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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뿐 아니라 권영국도 윤석열 퇴진 운동 참가자들이 투표할 만한 후보다

5월 18일 대선 후보 첫 티브이 토론회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없었다면 가뜩이나 우경적인 토론이 더욱 우경적일 뻔했다.

김문수는 명백히 극우적인 입장이었다. 이준석도 많은 경우에 김문수와 구별이 안 되는 우익적 입장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여러 사회 개혁 쟁점들에서 점진주의적 접근(결국 중간에 개혁의 포기로 귀결될)을 강조하는 중도 입장이었다.

그런 점에서 권영국 후보는 그 존재만으로 윤석열 퇴진 운동 참가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유일한 노동자 후보였다. 권 후보의 소속 정당은 민주노동당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선명하게 김문수를 공격해 통쾌함을 느끼게 해 줬다. 김문수가 “윤석열의 대리인”이니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몰아붙였다. 김문수가 끝내 “내란”을 사과하지 않자 토론이 끝난 뒤 김문수의 악수를 거절했다. 노란봉투법·차별금지법 등 사회 개혁 요구를 이슈화시켜 관련 검색량이 급증했다.

물론 기존의 양극화된 정치 지형 속에서 티브이 토론회를 보고 지지 후보를 바꾸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한계를 경험하고 확신하는 그런 개혁 염원층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정치적 고향을 제공하고 있을 것이다.

권영국 후보 지지 활동가들은 윤석열 반대 운동의 정당한 일부로서 지지받을 만하다 ⓒ출처 왼쪽)민주노동당, 오른쪽) 이재명 캠프

권영국의 삶과 정치 역정

권영국 후보가 티브이 토론회에서 좌파 후보다운 면모를 드러낸 것은 그의 삶과 정치 역정에 비춰 보면 절대 제스처가 아니다.

권영국 후보는 노동 변호사로서 그저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변론을 맡는 수준이 아니라 노동운동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권영국 후보는 가난한 태백 광원의 아들로 태어나, 포항제철공고와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1985년 방산업체 풍산금속 경주 안강공장에 입사해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다 1988년 해고되는 등 진짜로 노동운동을 했다. 그는 당시 동료 노동자가 한 다음 말이 지금까지 뇌리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당신[‘학출’인 당신]을 어떻게 믿고 함께할 수 있나’라고 했다.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러고 이렇게 말했다. ‘먼저 가라고 하지 않으면 떠나지 않겠다.’ 이 약속을 30년 가까이 지키고 있다.”(권영국의 자서전 《거리에 핀 정의》 중에서)

권 후보는 이주 노동자 문제에도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권영국 후보의 이런 운동 이력을 반영하는 활동가들이 그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후원회에는 산재 사망 노동자 유가족들이 참여하고 있다. 권 후보는 티브이 토론회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피해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연대 투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선거가 계급 투쟁에서 부차적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가 승리해도(심지어 권영국 후보가 승리해도) 세계적 다중·복합 위기 속에서 사회를 별로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매우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곧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선거는 노동자들이 치러야 하는 전투들의 이데올로기적·정치적 여건들을 바꿔 놓을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이런 전술적 환경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혁명가들이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정하는 핵심 기준은 후보를 뒷받침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연대다.

〈노동자 연대〉 신문의 일부 기사들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쿠데타 세력을 선거에서 패퇴시키고자 하는 정서가 큰 데다, 탄핵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많은 윤석열 퇴진 운동 활동가들이 (비판의 감정과 함께) 투표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반미 자주파 활동가들이 윤석열 퇴진 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럼에도 우리 단체 주간 신문의 관련 기사들이 투표 선택지에서 권영국 후보의 존재를 누락한 것은 실수였다. 권영국 후보 지지 활동가들은 비록 이재명 후보 지지 활동가들보다는 규모가 작겠지만 윤석열 반대 운동의 정당한 일부이기 때문이다. 권영국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비해 명백히 좌파적이라는 강점도 있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이재명 후보에게서 과거 민주당 정부들과의 차별성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당선 가능성이 없더라도) 권영국 후보에게 투표하려 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권영국 후보에 대한 투표도 (이재명에 대한 진보 염원 투표와 함께) 열어 놓는다.

2025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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