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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극우 최일붕 글 모음 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메가프로젝트가 노동자 등 서민층에게 내민 청구서

2023년 여름, 이재명은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에 반대하며 수만 명을 거리로 불러 모았다. 3년이 지난 올해 7월 6일, 대통령이 된 그는 메가프로젝트 점검회의에서 “같은 지역인데 굳이 또다시 환경영향평가를 할 필요가 있느냐”며 (반핵을 뒤집는) 속도전을 주문했다.

메가프로젝트 계획에 포함된 서남권 반도체 팹 4기는 하루 65만 톤가량의 공업용수가 필요하다. 200만 명이 하루에 쓰는 수돗물에 맞먹는 양이다. 용인 클러스터에는 하루 150만 톤이 들어간다. 메가프로젝트는 장차 농사, 하천 생태, 지역사회의 삶에 쓰일 물을 빨아들일 것이다.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가 올해 낸 보고서 《AI 에너지 사용의 환경 비용》은 같은 일이 세계 곳곳에서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 준다. 네덜란드 미덴메이르의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는 극심한 가뭄이 든 2021년 한 해에만 물 8,400만 리터를 썼다. 애초 지역에 알려졌던 추산치 1,200만~2,000만 리터의 몇 배로, 물 사용을 둘러싼 농민들의 반발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도’로 불리는 멕시코 케레타로에서는 오랜 가뭄으로 저수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확장을 거듭하는 데이터센터들이 냉각과 발전에 막대한 물을 끌어 써 지역민들의 물 부족을 키우고 있다.

2025년 세계 데이터센터가 쓴 전기는 448테라와트시 — 나라로 치면 프랑스 바로 다음, 세계 11위다 — 이고, 그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 물도 4조 5,000억 리터다.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전력 소비가 배 가까이 늘고 물은 9조 3,000억 리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13억 인구 전체의 연간 기초 생활용수와 맞먹으리라는 것이 보고서의 전망이다.

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가동되는 발전소와 그 발전소를 식히기 위해 사용되는 물에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기후 위기의 시대에 말이다.

게다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안드레아 마리노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한 논문에서 “데이터센터가 주변 지역 지표면 온도를 평균 2도, 최대 9도까지 올리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위성으로 측정한 지표면 온도와 8,400개 이상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지리적 좌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허브로 불리는 브라질 세아라주와 피아우이주에서는 지표면 온도가 2.8도 올랐고 앞으로 5년 안에 0.7도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발전 - 통제하지 못하는 위험

그러나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 반대 시위에서, 그리고 대선 TV 토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핵발전을 가능하면 대체해야 할 에너지원으로 언급해 왔다.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회견에서도 핵발전소를 짓는 데 15년이 걸리고 지을 곳도 없다며 부정적으로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1월 26일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 2기를 계획대로 짓겠다고 공식화했다. 윤석열의 계획을 물려받겠다는 것이다.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후로는 핵발전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 6월 17일 영덕(대형 2기)과 기장(SMR 1기)을 신규 부지로 선정한 데 이어, 6월 29일 국민보고회 보도자료에는 “원전과 SMR을 적극 활용”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같은 날 대통령 비서실장 강훈식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핵발전소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면서, “시기를 당기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속도전이다.

지을 땅이 없다던 핵발전소는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호남에도 더 지어질 전망이다. 7월 3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성환은 새 부지를 찾지 않아도 영광 한빛과 울산 새울에 각각 2기씩 더 지을 땅이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의 재난이 재현될 위험도 균형 있게 배분하겠다는 것일까.

영광에 있는 한빛 1·2호기는 가동 이래 100건이 넘는 고장·사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황산 191리터 유출 등 사고가 이어졌지만 해당 발전소는 수명 연장 절차를 밟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소가 부족해(이미 85퍼센트를 넘겼다) 부지 안에 건식 저장시설을 짓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발전소가 데운 바닷물은 주변 해수보다 7~9도 높아 굴·김 양식이 피해를 입어 왔다. 2024년 수명 연장 공청회는 전남·전북 모두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물은 고갈시키고, 땅은 달구고, 핵발전은 확대하고, 전기 요금은 인상하고. 미국 위스콘신주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AI 데이터 센터 ⓒ출처 Microsoft

기후 위기를 멈추기 위해 짓는다던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어느새 이 열공장인 데이터센터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됐다. 보도자료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조기 달성 계획이 담겼지만 “가용가능한 발전원을 모두 활용한다”며 화석연료(LNG) 발전소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총동원은 트럼프가 앞서 보여 준 바 있다. 트럼프는 새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해 7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버지니아주 클로버 석탄발전소는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증가 속에 폐쇄 시점이 2045년으로 미뤄졌다.

트럼프가 따라잡으려 하는 것은 중국 시진핑 정부의 석탄 활용법이다. 중국의 신규 석탄화력 설비 신청 규모는 2025년 한 해에만 162GW에 달하며, 올해 1분기에도 51GW를 기록했다. 한국에 있는 석탄화력 설비 전체 규모가 39GW 정도다.

에너지 안보를 위한 경쟁이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열강의 틈바구니를 뚫고 도약하려 안간힘을 쓰는 이재명 정부의 질주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 비용은 노동계급에 전가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급기야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낮춰 주기 위해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도 고려하기로 했다. 집권 1년 만에 뒤집힌 약속들의 상대는 노동자, 서민, 지역 주민, 청년들이다. 지켜진 약속의 상대는 재벌 대기업이다. 이재명식 ‘실용주의’가 누구를 위한 실용인지 보여 준다.

무엇보다 세계적 반도체·AI 경쟁 속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자본의 축적 조건을 보장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계획은 갈수록 위험천만한 모험으로 치닫고 있다.(관련 기사: 본지 593호, ‘레닌·부하린의 제국주의론으로 본 메가프로젝트’) 노동자 투쟁은 이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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