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인셀 테러》(로라 베이츠, 위즈덤하우스):
극우 부상의 시대, 왜 성차별주의를 무시해선 안 되는지 보여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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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셀 테러》
이 책은

매노스피어
온라인에는 성차별적 밈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편견, 심각한 적개심까지 고무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커뮤니티가 존재하는데, 학자들과 활동가들은 이를
로라 베이츠는 2년 넘게 다양한 매노스피어에 침투해 잠입 조사를 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극단적 성차별주의에 대한 구체적 개요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취약한 청소년을 노리는 매노스피어의 급진화 패턴과 모집 기법에 대해 알 수 있다.
매노스피어에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 앤드류 테이트는 물론이고 벤 샤피로, 그리고 이 책에서 많이 언급된 조던 피터슨의 주장과 영상은 국내 유튜버의 채널들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한글로
그중에는 바른청년연합의
이 바른청년연합의 대표는 윤석열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한 세이브코리아 손현보 목사의 아들, 손영광 울산대 교수다. 그는 연금 개악을 개혁이라 포장하는 연금개혁청년행동의 대표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출간된 조던 피터슨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흔히 남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로 소개된다. 벤 샤피로의 책들은 뉴라이트 출판사로 알려진 기파랑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책 《인셀 테러》에서 로라 베이츠는 매노스피어를 크게 4가지 그룹으로 나눈다. 물론, 각각의 스펙트럼은 더 복합적이다.
참여 수준도 다양하고 유동적이다. 일부 사용자는 성차별적 밈을 보는 정도로 참여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매노스피어의 전체 규모와 영향력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MIT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최대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같은 연구는 매노스피어 내에서 보낸 시간이 일부 개인에게 극단화 효과를 미쳤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매년 약 8퍼센트의 매노스피어 사용자가 온라인상의 더 극단적인 그룹으로 이동했다고 보고됐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매노스피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페미니즘
이 책에는 이런 집단들이 웹사이트, 블로그, 포럼, 채팅방, 소셜미디어 계정과 그룹을 포괄하는 거대한 거미줄로 확장하는 방식들이 나오는데, 계속 읽다 보면 구체적인 묘사와 분석에 거의 질릴 정도다.
현실 세계
저자가 매노스피어에 잠입하기로 한 결정적 계기는 온라인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이었다.
2012년부터 저자는 거의 매주 영국 전역의 학교에서
미국에서 트럼프주의자들과 유럽에서 극우들이 급성장하던 시기였다.
인셀
저자가 분류한 매노스피어의 첫 번째 그룹은
인셀은 자신을
이들은 이 세상
영미권
하지만 자칭 인셀들은 순진한 십대들부터 강간 합법화를 주장하는 광폭한 자들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하나의 동질적 집단이 결코 아니다.
인셀에 대한 최대 규모의 연구 결과가 이 책이 출간된 이후인 2024년 2월에 발표됐는데, 폭력 사용까지 자주 정당화하는 인셀은 전체의 5퍼센트로 추정됐다.
이 책 역시
인셀 가운데는 지원이 절실한 남성과 소년이 많을 것이다.
믹타우, 픽업아티스트
두 번째 그룹인
역시 여성에게
이 운동의 목표는
세 번째 그룹인
이들은 사회가 남성을 여성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에 대한 괴롭힘과 성관계를 유도하는 방법, 심지어는 성폭력을 가르친다.
사이비 과학과 심리학자연 하는 말투를 활용해서, 성차별적 편견들을 재밌고, 용인 가능하고,
픽업 지침은 여성의 감정과 욕구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대신 무시하고 부정하라고 가르친다. 상호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여성을 희생시켜 남성의 욕구를 채우는 데 온통 집중한다.
남성 권리 운동
네 번째로
이들은 법률과 정부 부처, 교육 시스템, 건강 정책 등이 남성에게 차별을 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신 여성 특히 페미니스트들을 공격하는 데 집착적으로 집중한다.
한국에서도 흔한 표적 괴롭힘이나 신상 털기로도 연결된다.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소수의 여성들을 선전용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그 중에는 흑인 여성도 있다.
이들은 겉으로 존중받을 만해 보이는 사이비 학문의 거품을 일으켜서, 주류 매체에 자주 노출시키고, 이를 통해 합리성을 강화하려고 든다.
앞서 언급한 인플루언서이자 캐나다의 심리학 교수인 조던 피터슨은 성경에서부터
조던 피터슨 같은 자가 주류 사회에서 용인 가능한 매노스피어를 대표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그는 트렌스젠더의 권리에 반대하고, 페미니즘을
생물학적 결정론 같은 사이비 과학으로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 메시지를 전하지만, 소년과 청년들에게 쿨하고 대항문화적인 인사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런 자들은 극우 빙산의 수면 윗부분에 해당한다.
저자가 강조했듯이, 수면 아래 수많은 매노스피어들도 인종주의와 이슬람 혐오로 빠르게 넘어간다. 성소수자에게도 대단히 적대적이다.
매노스피어와 극우 정치
빙산의 꼭대기에는 매노스피어와 그 이데올로기를 직접 인정하고 고무하는 트럼프와 같은 극우 정치가들이 있다.
따라서 매노스피어는 트럼프 당선에 이렇게 환호했다.
저자는 극우와 인셀, 인종주의자와 믹타우, 픽업 아티스트들과 남성 권리 운동가 집단 사이에 상당한 공통분모가 있음을 강조한다.
핵심적으로, 급진화가 온라인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지적한다.
아쉽지만, 저자는 해결책으로 교육과 지원을 주로 강조한다. 물론 정부를 향한 가장 중요한 요구일 것이다. 당장 영국 정부도 복지와 교육을 희생해 군비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급 남성과 여성이 단결해 대중 행동에 나설 때야말로 여성과 남성의 서열 같은 성차별적인 관념들이 가장 도전받는다.
물론, 그런 일이 자동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항상 논쟁이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성차별적이거나 억압적인 생각들에 도전해야 한다.
우리가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바는 우리를 분열시키는 편견들은 그게 더 이상 들어맞지 않을 때, 즉 우리가 대규모 투쟁에 나설 때 깨지기 훨씬 쉽다는 점이다.
이와 비슷한 교훈을 저자도 이 책 어딘가에서 옳게 지적한다. 절망의 이데올로기뿐 아니라 우리에게 희망의 비전과 조짐도 있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민주주의 투쟁, 파업 등에서 함께 투쟁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우리의 생각들이 사회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다르게 조직되는 사회에서는 서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착취와 억압이 없는 해방된 세상, 즉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인간의 진정한 잠재력이 실현될 사회를 어떻게 쟁취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