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의 목소리:
학생도 교사도 학교 비정규직 파업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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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0일, 우리 학교도 빵과 주스를 점심으로 먹었다. 조리사 선생님 여덟 분 중 일곱 분이 파업에 참가하셨기 때문이다. 돌봄 선생님도 모두 파업에 나서 하루 동안 돌봄도 운영되지 않았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배움과 성장의 기회다. 학교에서 파업이 벌어진다면 학생들은 그로부터 세상을 배울 기회를 얻는다. 나는 학생과 수업을 할 수 있기에, 우리가 쉽게 먹는 밥을 그것을 만드는 노동자의 관점, 학교 급식이라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보는 수업을 준비했다.
뜨거운 증기가 솟아오르고 조리 연기가 가득한 환경, 크고 위험한 조리 도구, 우리 학교 조리실의 설거지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함께 보았다. 또 검색을 하며 폐암, 기관지염, 요통, 염좌, 관절염 같은 급식실 노동자들이 주로 겪는 질병을 알아보았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 급식실은 일반적인 공공급식의 두 배에 달하는 1인당 식수를 감당한다.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은 급식실에서 왜 파업을 하는지 쉽게 이해했다. 그리고 기꺼이 응원의 메시지를 썼다.
“조리사 선생님들 안전하게 다녀오세요!” “밥 진짜 진짜 맛있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파업 날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조리사 선생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빵을 먹었다.
급식실에서 나오는 복도 벽에 큰 종이를 붙이고 포스트잇을 두었더니 5, 6학년 어린이들도 메시지를 가득 남겨 줬다. 1학년의 한 담임 선생님은 반에서 직접 메시지를 받아서 내게 전달을 부탁하셨다.
식생활 교육은 영양 교육과 편식 교정이 전부가 아니다. 식재료의 생산부터 음식의 조리, 배식, 잔반 처리와 설거지까지 전 과정에 대한 이해가 따라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과 함께 가려진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이해는 핵심적이다. 노동자가 있어야 밥이 나온다. 그래서 식탁만이 아니라 조리실까지가 모두 ‘식생활 교육관’이다.
보수 우파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생을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호도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인력과 비용으로 공공 서비스를 유지하려는 상황에서는 노동자뿐 아니라 학생도 학부모도 함께 피해를 본다. 충분한 인력, 안전한 노동조건과 임금으로 노동자의 건강과 생계가 보장되어야 학생도 좋은 음식과 돌봄을 누릴 수 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익과 학생, 학부모들의 이익이 다르지 않다. 나는 앞으로도 학생이 자신을 먹이고 돌보는 사람의 노고를 공감하고 연대하도록 수업할 것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교육 당국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오는 12월 4, 5일에 다시 파업이 있을 예정이다. 학교를 둘러싼 모두가 노동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는 날이다. 급식과 돌봄을 누리는 모든 사람은 이 파업을 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