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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과 '깐부 회동':
이재명 정부의 '한미 AI 동맹'이 가리키는 불확실한 전망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하고 빅테크 기업인들과 만났다. “우리는 식구다” 하며 ‘깐부 회동’도 가졌다.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가 체결되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한국의 반도체 공급에 기대를 나타냈다. 27일에는 미국 엔비디아가 한국 네이버에 1조 4,809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가와 기업이 한 몸이 돼 국제 무대를 활보하는 이런 움직임은 100여 년 전 레닌·부하린 등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분석한 “국가자본주의 트러스트들”을 연상시킨다.

국제적 AI 경쟁에서 오늘날 이런 모습은 흔해지고 있다. 트럼프가 5월 방중 당시 일론 머스크(테슬라), 팀 쿡(애플) 등 자국 기업인들을 대거 동반한 것처럼 이재명도 이재용(삼성), 최태원(SK), 정의선(현대차), 이해진(네이버)을 동반하고 미국에 갔다. 그 전에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 한성숙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임 1년 만에 국무총리가 됐다.

여기에 더해 한미 양국은 국가자본주의 트러스트의 연결망을 한미 동맹의 일부로 자리매김하려 하는 듯하다. 한국이 높은 사양 반도체를 미국 빅테크에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미국 빅테크는 장기 구매 의사를 밝히는 식으로 말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유치하면 기술 습득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AI 반도체 생산기지이자 공급망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는’(Trusted)은 미국이 대중국 수출 통제를 정당화할 때 써 온 말이다.

이는 한미 AI·반도체 공급망 트러스트가 중국 시진핑의 ‘반도체 굴기’와 경쟁하게 됨을 뜻한다.

7월 17일~20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중국 AI 기업인 문샷AI는 KIMI K3를 발표했는데, 또 한 번 놀라운 성능을 보여 주며 미국 AI 기업들을 놀라게 했다. 문샷AI는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가중치’도 무료로 공개해 AI 기술을 독점하려는 미국을 간접 압박했다. ‘깐부 회동’은 이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도 보인다.

그만큼 미·중 간 경쟁 수위가 높아지는 것은 이 경쟁이 단지 경제적 경쟁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토록 첨예한 대립은 AI의 군사적 이용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AI가 어떤 의미로든 실적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분야는 아직까지는 전쟁, 즉 살상 능력뿐이다.

레닌과 부하린이 국가자본주의 트러스트의 출현과 경쟁을 분석하며 경고한 것도 바로 이런 전쟁 가능성이었다.

모순

한편, 국민의힘 등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다 해놓은 일에 왜 정부가 숟가락을 얹냐’ 하고 비판한다. 하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이들이 신자유주의 교리에 따라 정부가 소극적 구실에 머물러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 듯하다. 국힘은 메가프로젝트에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 입지가 호남인 점만 문제 삼았을 뿐이다.

이번에도 국힘의 비판은 방미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경쟁 자본가들의 불만을 전달하는 것일 수 있다. 국내 AI 기업으로는 네이버가 뜬 반면 엘지, 카카오 등에게는 자리가 없었다. 이는 장차 여야 사이를 넘어 정부·여당 내 분열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재명의 방미는 한국 정부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을 희석시키려는 것이기도 한 듯하다.

얼마 전 미국의 AI 기업인 앤쓰로픽이 새로운 모델(미토스와 페이블5)을 공개했다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잠시 중단된 일이 있었는데, 그때 미국은 한국 통신기업 중 한 곳이 중국과 연계돼 있다고 의심해 그런 조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시안)과 SK(우시·다롄)는 미국 정부가 한시적으로 유보한 수입 금지 조처가 언제 작동할지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다.

동시에 이들에게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KIMI K3는 추론을 위해 더 많은 메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게도 한국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미국이 당장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제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보고서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한 곳만 서도 1a급 범용 D램 값이 단기간에 22퍼센트 오를 것으로 본다. 통제를 조이면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도 비싸지고 중국 메모리 기업이 그 틈에 자리를 넓힐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에 참가한 국내외 AI, 반도체 기업인들 - 협력을 약속했지만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출처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 상장 시기에 맞춰 미국을 찾은 것도 이런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창신메모리는 당일 중국 증시 내 시총 1위를 기록했다. 창신메모리의 2025년 4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7.67퍼센트로, 빈틈이 없어 보이던 시장을 뚫고 수직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에 애플은 중국 판매 기기용으로 창신메모리 제품을 시험 중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논평을 내 “어느 나라도 세계적으로 전체 AI 산업 사슬을 독자적으로 완성하고 지배할 수는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동시에 한국 기업들이 WAIC에 참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회유성 메시지도 보냈다. 시진핑은 직접 WAIC 대회에서 연설하며 ‘AI 굴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인가, 노동시간인가

미중 간 AI 경쟁에서 한국 이재명 정부와 AI 반도체 기업들은 무게중심을 미국 쪽으로 기울이고 있지만, 이 과정은 순탄하지는 않을 듯하다.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 기업을 이용하려 하면서도, 견제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한미 AI 협력의 대가로 미국 기업들이 내민 청구서는 국내로 날아들 예정이다. 〈서울경제〉는 친기업적 사설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은 규제 혁파와 노동 유연성 제고 등 강력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헛구호에 그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썼다.

‘노동 유연성 제고’의 내용은 이미 나와 있다. 메가특구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조항이 그것이다. 올해 1월 반도체특별법에서 빠졌던 것이 이름만 바꿔 돌아왔다.

늘어나는 것이 일자리인지 노동시간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호황이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거품이 꺼질 때 비용을 누가 치르는지는 여러 번 확인됐다.(관련 기사: ‘반도체·AI, 성장의 새로운 견인차인가 거품인가?’, 본지 593호)

이재명 정부의 착취 강화 시도와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국익’ 추구 선동에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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