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과 삼성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을 재선거:
김재연 진보당 후보를 지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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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3 지방선거 투표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치열하다. 그중에서도 경기도 평택을 재선거가 주목할 만하다.
좌파 정당으로는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출마해 두 달 동안 지역을 일구고 있다. 이 선거구에는 극우 황교안(자유와혁신)도 출마했고, 전한길 등 극우가 그를 지원하고 있다.
평택시는 세계 최대 규모 미군 기지와 신설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로 최근 젊은 노동자들이 많이 유입됐다. 이 선거구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전까지 평택은 대체로 국민의힘이 우세한 지역이었다.
그런데 최근 〈평택시민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재연 후보가 선두권에 올랐다. 오세호(민주당, 13.1퍼센트), 김재연(12.5퍼센트), 황교안(11.7퍼센트), 유의동(국민의힘, 10.7퍼센트) 순이다.
아직은 고루 분산된 오차 범위 내 선두권이지만, 그럼에도 이 지역에 처음 출마한 좌파 정당 대표가 1위와 엇비슷한 2위로 약진한 것은 괜찮은 신호다. 한편 지역 연고 없는 황교안 지지율이 만만찮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상징적인 지역구에서, 그간 우세였던 국힘의 약세를 딛고 극우와 좌파, 중도파가 경쟁하는 구도인 것이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
학생운동 리더 출신으로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했고 통합진보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재연 후보는 이익균점법 발의를 첫 공약으로 발표했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을 의식한 공약이다.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이 43조 원을 넘어섰지만, 그 화려한 숫자 뒤에는 현장을 지키는 7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소외가 있다 ... 대기업의 담장을 넘어 ... 분배의 대전환을 이루겠다.”
김 후보는 “성과급은 주인이 베푸는 선물이 아니라 나라를 세울 때부터 약속된 노동자의 정당한 몫”이라고 했는데, 이익균점권을 명시한 제헌 헌법을 근거로 내세운 것이다.
김 후보는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평택시 포승읍의 군시설 피해 지역 주민들을 만나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승읍은 미군기지 이전에 따라 한국군 제2함대도 인근으로 옮겨오면서 폭발 위험물들과 군 시설이 늘어나 지역 주민들의 고초가 큰 지역이다.
극우의 황교안 지원
황교안은 자신이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장본인이라며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통진당 해산 사건’은 자유로운 정치 토론을 처벌대에 세운 전형적인 마녀사냥이었다. 내란 음모 운운했지만, 재판에서 증거 왜곡이 드러났고, ‘사법 농단’의 양승태 법원마저 내란 음모 조직(‘RO’)은 없다고 판결했다.
“미스터 국가보안법” 황교안은 그 탄압의 공로로 박근혜의 국무총리가 됐고, 그 덕분에 박근혜 국회 탄핵 후 대통령권한대행까지 해 먹었는데, 그 시기에 군부 내에서 박근혜 퇴진 운동을 무력 진압하려는 비상계엄 선포가 논의됐다.
이후 황교안은 국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돼 2019년 전광훈과 공식 연합 집회를 여는 등 극우 정치화의 선봉에 섰다.
그런 자를 지원하려고 윤어게인 극우 전한길이 나섰다. 전한길은 4월 초 국힘이 일관되게 극우 행보를 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탈당했다. 그리고 한미동맹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우산 혁명’을 하겠다며 ‘한미동맹단’이라는 극우 단체를 만들었다.
전한길은 4월 11일 평택 미군기지 앞 K6사거리에서 “마가 위드 대한민국”이라는 집회를 열어 연단에 황교안을 세웠다. 이 집회에서 황교안은 전한길에게 “만세”를 외쳤다.
전한길은 평택시의원에 국힘 후보로 출마한 청년 극우 차강석도 소개했다. 그는 흔치 않은 극우 청년 연예인(뮤지컬 배우)이어서 우파 내에서 인기가 많다.
교통이 불편한 곳인데도 그 집회에는 3,000명가량 모였다.
트럼프가 이란 전쟁으로 곤경에 처하고, 그 여파로 대중의 생활고가 가중돼 한국에서도 미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커지며, 국힘의 지방선거 전망도 어두운 상황에서 친미 극우의 사기를 진작시킬 시도를 한 것이다. 반격의 기도다.
단일화 제안
현재 평택을 보궐선거에 민주당과 국힘은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
지리멸렬하며 지지율 위기인 국힘에는 새 얼굴이 없다. 평택을 국회의원을 하다가 비리로 의원직을 박탈당했거나 윤석열 시절 밀려나 있던 전직 의원 등이 다시 국회의원을 해 보겠다고 준비 중이다.
여유가 있는 민주당은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의원의 비리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진보당도 그런 이유로 극우·내란 세력에 맞서는 민주·진보 단일화를 김재연 후보로 하자고 주장했는데, 민주당 지도부는 전략 공천을 하겠다며 일단 거리를 뒀다.
여권은 민주노총을 사회적 대화에 참여시키는 일 등에 진보당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보당과의 선거 연대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파의 눈치도 볼 것이다. 미국과 기업주들이 미군기지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자리한 평택에 반미자주 성향 좌파 정치인이 자리잡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지금 정부·여당은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정책에서 진보당의 주장과 거의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그런 틈새를 노리고 4월 14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평택을 출마 선언을 했다. 조 대표의 출마 선언에는 “민주당” 단어가 3번 나오고 민주당과의 “연대와 단합”을 강조했지만, 이미 두 달간 지역구를 일군 진보당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조국 자신은 제국주의에 반대하지도 않고, 노동계급 정치인도 아니다. 그래서 그는 민주당과의 단일화가 어렵지 않다고 보고, 진보당과 단일화하지 않아도 당선 가능하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창현 진보당 사무총장이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울산시장을 양보할 테니 평택을을 김재연 후보로 단일화하자고 민주당에게 거래 제안을 한 것은 이런 낌새를 눈치채서였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그런 제안은 무원칙하다. 울산시장 민주당 후보인 김상욱은 국힘 의원일 때 윤석열 탄핵에 찬성했지만, 진보적인 정치인은 아니다.
민주당이 진보당과 선뜻 단일화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다수당의 기득권 문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지금 첨예한 안보 위기 대응 문제에서 정치적·계급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평택을에서 민주당·조국당·진보당 사이의 경쟁이 어떻게 결론 날지 당장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진보당이 민주당과의 전략적 연대를 지속하려는 것은 (그 결과가 단일 후보가 되는 것이든 무시를 당하는 것이든) 기업주들을 위한 정치 안정 관리에 협조하라는 압력에 점차 순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좌파가 지금의 복합 위기에서 펼쳐야 할 투쟁들에 필요한 좌파성과 급진성을 스스로 제약하는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