려고 얼마나 발악하든,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땅 밑에서라도 솟아 나올 것입니다.”
시위대는 요르단과 서안지구 사이의 국경을 허물 것을 요구했고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외쳤다.
또한 이집트에서는 국가의 엄혹한 탄압에도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카이로의 알마트라이야 지구에서는 이프타르[라마단 기간 일몰 후 식사] 행사가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로 발전해 그 참가자들은 이집트 정부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을 보호하고 라파흐 국경을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타흐리르 광장에는 이집트인들이 돌아왔다. 타흐리르 광장은 2011년 이집트 혁명의 역사적 중심지였는데, 이번에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이집트의 억압적 지배자 압델 파타 엘시시를 비판했다.
이집트와 요르단의 시위가 분노하는 대상은 시온주의 국가 이스라엘만이 아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인 학살에 공범인 자국의 지배계급에게도 분노하고 있다.
시온주의 국가와 친제국주의 지배자들을 향한 이런 분노가 노동자들의 행동과 결합된다면, 아랍 세계 전반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운동은 강력한 세력이 될 잠재력이 있다. 그런 힘은 시온주의 국가 이스라엘을 확실히 끝장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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