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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극우 팔레스타인 윤석열 탄핵 운동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91차 집회와 행진:
“우리가 있는 한 인티파다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7월 6일 오후 다양한 국적의 팔레스타인 연대 91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7월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주최하는 91번째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일주일째 기승을 부린 무더위 때문에 거리에는 행인이 줄었지만, 집회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물장난을 치던 아이들과 부모들도 행진 대열이 지나가자 다소 놀라 유심히 지켜보며 관심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깃발과 팻말을 든 행진 대열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려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았는데, 행진에 박수를 보내는 일부는 이미 여러 차례 이 행진을 접한 적이 있어 보였다.

매주 열리는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은 선진국 정부들과 주류 언론이 말하지 않는 진실을 대중에게 전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집회는 휴전 협상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열렸다. 사회를 맡은 김지윤 활동가는 이스라엘의 야만적 학살을 규탄했다.

“휴전 협상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전역에서 구호품을 받으러 가는 길에, 또 난민 캠프에서, 해변의 카페에서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의 최대 병원의 마르완 알술탄 병원장과 그 가족들마저 표적 살해했습니다. 마르완 알술탄 병원장은 가자지구의 마지막으로 남은 두 심장 전문의 중 1명이었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서 체계적으로 기근을 발생시키고 구호를 무기화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주민의 대부분인 200만 명이 굶주리고 있는데,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이 운영하는 배급소는 단 4곳에 불과합니다. 600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인들이 배급을 받으려다 살해당했습니다. 지금 가자지구에는 17주째 연료 반입이 금지돼 연료가 동난 상태입니다.”

7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91차 서울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가자 출신의 팔레스타인인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보내온 편지가 낭독됐다.

“자매 형제 여러분, 동지 여러분, 모든 연대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분노와 사랑을 안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금까지 5만 명 이상이 희생됐고 그중 70퍼센트가 여성과 어린이입니다. 병원은 폭격당했고 어린이들은 굶주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말살입니다.

“무엇이 저에게 희망을 주는지 아십니까? 이스라엘이 우리의 유일한 발전소를 파괴했을 때 우리는 폐자재를 모아서 태양광 패널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들이 시멘트 반입을 막자 우리는 진흙과 바다 소금으로 집을 지었습니다. 그들이 우리를 굶주리게 하려 했을 때 우리는 옥상에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결코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교포 장준 씨의 발언은 큰 박수를 받았다. 컬럼비아대학교는 지난해 팔레스타인인들에 연대하는 학생들의 캠퍼스 점거 시위 이후 미국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상징이 된 곳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장준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저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제 뿌리를 알기 전, 미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먼저 배워야 했습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민주주의를 선물했고, 우리는 자유의 땅이고 국민을 위한 나라, 진보와 인권을 추구하고 ‘모두를 위한 자유와 정의’를 지지하는 국가라고 말입니다.

“이런 말들은 지금도 계속되는 미국의 역사를 지우는 역겨운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미국은 잔혹한 식민 지배와 노예제와 토지 강탈로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제국이고, 인권이 조건부로 적용되고 민주주의의 정당성마저 나날이 퇴색하는 제국이고, 국민의 세금이 소외된 이들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인종 학살에 쓰이고 있는 제국입니다.

“우리 눈앞에 드러난 것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공격, 시위 학생들에 대한 탄압, 아이들에 대한 폭력, 폭격과 기근 조장, 국제법 위반, 이런 현실을 직시하면 누구든지 결국 알게 될 것입니다. 패권주의·자본주의·인종차별이 모두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나 억압이 교차하고 쌓이듯 해방 또한 서로 맞물려 일어납니다. 우리는 타인의 해방을 위해 싸우는 동시에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팔레스타인이 자유로워지기 전까지 우리는 모두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70년 넘게 이어진 ‘인티파다(항쟁)’의 불길은 우리가 존재하는 한 결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7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91차 서울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이창배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이 마지막 연설을 맡았다.

“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가족과 친구를 잃고 돌아갈 집조차 빼앗긴 사람들,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과 연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70년 넘게 점령과 차별, 폭력과 학살을 벌여 온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기아의 고통으로 몰아넣고, 식량과 구호 물품을 받으러 나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포격과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명백한 전쟁 범죄이자 인종 학살입니다. 그 학살의 공범은 미국입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60일 휴전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이스라엘은 보란 듯이 가자시티 북부 해변 카페에 미국산 대형 폭탄을 투하해 네 살 어린이를 포함한 30여 명을 살해했습니다.

“75년 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노근리의 피난 행렬에 포탄과 총탄을 퍼부어 아이와 부녀자를 학살한 역사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가자지구에서 자행되는 이스라엘의 학살과 이를 공조하는 미국의 만행에 더 치가 떨립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반대하고 군사적 경제 교류를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저는 분단과 제국주의 그늘에서 살아오며 억압과 차별에 시달려 온 이 땅의 노동자로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이 모든 억압받는 민중의 해방과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구호품 배급소를 ‘킬링 필드’로 만들고 있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며 구호품과 생존을 상징하는 냄비를 두드리며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집회를 주최한 팔연사는 다음 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집회가 열린다고 공지했다.

특히 다음주 토요일인 12일에는 이스라엘이 ‘한계선을 넘었다’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이를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7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91차 서울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1차 집회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대형 깃발을 흔들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1차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품과 생존을 상징하는 냄비를 두드리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1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1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하고 있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구호를 선창하며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1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직접 그린 팔레스타인 연대 그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서울 도심 행진을 마치고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 모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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