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파고드는 성소수자 혐오 극우의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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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는 교육과 학교 영역에 파고들어 성소수자 배척과 혐오를 퍼뜨리는 전술을 써 왔다.
지난 대선 직전 폭로된 리박스쿨 사건은 오랫동안 극우들이 초등교육에 침투해 극우 이데올로기를 퍼뜨려 왔음을 보여 준다. 리박스쿨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찬양하는 극우 역사관뿐 아니라 낙태 반대, 동성애 반대 교육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극우들은 주로 보수적 학부모 단체를 조직해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활동을 벌여 왔다. 또한 성소수자나 페미니즘 친화적인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시키는 활동도 해 왔다. 여기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도 포함됐다.
이는 전 세계 극우들의 오래된 전술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역사적 사례는 1980년대 영국 마거릿 대처 정부가 제정한 지방정부법 제28조다. 이 법은 학교에서 동성애를 “부추기는” 우려가 있는 모든 조치를 금지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기독교 우파 가정들을 중심으로 LGBT+ 관련 성교육을 하는 날에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는 방식의 항의 행동이 조직되고 있다.
극우는 왜 학교에 파고드는가?
먼저 동성애 혐오를 이용해 청소년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한다. 특히 남성 청소년 사이에서는 ‘남성답지 못한’ 또래를 조롱하고 따돌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기 쉽다.
청소년의 성은 도덕적 패닉을 부추기기 쉬운 민감한 쟁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극우는 성소수자 문제를 조기 성애화, 소아성애, 성범죄 증가, 가족 붕괴 등과 연결하며 공포심을 조장한다. 1980년대 영국 지방정부법 제28조 옹호자들의 주요 데마고기는 게이 남성을 소아성애자로 묘사하는 것이었다.
청소년의 성과 성교육 문제를 둘러싼 보수적 정서는 정치적 극우 세력을 넘어 사회 전반에 적잖이 존재한다. 윤석열 쿠데타 기도 전까지만 해도 정치적 극우는 그리 중요한 행위자가 아니었으나, 이들이 조직한 퀴어퍼레이드 반대 집회는 매년 수만 명 규모로 열렸다.
극우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들어 자신들의 의제로 대중을 동원하려 한다.
또한 극우는 이런 전술을 펴서 청소년 ‘일탈’이나 가족 위기 같은 문제의 책임이 마치 성소수자에게 있는 것처럼 왜곡해 진짜 문제의 본질을 가리려 한다.
극우 세력이 ‘동성애=에이즈 확산=건강보험료 인상’이라는 도식을 내세워 현실을 왜곡하는 것 역시 평범한 대중의 불만을 자극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극우의 이런 혐오 선동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삶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올해 4월 발간된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의 71.1퍼센트가 교사에게, 87퍼센트가 또래 학생에게 편견이나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교사를 만나지 못했다고 답한 청소년도 48.6퍼센트에 달한다.
극우가 학교에 깊숙이 파고든다면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더욱 위험한 처지로 내몰릴 것이다.
이에 맞서 저항하는 일은 중요하고 또 가능하다. 성소수자에게 우호적인 정서는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늘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증가세가 가팔랐다. 이러한 정서를 기층 운동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영국 지방정부법 제28조가 도입됐을 때, 교사와 학생,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 힘을 합쳐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는 성소수자들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 지속적인 기층 투쟁 끝에 지방정부법 제28조는 2003년 폐기됐다. 특히 교사 노동자들의 성소수자 학생 지지와 투쟁이 결정적이었다.
성소수자 혐오는 자본주의가 조직되는 방식, 특히 가족 제도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 극우는 이성애 중심 가족 제도가 노동력 재생산에 필수적이고, 사회 통제에도 용이하다고 여겨 이를 수호하려 한다.
따라서 성소수자 차별 반대는 단지 개인을 관용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동성애자에게 이성애자와 동등한 혜택(결혼, 건강보험 등)을 주는 일, 의료적 트랜지션(성별 정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일 등은 이데올로기적 문제일 뿐 아니라 재원을 둘러싼 물질적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성소수자 차별 반대 운동이 자본주의에 맞서는 계급투쟁과 더 긴밀히 연결돼야 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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