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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또 직장폐쇄, 맞서야 한다

5월 4일 공장 앞에서 파업 동참을 호소하는 르노삼성차지회 활동가들 ⓒ제공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5월 3일 르노삼성차 사측이 부산공장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사측은 파업 노동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면서, 파업 불참자들과 대체인력을 모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심각해진 위기 속에서 사측은 노동자들을 공격했다. ‘희망퇴직’으로 500여 명을 공장에서 쫓아냈고, 120여 명은 순환휴직으로 내보냈다. 남은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높아져 고통받았다. 또, 일부 정비사업소를 폐쇄하고 노동자들을 먼 곳으로 전출 보냈다.

사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역대 최악의 임단협 제시안을 내놨다. 2020년과 아직 협상도 시작하지 않은 2021년의 2년치 일시금으로 500만 원도 안 되는 금액만 받으라고 한다. 보통 받던 1년치 일시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게다가 4년 연속 기본급 동결도 요구했다.

사측은 판매 실적이 좋을 때에도 미래 물량과 고용을 위한 자구책이라며 임금을 동결했다. 그런데 이제는 적자가 났다면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

분노한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 특히, 터무니없는 임단협 제시안이 나오자 노동자들이 파업에 대거 동참했다. 4월 30일 전면파업 지침이 갑자기 나왔는데도, 노동자들은 스스로 모임을 조직해 토론하고 파업에 동참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파업에 불참하고 일했지만, 곳곳에서 조합원들이 다른 노동자들을 설득해 파업에 동참시켰다. 결국 오전에는 돌아가던 생산 라인이 오후에 멈췄다. 사측은 남은 파업 불참자들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5월 3일 6시간 파업에서도 이어졌다.

수출 물량 생산에 열을 올리는 사측은 파업을 무력화하려고 직장폐쇄를 꺼내 들었다. 2019년부터 파업 때마다 직장폐쇄를 한 게 벌써 세 번째다.

효과적인 전술

직장폐쇄 첫 날인 5월 4일에 일부 노동자들이 출근해 공장을 가동했다.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활동가들은 출근하는 노동자들에게 파업 동참을 호소했고, 퇴근 길에는 다수 노조인 르노삼성차노조 집행부도 별도로 홍보전을 했다. 출근한 노동자들이 부끄러워 했다.

다수 노조 집행부는 직장폐쇄가 철회되고 사측의 교섭 태도가 변할 때까지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5월 6일에는 공장 내 조합원 집회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사측은 6일 집회가 “생산시설에 대한 노동조합의 접근 및 점거 가능성까지도 합리적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동안 다소 느슨했던 파업 노동자들의 공장 출입 금지를 통보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대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이야말로 정당한 노동자 투쟁을 가로 막는 비열한 짓을 하고 있다. 확진자가 나와도 아랑곳 않고 공장을 돌렸던 사측이 코로나 핑계를 대는 것도 우습다.

그러나 이것은 사측이 파업 노동자들이 공장 내에서 집회를 하고, 그것이 점거 농성 등으로 이어져 결국 수출 물량 생산에 차질이 생길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 준다. 이런 점 때문에 역사적으로 노동자들은 직장폐쇄에 맞서 공장 밖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공장 점거 전술을 사용했다. 노동자들이 연좌하고 생산 시설을 통제하면, 사측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물론, 사측과 보수 언론은 ‘불법’이라며 공장 점거파업을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사측의 파업 파괴 행위야말로 부당하다. 그리고 점거 농성장은 연대의 초점이 될 수 있다. 광범한 연대를 건설한다면, 이런 비난에도 맞설 수 있다. (관련 기사: 본지 2020.1.30자 ‘잠재력과 동시에 도전 과제를 제시한 르노삼성 파업’)

르노삼성차지회는 직장폐쇄 전날 다수 노조 집행부에게 조합원들을 동원해 대체인력을 공장 출입구에서 막고 그것이 뚫리면 “현장을 점거”하자고 제안했었다. 안타깝게도 다수 노조 집행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 두 노조의 노동자들은 함께 단결해 싸우면서도, 거듭된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설 효과적인 투쟁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느 노조에 속해 있든 함께 사측에 맞서고 있는 조합원·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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