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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프라이드는 저항이다 — 극우와 트랜스 혐오에 맞선 성소수자 투쟁

6월 13일 서울 퀴어퍼레이드를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성소수자들의 저항을 소개한다.

세계 곳곳에서 극우는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를 희생양 삼아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와 아르헨티나 대통령 밀레이 등이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영국의 노동당 정부도 트랜스젠더를 배신하고 있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은 거리와 광장에서 이에 맞서고 있으며, 사회운동 활동가와 노동조합원들, 좌파 등과 연대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프라이드가 단지 축제만이 아니라 차별과 억압에 맞선 저항의 장임을 보여 준다.

[아르헨티나] 극우 밀레이 정부의 혐오와 긴축에 맞서 20만 명이 참가한 프라이드 행진

올해 2월 7일 극우 정부에 맞서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반파시스트·반인종차별 프라이드 행진' ⓒ출처 La Izquierda Diario

올해 2월 7일, 아르헨티나에서 극우 정부에 맞선 ‘제2차 반파시스트·반인종차별 프라이드 행진’이 열렸다. 아르헨티나 전국 26곳에서 최소 20만 명이 참가했다. “파시즘에 맞서: 연대를!”, “누구도 남아도는 사람이 아니다”가 핵심 구호였다. 노동개악 반대도 중요한 요구였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지난해 1월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젠더 이데올로기”를 “아동 학대”와 연결하고 성소수자를 “소아성애자”라고 비난하자, 아르헨티나에서는 이에 즉각적으로 맞서 ‘제1차 반파시스트·반인종차별 프라이드 행진’이 열렸었다.

그러나 밀레이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성별정체성법을 개악해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의 호르몬 치료 등 젠더 확정 의료 접근을 막았다.(현재 여러 소송과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아르헨티나의 성별정체성법(2012)은 당사자의 의사만으로 법적 성별 변경을 허용한 세계 최초의 법으로, 당사자들의 오랜 투쟁과 동성혼 합법화 등을 이룬 대중운동의 산물이었다.

또한, 밀레이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의 최소 1퍼센트를 트랜스젠더·논바이너리에게 배정하도록 한 노동할당제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제도로 채용된 노동자 일부는 오히려 해고됐다.

무엇보다 밀레이 정부가 추진한 혹독한 긴축이 성소수자 등 취약한 처지의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 보건 예산이 대폭 삭감돼 호르몬제나 HIV 치료제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다. 이날 2차 행진에 성소수자뿐 아니라 장애인, 은퇴자, 이주민이 대거 동참해 “이 예산은 사람을 죽인다”고 외친 이유다. 행진 대열에는 팔레스타인 깃발들도 있었다.

한편, 이날 행진은 밀레이 정부가 해고 보상금을 축소하고 파업권을 제한하는 등의 노동개악법(‘노동현대화법’)을 밀어붙이는 와중에 이뤄졌다. 활동가들은 이미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이중의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행진에 참가한 교사이자 트랜스젠더 활동가인 키메이 라모스는 이렇게 말했다. “노동개악은 노동자 민중을 공격하는 것이고 성소수자들은 노동하는 민중의 일부입니다.”(〈오할라〉 재인용)

노동조합들도 행진에 참여했다. 주요 노총을 포함해 교사, 대학 교원, 공공부문 노동자, 언론 노동자, 항공 노동자 등이 합류했다. 대열 선두에서는 “[노동개악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구호가 외쳐졌다. 이날 행진에서 좌파들은 노동개악에 맞선 총파업을 호소했다.

지난해 1차 행진이 밀레이의 혐오 발언에 대한 즉각적이고 폭발적 항의였다면, 넉 달 전 2차 행진에서는 이에 더해 노동조합과 좌파 단체들의 개입이 좀 더 뚜렷해지며 계급적 요구가 부각됐다.

[영국] “트랜스 여성은 여성이다”: 가장 효과적인 영국 트랜스+ 방어

지난해 4월 19일 트랜스젠더 공격에 맞서 열린 런던 시위 ⓒ출처 가이 스몰만

지난해 4월 영국 대법원은 평등법(차별금지법)상 여성을 생물학적 성별로 한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트랜스젠더를 겨냥한 이 공격은 곧바로 저항을 촉발했다. 판결 사흘 뒤인 지난해 4월 19일, 런던 도심에서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트랜스 여성은 여성이다”를 외쳤다. 다른 여러 도시에서도 수백에서 1,000명 규모로 시위가 벌어졌다.

올해도 이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5월 21일 영국 노동당 정부는 평등인권위원회(EHRC)의 새 평등법 실무지침 초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지침은 개악된 평등법에 따라 트랜스 여성을 여성 전용 공간에서 배제하고, 여성 단체가 트랜스 여성의 가입을 거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공기관 전반에 트랜스젠더 혐오를 제도화하려는 시도다.

올해 5월 23일에는 평등인권위원회 지침에 항의하는 집회가 의회 광장에서 열렸다.

노동조합도 움직이고 있다. 공공서비스노조 유니슨(UNISON)은 올해 2월 트랜스+ 권리 방어 결의를 통과시켰고, 5월에 새 지침이 발표되자 조합원들에게 현장 사례를 모아 달라고 요청하며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학·칼리지노조(UCU)도 5월 27일 전국대회에서 개악된 지침에 반대하는 입장을 채택했다.

영국의 반자본주의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는 노동조합원들이 직장에서 사용자들의 개악된 지침 채택을 막아야 하고, 채택된다고 하더라도 집단적으로 거부해 현장에서 무력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7월 25일에는 런던에서 트랜스+ 프라이드가 개최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올해의 주제를 “우리의 미래, 우리의 투쟁”으로 정했다. ‘프라이드는 저항이다’를 내세우는 런던 트랜스+ 프라이드는 2019년에 시작돼 해마다 성장했다. 올해에는 10만 명 이상 참가가 예상된다.

[영국] 극우의 프라이드 예산 끊기에 맞선 노동조합과 성소수자들의 연대

극우 정당인 영국개혁당이 더럼 카운티 지방의회를 장악하며 더럼 프라이드 행사 지원 예산을 끊었다. 더럼 카운티 의회 부의장 대런 그라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프라이드는 오래 전에 젠더 이데올로기의 광고판이 됐다”, “[납세자는] 논쟁적 사안을 위한 현금 인출기가 아니다.”

그러자 노동조합들이 나섰다. 영국노동조합회의(TUC), 더럼 광부협회(DMA), 공연예술노조(Equity), 기관사·철도승무원노조(ASLEF), 통신노조(CWU), 교사노조(NASUWT) 등이 더럼 프라이드를 지원해 기존 지원금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을 모았다.

더럼의 ‘인종차별에 맞서자’(SUTR) 활동가 존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당이 지방의회를 운영할 때 프라이드에 2,500 파운드를 지급하곤 했습니다. 노동조합들은 그 10배를 모았습니다.”

올해 행진 규모도 지난해의 2배나 돼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무지개 깃발만큼이나 노동조합 깃발이 많았다.

[미국] “트랜스 청소년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트럼프의 공격에 맞서

올해 3월 28일 미국 '왕은 없다' 시위 ⓒ출처 Human Rights Campaign

트럼프와 공화당 주정부들의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공격에 맞선 크고 작은 저항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월 13일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는 트랜스 학생의 학교 스포츠 참가 권리를 둘러싸고 맞불 집회가 벌어졌다. 대법원이 웨스트버지니아와 아이다호의 트랜스 학생 스포츠 참가 금지법 사건을 심리하자, 트랜스젠더 권리 지지자 수백 명이 트랜스 학생 선수 베키 페퍼-잭슨 등을 지지하기 위해 모였다. 반대편에서는 우파 단체들이 비슷한 규모로 맞섰다.

2월 17일에는 젠더해방운동(GLM)과 성소수자 운동 단체 액트업의 활동가들,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 등 50여 명이 보건복지부 본부를 봉쇄하는 투쟁을 벌였고 25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트랜스 청소년의 젠더 확정 의료를 사실상 차단하려는 보건복지부 규칙안에 항의했다. 이들은 “우리의 호르몬에 손대지 마라”, “트랜스 청소년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하고 외쳤다.

이 행동은 트럼프 정부가 “아동 보호”라는 거짓 명분으로 트랜스 청소년 의료를 공격하는 것에 맞섰다. 트랜스젠더 자녀들을 둔 어머니 크리스틴 클리포드는 〈더나인틴스〉에 이렇게 말했다. “젠더 확정 의료는 10대 트랜스 청소년들의 생명을 구합니다. 저는 그것이 제 아이들의 생명도 구했다고 진심으로 믿습니다.”

2월 6일 캔자스에서는 트랜스젠더와 지지자 약 50명이 출생 시 지정 성별에 따른 화장실 이용을 강제하는 주법을 비판하며 주의회 의사당에서 불복종 행동을 벌였다.

3월 28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왕은 없다’ 대규모 시위에서도 성소수자는 중요한 일부였다. 주최 측 추산 3,300곳 이상에서 800만 명이 참가한 이 거대한 반트럼프 시위는 주로 이민자 탄압과 전쟁에 반대하는 동원이었지만,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권리 방어 구호도 함께 외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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