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판 조지 플로이드 사건:
경찰의 인종차별적 살인에 항의해 시위와 파업이 벌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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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북부 도시 볼로냐에서 한 남성이 경찰에게 제압당하다 사망한 사건에 항의해 전국에서 시위가 분출했다.
7월 19일 일요일 아침 경찰은 “이상한 행동을 하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볼로냐의 필라스트로 지역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모로코 출신의 42세 압데르라힘 파키르 씨에게 최루 스프레이를 뿌리고 그를 제압했다. 파키르 씨는 5살 때부터 줄곧 볼로냐에 살았다.
파키르 씨는 “살려 줘요, 살려 줘요, 제발 그만!” 하고 애원했지만 경찰 2명은 바닥에 쓰러진 그의 등을 계속해서 무릎으로 짓눌렀다. 구급대원이 있었지만 그저 지켜만 봤다.
파키르는 유치장에서 숨을 거뒀다.
이 사건은 2020년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과 현재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이민단속반(ICE)의 야만적 단속을 연상시킨다.
7월 20일 저녁 볼로냐 중앙 광장에 5,000명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일부 사람들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처럼 소박한 팻말을 들었다. 그러나 국가를 분명히 탓하는 팻말도 있었다. “우리는 국가가 어떤 존재인지 안다,” “경찰 = 국가의 살인자 집단.”
다음과 같은 현수막도 있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이탈리아까지 ICE는 꺼져라.”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했고, 경찰은 곧바로 폭력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 스프레이를 뿌리고 결국에는 물대포를 쐈다.
그러나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볼로냐의 물류 거점 인테르포르토에서 노동조합 시코바스의 조합원들은 항의의 의미로 24시간 파업을 호소해 도시 전체의 트럭 운수를 마비시켰다. 인테르포르토는 파키르 씨가 작은 가게를 운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남부 나폴리까지 적어도 10여 개 도시에서 시위대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왔다.
시위대는 이번 사건을 미국에서 자행된 경찰 폭력, 국가 폭력뿐 아니라 자국의 국가 폭력 사건과도 결부시키고 있다.
로마 시위에서는 다음과 같은 팻말이 등장했다. “G8 회담 후 25년이 지났지만 경찰은 지금도 살인을 벌인다.” 2001년 7월 바로 이맘때 이탈리아 경찰은 G8 정상회담 개최지 제노바에서 반자본주의 시위 참가자 카를로 줄리아니를 사살했고, 도시 전역에서 광적인 탄압을 벌였다.
파키르 씨의 조카 카디자 씨는 7월 20일 저녁 볼로냐 중앙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이렇게 죽어선 안 됩니다. 흥분한 상태라면 진정을 시켜야지, 짐승처럼 죽여서는 안 됩니다.”
반면 극우와 파시스트 정치인들은 경찰을 비호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총리 조르자 멜로니의 소속 정당인 파시스트 정당 이탈리아형제당의 갈레아초 비냐미는 경찰이 “전문적으로 직무를 수행했다”며 문제의 경찰관들을 치켜세웠다.
멜로니 자신과, 또 다른 극우 정당 동맹당의 지도자 마테오 살비니도 경찰을 비호하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급진적 노동조합인 ‘기층 노동 조합(USB)’은 이번 살인을 비난하며 “억압적인 멜로니 정부 정책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주민들의 필요에 부응할 수 없는 탓에 저들이 기댈 것이라곤 오직 무력뿐이다. ... USB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USB 보도자료)
[7월 22일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볼로냐에서는 시코바스, ‘청년 팔레스타인인들’ 등이 시위와 행진을 이어갔고 이밖에도 풀리아, 피에몬테, 시칠리아 등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 역자] 더 많은 저항이 필요하다.
멜로니가 이탈리아 판 ICE를 이탈리아 도시들에 풀어 놓을 생각이라면, 활동가·노동조합원·노동자들은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처럼 거대하고 전투적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으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