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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르노코리아 파업:
생계비 보장하고 임금피크제 폐지하라!

최근 파업 상황을 반영해 24일에 개정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하며 9월 13일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지난 주까지 이어진 추석 연휴 이후 23일(월)부터 본격 파업을 재개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4년만에 신차를 내놓았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오랜만에 시작된 교대근무에 적응하면서 동시에 신차 생산에도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차 투입으로 설비가 변경된 부서의 노동자들은 더욱 적응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사측은 고생하는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합의안을 제시했다. 신차 생산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노동자들의 생계는 안중에도 없다.

9월 3일 사측과 르노코리아자동차노조(이하 독립노조) 지도부는 기본급 7만 3000원 인상에 약 500만 원 수준의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노조는 상급 단체가 없는 독립노조로, 대다수 노동자가 속한 교섭 대표 노조이다.

독립노조 지도부는 기본급 7만 3000원 인상으로 실질임금이 1.5퍼센트 인상될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는 2023년, 2024년 2년간 실질임금도 4퍼센트 인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노동자들이 겪어 온 생활고를 회복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르노코리아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7.6퍼센트 삭감됐다. 약 500만 원 수준의 일시금도 동종업계와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54세부터 매년 10퍼센트씩 임금 삭감이 웬말이냐! 8월 14일 열린 르노코리아 노동자 투쟁 출정식 ⓒ제공 이형주

무엇보다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심각하다. 르노코리아는 만 54세부터 임금을 매년 10퍼센트씩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 3~4년 차부터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된다. 독립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5년 뒤에는 전체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는 1년간 임금피크제를 유예하고 2025년에 개선하도록 합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타협한 것이다.

잠정 합의안은 반대 64.8퍼센트로 부결됐다. 노동자들 다수가 불만을 표한 것이다.

그래서 독립노조 지도부는 투쟁 수위를 높였다. 조합원들의 분노가 만들어 낸 파업인 것이다.

직장폐쇄

전면파업에 돌입한 9월 13일, 사측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2019년, 2020년, 2021년 파업 때도 사측은 직장폐쇄를 했던 바 있다. 파업 대열을 공장 밖으로 밀어내고, 대체인력과 파업 불참자 등을 모아 생산 라인을 가동하려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전 차종을 생산하기 때문에 파업을 하면 생산 마비 효과가 크다.

그래서 사측은 노동자들이 전면파업을 하면 매번 직장폐쇄로 파업 노동자들을 몰아내고, 파업 불참자와 대체인력을 1교대조로 모아 공장을 절반이라도 가동하려 해 왔다.

이번에도 사측은 직장폐쇄를 하고 특근비·출장비·특별격려금을 내세워 추석 연휴 기간에 인력을 모집했다. 또 그동안 사측은 계약직 노동자들을 늘렸는데, 이들도 대체인력으로 활용하려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잘 되지 않았다. 사측의 협박에 응한 노동자가 많지 않았다.

추석연휴가 끝난 23일 노동자 900명 가량이 독립노조 사무실 앞으로 집결했다. 파업 이탈자가 거의 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집결했다. 상당히 고무적인 집회였다.

이번 파업에는 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지회뿐 아니라 이전 파업에서 보수적이었던 새미래노조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갈수록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늘어나면서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차가 연이어 출시되는 시기라 파업으로 사측을 상당히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활용해 반드시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고 생활고를 개선할 수 있는 합의안을 쟁취해야 한다!

한편, 노동자들이 집회를 하는 동안 사측은 계약직노동자와 관리자를 총동원해 생산을 가동했다. 당장에는 계약직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낮아 정상적인 생산은 힘들 것이다. 실제로 23일에 사측의 노력에도 생산량은 평소의 4분의 1 가량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파업이 위축될 수 있다.

독립노조 위원장은 최근 단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투쟁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사측이 대체인력을 동원해 생산을 재개하는 상황에서 위원장의 단식투쟁만으로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는 없다.

투쟁이 승리하려면 조합원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대체인력 투입을 막기 위한 피케팅 등 적극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효과적으로 파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공장을 점거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노동자들은 직장폐쇄에 맞서 공장 밖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공장 점거 전술을 사용했다. 노동자들이 연좌하고 생산 시설을 통제하면, 사측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물론, 사측과 보수 언론은 ‘불법’이라며 공장 점거파업을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사측의 파업 파괴 행위야말로 부당하다. 그리고 점거 농성장은 연대의 초점이 될 수 있다. 파업을 지지하는 광범한 연대를 건설한다면, 이런 비난에도 맞설 수 있다.

르노코리아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더 많은 연대가 모여야 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르노코리아의 직장폐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다. 말에 그쳐서는 안 되고 실질적인 연대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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