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노동자가 말하는 AI 상담의 실상과 자본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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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는 AI 도입으로 노동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실제로 콜센터를 운영하는 자본들도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일부 콜센터 기업들은 AI 도입을 명분으로 인력 감축을 시도하는 추세다. 하지만 기술은 상담 노동을 대체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챗봇, 보이는 ARS, STT(음성을 텍스트로 전환), AI 상담 같은 기술은 일부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상담 노동을 없애지 못하고 업무 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AI가 자동화되기 쉬운 업무를 맡는다고 해서 남은 상담사들의 일이 편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담사들은 AI가 처리하지 못한 복잡한 민원, 고객 불만, 오류 수습을 떠안는 ‘2차 대응자’가 되고 있다. 고객은 같은 설명을 반복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상담사들은 AI 오류 때문에 추가 업무가 생기기도 한다. 결국 현재 AI는 노동을 줄이기보다 더 어려운 추가 업무를 만들어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AI 상담 도입의 효과를 크게 내세운다.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다기보다는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콜센터 인력 감축이나 감축 시도가 있었고, AI 상담 도입은 이를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술 발전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시키려는 자본의 선택이다.
AI는 노동 통제 수단으로도 쓰이고 있다. 과거에는 관리자가 일부 녹취를 골라 직접 듣고 평가했다면, 이제는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 저장·검색·분석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관리자는 여러 상담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특정 단어·문구·상담시간 등을 기준으로 상담사를 더 촘촘히 평가할 수 있다.
자본은 이렇게 AI를 이용해 비용 절감과 통제를 밀어붙이려 하지만, 그 결과는 노동자들의 저항과 힘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례로 2023년 국민은행이 콜센터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하려 했는데 이것은 ‘AI발 해고’로 불렸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해고 시도를 막아 내고 고용 승계를 얻어 냈다. 또 최근 은행·공공기관 콜센터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흐름도 사측의 구조조정에 제동을 걸 수 있다.
결국, AI 도입에 따른 일터의 변화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누가, 어떤 목적에 따라 사용하고 노동자들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달려 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AI 도입을 내세운 인력 감축과 노동 강도 강화를 거부하고 고용보장, 노동조건 개선,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투쟁 속에서 결국 기술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