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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학교비정규직 파업:
정권이 교체돼도 비정규직 차별은 그대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저임금 해소와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위험한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11월 20~21일, 12월 4~5일 두 차례 지역별 릴레이 상경 파업을 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학교에서 교무행정, 급식, 청소, 돌봄, 늘봄학교(방과후학교) 등 모두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양하고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파업 첫날인 20일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 지역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 약 7,000여 명이 국회와 여의도공원을 잇는 도로 한 방향을 가득 메웠다.

11월 20일 국회 앞 파업 집회에 참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준형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파업에 나서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위기는 밝았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한 것들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드러냈다.

어느 학교 미화 노동자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일을 한 지 8년 됐고, 옆에 있는 분은 18년 됐는데, 저희 직종은 근속수당 자체가 없어요. 청소할 때 여러 약품을 쓰는데 그런 수당도 없고요. 임금이 최저임금도 안 돼요.”

연단에서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발언들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최윤정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 강서양천지회장은 임금 교섭에서 교육청들이 중앙부처 공무직에 훨씬 못 미치는 인상안을 고집하는 것을 규탄했다.

“같은 공무직인데 중앙부처에 근무하느냐 교육청에 근무하느냐에 따라 임금이 다르면 되겠습니까? 적어도 명절 상여금은 똑같이 인상하는 게 도리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러면 이전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부도 국회도 교육 당국도 학교비정규직 차별을 이제는 없애야 합니다.”

급식 노동자인 김수남 여성노조 서울지부 조합원은 급식 노동자들의 고통을 생생히 전했다.

“폐암으로 죽어 나가고, 폐결절이 대부분이며, 손가락 마디마디가 다 뒤틀어질 정도로 높은 온도와 발암물질에 장시간 노출되다 보니까 저희들의 신체는 이미 면역 체계가 다 망가져서 … 약을 먹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견디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겨울 방학이면 온몸이 따가워서 방학을 제대로 쉬지도 못합니다.

“급식 노동자는 정년쯤에는 온몸이 망가져서 퇴사합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그녀는 참가자들의 박수에 힘을 얻어 발언을 이어 갔다.

“일하다 죽지 않을 당연함을 당당하게 요구하기 위해서 미숙하지만 이 자리에 섰습니다.

“급식 노동자 김수남이 살기 위해서 요구합니다. 정상적인 일터에서 일할 권리를 주십시오. 차별 없는 임금, 최저임금 제발 맞춰 주십시오. [현재 방학 중 무임금인데] 상시 근무로 전환해서 방학 중에 알바 다니지 않을 수 있게, 생계에 쪼들리지 않게 해 주십시오. 국회는 죽음의 직장이 아닌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예산 즉각 마련해 주십시오.”

이재명 정부는 산재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도, 정작 급식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 등 산재 근절을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미적대고 있다.

이영주 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특수교육지도사분과장은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을 초래한다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을 비난하는 보수언론들을 반박했다.

“우리들의 자부심은 아이들의 웃음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웃음만으로 정작 내 아이, 우리 가족의 생활을 지킬 수 없지 않습니까? 교육청과 정부가 우리의 노동을 지켜줘야 우리도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도 꼭 필요하다.

파업에 나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국회 앞 도로를 가득 메웠다 ⓒ임준형
파업 집회에 참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행진에 나서며 서로를 향해 환호를 보내고 있다 ⓒ임준형
파업 집회에 참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행진에 나서고 있다 ⓒ임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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