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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노조 출범을 환영한다

9월 14일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하 전공의노조)이 출범했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건물에서 출범식이 열렸다.

전공의노조는 9월 1일 설립신고를 마치고 조합원 가입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불과 2주 만에 3,000여 명이 가입했다.(9월 14일 현재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는 1만 305명이다.)

전공의들이 노조를 설립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지금 같은 규모와 체계를 갖춘 적은 없었다. 전공의노조는 수련병원별로 지부를 설립하고 있다.

우리는 전공의들이 노동계급의 일부라고 줄곧 주장해 왔다. 전공의들은 여느 노동자들처럼 자신의 노동을 통제할 수 없으며 고용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노조 설립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조건을 지키고 개선하는 집단적 행동의 첫 걸음이다. 그래서 전공의들이 노조를 설립한 것을 지지한다.

이는 지난해 초 시작된 투쟁의 결과물이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정책이 그 투쟁의 핵심 계기였지만, 전공의들은 동시에 노동시간 단축 등 조건 개선도 요구했다.

이전에도 정부의 의료 정책에 의사들이 집단적으로 저항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전공의들의 행동이 두드러졌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자신을 노동계급으로 자각하는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전공의들은 병원 측이나 개원의, 의대 교수들과 자신의 이해관계가 다름을, 따라서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행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전과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이다.

의대 교수들의 거듭된 복귀 호소도 무용지물이었다. 병원 사용자들은 이런 의식 성장을 경계해 최근 박단 전 전공의 대표의 병원 복귀 신청도 거부했다. 사실상 해고한 것이다.

전공의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 비인간적 노동시간 단축하라” 하고 요구했다. “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규탄하며 “전공의들과 다르지 않은 우리 사회의 노동자, 약자들과 연대할 것”이라며 더 광범한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날 출범식에 초대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 의료산업연맹, 민주당 국회의원(이수진, 이용호) 등은 이에 연대를 표했다. 피고용 의사들을 대표하는 병원의사협회도 연대를 표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김윤승 전공의노조 사무처장은 노조 설립에 도움을 준 민주노총 전국 화학섬유식품산업 노동조합 조직전략본부장에게도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출범식장에는 전공의노조의 출범에 경계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택우, 개혁신당 의원 이주영, 의과대학교수협의회 조윤정은 노조 설립을 에둘러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한편, 〈한겨레〉, MBC 등 자유주의 언론은 전공의노조가 정부 정책에 반대해 파업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나 노동자로서 전공의들의 권리는 유보 없이 보장돼야 한다. ‘필수유지업무’ 운운하며 이들의 파업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전공의노조 설립을 환영한다. 전공의노조는 진정한 의료 개혁을 추진할 동력이 될 수 있다.

2025년 9월 15일

노동자연대

전공의 노조의 8대 요구안

첫째, 시행 중인 72시간 시범 사업을 철저히 준수하고 모든 진료과로 확대하라.

둘째, 환자의 안전을 위해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하라.

셋째, 근로기준법 수준의 임신, 출산 전공의의 안전을 보장하라.

넷째, 방사선 피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라.

다섯째,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휴게시간을 보장하라.

여섯째, 연차와 병가의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하라.

일곱째, 전공의에 대한 폭언과 폭행을 근절하라.

여덟째,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전공의법 개정안을 빠르게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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