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의 ‘이유 있는’ 이재명 정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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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의당 전국위원회는 6.3 지방선거 등 주요 사업계획을 결정했다. 서울시장에 권영국 대표가 출마하고, 광주전남통합특별시장에 강은미 전 의원이 출마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50여 명이 선거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는 몇 가지 인상적인 자료들도 제출됐는데, 그중 하나는 ‘내란 전후 주요 의제의 언론 보도 언급회수 분석’이다.
윤석열의 친위 군사 쿠데타 미수 사건 전후로 각각 약 2년간의 언론보도를 조사한 것인데, 언론이 주요하게 다루는 의제의 비중이 확연히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보면 정의당이 그간 지적해 온 것처럼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불평등·차별·젠더, 기후, 복지 등 사회경제적 의제는 언론의 관심사에서 밀려나 왔음을 보여 준다.
이는 그동안 이재명 정부가 무엇을 강조해 왔고, 무엇을 경시 또는 회피해 왔는지도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쿠데타의 여파로 정치와 사법 관련 보도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으나, 복지와 돌봄 등 분배 의제는 무려 31퍼센트나 줄었고 반면 주로 자본가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경제성장 의제는 40퍼센트나 늘었다.
요컨대, 이재명 정부는 ‘내란 청산’으로 표현되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적어도 말로는) 강조하면서도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는 뒷전으로 미뤄둔 것이다.
그러니 윤석열 파면 1년에 즈음해 정의당이 이재명 정부의 ‘성장’ 중시 기조를 비판하고 ‘산재와의 전쟁’, ‘차별금지법’, ‘기후위기 대응’ 등에서 전혀 개선이 없다고 비판한 것은 정당하다.(정의당 4월 4일 성명)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노동자 등 서민층의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다만, 국제·외교 관련 보도가 분석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이를 포함했다면 전쟁과 제국주의, 정치 양극화, 복지 후퇴 등 불과 몇 년 전과 크게 달라진 현실과 그로 인한 노동자·서민의 고통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정치와 사법, 정치 양극화에 관한 보도가 각각 300퍼센트, 50퍼센트나 늘었다는 사실은 다수의 사람이 보기에 “내란 청산”이 여전히 미완이고, 극우의 위협이 현실적이라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윤석열 등 쿠데타의 핵심 주모자들에 대한 법적 판결이(그조차 아직 완료된 것은 아닌데도) 어느 정도 이뤄지더라도 윤석열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에서 튀어나온 극우를 어찌해야 할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국힘이 별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극우는 이제 저절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납작 엎드려 있는 국가 기구 내의 쿠데타 동조 세력이 머지 않은 미래에 다시 이들과 손잡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이 위 성명에서 “내란 세력은 법적으로 청산되고 있고, 내란 정당은 스스로 몰락의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한 것은 현실에 맞지 않고 사회개혁 염원 대중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다.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당의 압도적 강조는 이재명 정부의 치우침을 경계해 균형을 잡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서로 결합돼 있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어느 한쪽만 강조하는 식으로는 균형을 맞출 수 없다. 오히려 그런 식으로는 좌파 정당인 정의당이 스스로 주변화될 위험이 있다.
‘사회대개혁’을 위해서도 지방선거 시기와 그 이후에도 극우에 맞서는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친위 군사 쿠데타에 동조한 자들에 대한 철저한 단죄도 계속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