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영국:
극우의 반이민 폭동을 규탄하는 대규모 맞불 시위가 거리를 뒤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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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토요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나, 벨파스트 거리의 주인은 얼마 전 폭동을 일으킨 극우가 아니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임을 보여 줬다.
남북 아일랜드 전체에서 활동하는 인종차별 반대 공동전선인 ‘인종차별에 맞서 단결’(UAR)이 소집한 그 집회에는 2만 명이 모여 “난민을 환영한다,” “우리가 벨파스트다” 하고 외쳤다. 인구 35만 명의 벨파스트 역사상 가장 큰 시위였다고 현지 활동가들은 전한다.
이 집회는 북아일랜드 곳곳에서 일어난 극우의 인종차별적 폭동에 맞선 집회였다.
극우는 6월 8일 벨파스트에서 일어난 칼부림 사건을 폭동의 계기로 삼았다. 가해자가 수단 국적의 이주민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이민자·난민의 ‘침공’ 운운하는 인종차별적 선동을 벌인 것이다. 극우의 전형적인 침소봉대다. 일론 머스크 등의 국제 극우 인사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이튿날 극우는 벨파스트 일대에서 난동을 일으켰다. 복면을 쓴 폭도들이 이주민이 운영하는 상점, 이주민이 거주하는 주택 등을 공격하고 불태우려 했다. 이주민을 겨냥한 포그롬이었다. 벨파스트 외에도 데리 등 북아일랜드 곳곳에서 이런 폭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6월 13일 벨파스트에 모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는 극우의 공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다수임을 보여 줬다. 폭동 직후 북아일랜드의 노동조합들도 극우에 맞선 단결된 행동을 호소했다.
한편, 영국의 파시스트들도 벨파스트의 칼부림 사건을 기회 삼아 거리 동원을 시도했다. 영국의 극우는 불과 한 주 전 사우스햄튼에서도 다른 사건을 이용해 유사한 동원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곳곳에서도 파시스트 세력에 맞선 대항 동원이 성공적으로 조직됐다. 6월 13일 토요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7,000명이 모여 파시스트 깡패 70명을 100 대 1로 압도했다. 브라이튼에서는 4,000명 대 300명, 셰필드에서는 1,000명 대 100명, 뉴캐슬에서는 350명 대 50명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파시스트 깡패를 압도했다.
유럽의 극우는 서방 지배계급이 경제·정치·지정학 위기 등에 대응해 인종차별을 부추김으로써 생긴 기회를 이용해 크게 성장해 왔다.
영국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생하는 네트워크형 파시즘이 등장하는 한편, 공식 정치에서도 극우가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극우인 영국개혁당이 약진했다. 영국개혁당의 더 오른쪽에는 영국회복당이라는 새로운 조직이 등장해 파시스트들과 더 노골적으로 친화성을 드러내고 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가톨릭교도에 대한 종파적 지배와 영국 제국주의를 지지한 영연방연합주의자들의 유산을 발판 삼아 극우가 성장하고 있다.(물론 극우의 부상이 전적으로 ‘영연방연합주의 대 아일랜드 민족주의’ 구도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벨파스트와 영국 각지에서 일어난 시위는 극우에 맞선 투쟁 또한 만만찮게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아일랜드의 ‘인종차별에 맞서 단결’과 영국의 ‘인종차별에 맞서자’는 기층과 지역 사회에서 꾸준히 조직을 건설한 덕분에, 어느 지역에서 극우가 공격을 시도하든 효과적으로 맞대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그 나라에서 일어난 거대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그러한 기반을 다지는 발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