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차 임단협 잠정합의:
생계비 위기인데 실질임금 삭감하겠다는 사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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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새벽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를 했다. 8월 31일에 찬반투표를 한다. 잠정합의안의 핵심 내용은 기본급 6만 원을 인상하고 일시금 500만 원 정도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3퍼센트대 인상으로 올해 물가 인상률에 한참 못 미친다. 실질임금 삭감이다.
반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자본주의 다중의 위기 속에서도 엄청난 이윤을 냈다. 르노그룹을 포함해 자동차 기업 대부분은 자동차 판매량이 줄었지만 매출과 순이익은 늘었다. 부품 수급 문제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자 자동차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이 심각해 평범한 대중들은 생계비 위기에 처해 있는데, 기업들은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며 자신들의 이익을 챙겼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측은 지난 4년간 임금 동결로 노동자들의 생계를 더 어렵게 했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렇게 임금이 형편없는데 노동 강도마저 높아 몸도 마음도 편한 곳이 없다.
게다가 사측은 그동안 정규직 일자리를 희망퇴직으로 줄였다. 빈자리는 단기계약직으로 채워 노동 강도가 더 높아졌다.
높은 이직률로 남아 있는 현장 인력이 줄어 노동자들은 정규직, 계약직 할 것 없이 모두 월차를 마음대로 쓰지도 못한다. 노동자들은 쉬고 싶어도 마음대로 쉴 수 없는데, 사측은 잔업과 특근 심지어 토요일 야간 특근까지 강행하면서 이윤을 쓸어 담고 있다.
생계비 위기에 투쟁으로 맞서야
그런데 다수 노조인 르노코리아자동차노조 지도부는 투쟁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잠정합의했다. 지난 파업으로 노노 갈등이 커졌다면서 무쟁의가 분열을 봉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물론 파업 불참자가 늘어서 갈등이 있는 게 사실이다. 사측의 비열한 이간질이 낳은 결과다.
지난 몇 년간 노조가 투쟁을 벌이긴 했지만, 사측의 공격에 맞서기에는 불충분한 수준이었다. 투쟁이 발전해야 분열을 약화하고 단결을 강화할 수 있다.
얼마 전 조합원들은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80퍼센트가 넘게 찬성표를 던졌다. 이런 기층의 염원에 부응해 투쟁을 건설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현장에서는 일감이 늘어 노동자들의 투쟁이 효과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또 생계비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임금 인상 투쟁에 대한 사회적 지지도 높은 편이다.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과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사회적인 지지와 연대를 모은 것처럼 말이다.
생계비 위기 해결을 위해 당당하게 잠정합의를 거부하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