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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최일붕 글 모음 긴 글

서평 임승수, 《누가 세계의 규칙을 바꾸는가》(자음과모음):
트럼프의 마두로 납치를 화두로 미국의 제국주의적 만행을 비판하다

좌파 저술가 임승수 씨의 신간 《누가 세계의 규칙을 바꾸는가 ─ 확고한 결의에서 시작된 힘의 시대》(자음과모음)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 부부에 대한 미국의 납치를 화두로 한 책이다.

임승수 씨는 20년 전에 베네수엘라를 다룬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시대의창)를 공저하며 저술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시대의창) 등 인기 있는 대중 서적을 집필해 급진적 사상을 알기 쉽게 소개해 왔다.

미국 제국주의의 야만을 일관되게 규탄해 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맹렬히 비판한다. 20년 동안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 혁명’에 애정을 갖고 옹호해 온 저자의 열정이 잘 담겨 있다.

이 책은 마두로 납치가 트럼프 특유의 기행이 아니라 미국 제국주의 프로젝트와 연관 있음을 잘 드러낸다. 그리고 1월 2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에 중국 견제 성격이 있음을 옳게 지적하며, 트럼프가 내세운 ‘마약과의 전쟁’이 수십 년간 미국의 제국주의적 중남미 간섭을 정당화한 명분이었음을 역사적 사례를 들어 밝힌다.

그 맥락 속에서 이 책은 민주당 오바마 정부 때부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이례적이고 특별한 안보 위협”으로 지정하고 제재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미국의 경제 제재를 “생명선을 하나씩 차단”하는 “비군사적 전쟁 혹은 전쟁의 새로운 표준 형태”라고 설명하는 대목은 봉쇄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공감을 자아낸다.

“[제재는] 폭격 없이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점령 없이 사회를 붕괴시키는 방식이다. … 타격을 받는 이들은 정치지도자보다 일반 시민일 가능성이 크다.”(192쪽)

“제재의 효과는 사회 전체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았다. 가장 큰 피해는 아동,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같은 취약계층에 집중되었다. … 가장 눈에 띄는 결과 가운데 하나는 대규모 이주[였]다.”(206쪽)

이 책의 장점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만행을 폭로하면서도 베네수엘라인들을 무력한 피해자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저자는 “2000년 인티파다의 그 소년처럼 탱크 앞에서 짱돌을 쥔 심정으로” 반문한다. “정말로 우리는 거대한 [지정학적] 체스판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인가. … 그 판 역시 인간이 만든 규칙 위에 세워졌다. 규칙이란 필요하다면 언제든 인간에 의해 다시 쓰일 수도 있다.”(서문)

저자는 “지난 2세기 동안 이 지역을 지배해 온 지정학적 질서[를] …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길로 “‘다자주의’라는 역사의 필연적 궤적”을 따르는 것, 즉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과 거리를 좁히는 것으로 제시한다.

또, ‘볼리바르 혁명’의 흥망성쇠를 다루며 베네수엘라 민중의 구실을 차베스와 그 후계자들을 지지하고 뒤따르는 것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 책은 (현재 미국에 협조 중인) 마두로의 후임 델시 로드리게스 정부에 대한 논평을 삼가는 듯하다.

이런 시각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고 해방을 쟁취하는 투쟁에서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부차화할 위험이 있다. 변화를 향한 모색은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그에 관해서는 본지 569호 ‘베네수엘라: 트럼프의 침략과 미국 제국주의에 맞선 새로운 투쟁’에서 더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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