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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극우 최일붕 글 모음 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홈플러스 청산 임박:
저항 한 번 못 하고 일자리 잃게 생긴 홈플러스 노동자들

7월 13일 홈플러스 마트가 급작스레 영업을 중단했다. 운영자금이 없어 매장을 유지할 수 없다며 말이다. 지난 주말에는 전 품목 50퍼센트 할인을 하며 ‘떨이’ 판매를 하기도 했다. 홈플러스 사측이 사실상 청산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홈플러스 사측이 7월 20일까지 최소 운영자금 2,000억 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로 넘어간다. 최대 주주인 MBK와 최대 대출자인 메리츠금융은 여전히 운영자금 마련 문제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다투고만 있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는 막대한 자금을 빌려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결국 부채와 이자를 갚기 위해 점포 매각, 인력 감축이 이어졌고,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대부분 대출 이자로 지급됐다. 그러는 사이 홈플러스의 자금 사정은 계속 악화됐다. MBK와 메리츠금융의 사모펀드 식 ‘먹튀’ 경영의 비용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고통으로 전가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에 노동자들은 혼란과 분노에 빠졌다. 매장 직원과 입점업체들은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한 채 출근했다가 사내 방송으로 휴업 사실을 통보받았다.

홈플러스 청산이 임박함에 따라 홈플러스 노동자와 입점 업체, 외주 인력 등 간접고용 노동자 10만여 명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는 일자리를 보호할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피지컬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속도전’을 강조하며 재정 투입을 약속하면서도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대량 실직 문제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반도체 대호황에 힘입어 전례 없는 추가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정상화’를 약속했던 이재명 정부가 일자리를 지키는 데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 것은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한국 자본주의 국가 위상 높이기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제 위기로 늘어날 수 있는 구조조정에 홈플러스 파산 처리가 선례가 되길 바라는 듯하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9일 MBK와 메리츠금융을 불러 긴급 운영자금 확보를 촉구했을 뿐,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방안은 정부가 홈플러스를 MBK에서 무상 몰수해 공기업화하라고 요구하며 싸우는 것밖에 없다.(관련 기사: 본지 559호, ‘홈플러스 공기업화해 노동자 일자리 보호하라’)

정부는 국민의 일자리와 생계를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고, 그에 필요한 자원을 동원할 능력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1억 달러를 지원하면서, 자국 노동자들을 위해 쓸 돈이 없다는 것은 이재명 정부의 우선순위를 보여 줄 뿐이다.

이재명 정부가 기업 경쟁력과 ‘국익’을 중시하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기업화로 일자리 보호를 위해 나서게 하려면 파업과 일터 점거로 힘을 보여 줘야 한다.

홈플러스 사측이 13일에 기습적으로 휴업을 결정한 데에는 노동자들이 매장 점거 농성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사측은 홈에버(홈플러스의 전신) 노동자들이 매장 점거 투쟁으로 정규직화를 얻어 낸 역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매장에 상품이 거의 빠져서 이윤에 타격을 주는 파업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이 됐지만, 점거 농성은 사측이 바라는 청산 절차를 방해할 힘이 있다. 이는 투쟁의 정치적·상징적 초점을 형성해 다른 노동자들로부터의 연대도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홈플러스 노조 집행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마트산업노조는 7월 15일 MBK 규탄 집회를 열고, 16일부터는 매일 저녁 청와대 앞에서 촛불 집회를 이어 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민주노총이나 진보당의 면담 요청도 거부하고 있는 정부를 몇 차례 집회로 양보하게 만들 수는 없다.

1년이 넘는 기업 회생 절차 기간에도 홈플러스노조 지도부는 현장 조합원들을 (강력하게) 동원하기보다는 상근간부들의 소규모 단식 농성 방법으로 정부와 MBK 등을 도덕적으로 압박하려 했지만, 정부와 사측이 버티자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간부들만의 투쟁 방법은 노동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사기에 좋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아마 그래서 각자 제 살 길 찾아가는 분위기가 조장됐을 것이다.

홈플러스노조와 가까운 진보당은 정부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촉구’했지만, 선동과 선전을 통한 설득으로 기층 투쟁을 확대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본지 592호, 이재명 정부에 기대를 걸며 투쟁을 자제한 홈플러스노조)

물론 매장 점거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사실상 청산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MBK 등이 피하고 싶은 그런 강렬한 투쟁이 없다면 일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남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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