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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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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키워드로 보는 세계 경제

이 글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롭 호브먼이 8월 14일 ‘Amir & AJ’s Podcast’에서 한 강연을 옮긴 것이다.

세계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그 답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재산이 얼마나 많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한 억만장자에게는 정말 좋을 것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은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호조 덕분에 세계 나머지 주식 시장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부유한 미국인 10퍼센트가 미국 주식의 약 9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최고 부유층은 나날이 훨씬 더 부유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때문에 무역이 둔화되고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던 우려를 털어 낸 듯 보입니다. 또 이란 전쟁으로 유가와 물가가 오르고 성장이 둔화되리라던 우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2.5퍼센트, 중국의 성장률은 (공식 통계에 따르면) 4.5퍼센트입니다. 유럽도 그보다는 더디지만 다소 성장세입니다.

그러니 부유층의 입장에서는 세계 경제 상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저는 미국과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다섯 가지로 살펴보고, 몇 가지 결론을 이끌어내 보겠습니다. 그 다섯 가지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⑴ 글로벌 경제 불균형, ⑵ (특히 미국의) 정부 재정 적자, ⑶ 여전히 진행 중인 이란 전쟁, ⑷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기후 위기, ⑸ 인공지능(AI)과 AI 투자 거품.

AI 투자 경쟁은 주식시장 활황과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불확실한 수익성은 거품 붕괴 위험을 키우고 있다

⑴ 글로벌 불균형

글로벌 불균형은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와 중국의 막대한 무역 흑자 사이의 불균형을 IMF 등이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바로 얼마 전에도 IMF가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IMF도 지적하듯, 각국 경제는 상황에 따라 무역 흑자와 적자를 오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흑자/적자가 만성적이 되고, 그 격차가 완화되기는커녕 계속 심해지는 듯 보이면 문제가 생깁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그 증가세가 다소 안정됐지만 규모 자체는 여전히 거대합니다. 중국의 무역 흑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가져온 변화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을 이전보다 적게 수입하고 ─ 정확히는 ‘중국산’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덜 수입하는 것이죠 ─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이 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상품 가격을 낮추거나 덤핑을 통해 다른 나라로 수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런 불균형이 만성적이 되면 온갖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가장 위태로운 점은, 이런 상황이 유지될 수 있다는 신뢰가 어떤 이유에서든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의 무역 적자를 메워 주던 자금이 더는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게 되죠. 실제로 가능성이 있는 일입니다.

그에 더해, 중국의 무역 흑자에 대응해 보호무역주의를 해야 한다는 온갖 압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 트럼프 정부는 그런 보호무역주의를 스스로 채택했죠. 그런데 이제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통제 조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유럽연합의 경제 강국인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값싸고 질 좋은 중국산 자동차 때문에 사실상 붕괴하고 있는 것은 여러 이유 중 하나죠.

⑵ 정부 재정 적자

글로벌 불균형 문제는 취약성의 두 번째 요인인 막대한 정부 재정 적자와 연관됩니다.

이 문제는 세계적 현상입니다. 예컨대 일본의 국가부채는 일본 국내총생산(GDP, 재화·서비스 총 생산량)의 200퍼센트가 넘습니다.

가장 심각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계산법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GDP의 100~120퍼센트에 이릅니다. 미국 역사상 전쟁 중이거나 극심한 경기 후퇴나 불황기를 제외하면 이런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경제가 후퇴하고 있거나 불황도 아니니, 정말이지 전례가 없는 일인 겁니다.

문제는 이토록 막대한 재정 적자를 떠받칠 돈을 조달할 방법입니다. 현재 미국 국가부채 총액은 30~39조 달러이고, 이자 지급액만 1년에 1조 달러가 넘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그 부담은 더 커질 겁니다.

이자 지급액만 자그마치 1조 달러라니, 현재 미국 군사비 총액보다 많은 것입니다(트럼프가 군사비를 50퍼센트 올리고 싶어 하니 머지않아 역전될 수도 있지만요). 국가부채를 그저 유지하는 데만도 이렇게 막대한 돈이 드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 문제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보여 주는 세 가지 사례를 꼽아 보겠습니다.

첫째, 헤지펀드들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는 비슷한 두 대상 사이에 미세한 가격 차이가 날 때 막대한 돈을 빌려 사들입니다. 빚을 크게 내서 투자 덩치를 키우는 방식으로, 작은 가격 차이에서 큰 수익을 챙기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그 미세한 가격 차이의 방향이 조금이라도 변한다면 헤지펀드들은 매입한 자산을 처분하고 손을 털려고 할 것입니다.

미국 국채를 두고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헤지펀드들이 급히 미국 국채를 매도하기 시작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국채란 정부가 진 부채에 대한 채무 증서인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그러면 국채에 붙는 이자율이 오릅니다. 국채 가격이 하락할수록 실질 이자가 더 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만약 헤지펀드들이 국채 매입을 갑작스럽게 꺼리게 되면, 이는 잠재적으로 미국의 금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 재정 적자 문제의 위태로움을 보여 주는 첫째 사례입니다.

둘째, 미국 정부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일본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개입했습니다. 엔화 매입을 위해 미국 달러화가 아니라 유로화를 팔았다는 점도 이례적이지만 그런 기술적인 부분은 넘어가죠.

왜 미국 정부가 엔화 가치를 방어한 걸까요? 엔화 가치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일본에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겪던 일본의 물가가 계속 오르면,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그러면 금리가 더 높은 일본 국채를 사기 위해 자금이 몰리고, 그러기 위해 미국 국채를 처분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더욱이, 일본 중앙은행이 엔화 가치를 방어하려면 엔화를 매입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팔 공산이 큽니다. 일본은 미국 바깥에서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입니다.

즉, 미국의 엔화 방어도 미국 재정 적자의 위기를 막기 위한 것이고 그 위태로움을 잘 보여 줍니다.

셋째,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제 딴에는 묘책이라고 취한 조처입니다.

3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해 재정을 조달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기가 긴 만큼 이자율이 높아야 할 것입니다. 30년 동안 물가도 오르고 여러 일이 있을 텐데, 사는 사람이 그 채권을 30년 동안 갖고 있어도 괜찮을지 걱정할 테니 말이지요. 현재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사반세기를 통틀어 최고점에 있습니다.

베선트는 이렇게 생각한 거죠. ‘1년 만기 국채를 발행해 재정 적자를 벌충한다는 묘책을 써야겠다. 그 국채는 이자율이 비교적 낮을 테니 30년 만기 국채보다 부담이 적겠지.’

문제는 1년 만에 다시 재정을 조달해야 한다는 것인데 내년 금리가 어떨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재정 적자로 인한 이 모든 문제는 미국 금리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국제 금융 시스템의 작동 방식 때문에 미국의 금리는 세계 각국 금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금리가 올라갈수록 자금을 빌리는 데나 투자하는 데나 훨씬 더 부담이 커져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40조 달러를 넘어선 미국 국가 부채 부채 급증은 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미국과 세계 경제의 취약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출처 Peterson Foundation

⑶ 이란 전쟁

모두 알다시피 이란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말고 이란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은 아직 봉쇄돼 있죠.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가 오가던 교역로인 호르무즈해협이 계속 봉쇄돼 있는데도 유가가 끝 간 데 없이 치솟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온갖 미봉책이 동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500만 배럴의 석유를 홍해의 예멘 쪽으로 돌렸습니다. 또, 중국이 수입 석유 소비를 감축한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은 석유 비축분을 사용해 왔고, 서방도 그랬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의 상승이 비교적 억제돼 왔습니다.

유가가 오르긴 했습니다. 배럴당 60달러였던 것이 80달러로, 100달러로 올랐다가 다시 80달러가 됐습니다. 이렇듯 오르긴 했지만, 전쟁 초기에 우려하던 만큼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이는 점점 더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사용한 비축유를 머지않아 채워 넣어야 할 테고, 중국도 동절기 대비 등의 이유로 머지않아 석유를 다시 국제 시장에서 사들여야 할 것입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유가의 추가 상승 위험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오르겠지요.

이른바 ‘수요 파괴’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수요 파괴’는 물가가 너무 올라 사람들이 이전 만큼 소비를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뜻합니다. 그러면 경제 성장 등 온갖 면에서 연쇄 반응이 일어날 것입니다.

⑷ 기후 위기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도 문제입니다. 영국 녹색당과 연계가 있는 경제 싱크탱크 ‘버든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폭염이 영국 경제에 끼친 손실이 44억 파운드에 이른다고 추산했습니다. 너무 더워서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고 냉방 부담이 커지는 것 등을 계산한 결과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기후 위기가 심각해진다는 것은 날씨가 더 극단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디서는 가뭄이 심해지고, 다른 곳에서는 홍수가 심해지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가뭄과 홍수 모두 식량 생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설상가상으로, 식량 생산에서 매우 중요한 비료[의 주재료]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출되는데, 이란 전쟁 탓에 그 해협이 봉쇄돼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비료의 물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 역시 식량 가격을 끌어올릴 겁니다.

이처럼 물가 상승 압력은 실질적이고, 기후 위기 심화로 식량 부족 문제가 대두될 것입니다.

유럽 폭염 지도 ⓒ출처 유럽우주국(ESA)

⑸ AI

현재 미국 경제를 추동하는 힘을 하나 꼽으라면 다름 아닌 AI 호황입니다. 이 보기 드문 규모의 호황은 미국 경제를 통해 세계 경제까지 추동하고 있습니다. 수조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가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로 들어갑니다.

이 수조 달러는 주식 시장에서의 투기가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센터라는 실물을 만드는 데에 들어가는 돈입니다. 이런 투자가 미국 경제의 성장을 거의 전적으로 견인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없었다면 미국 경제는 정체하거나 심지어 침체했을 겁니다. 이는 AI 투자가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 그에 따라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그러면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AI가 세계를 바꾸고 자본주의에 커다란 득이 된다고 낙관론자들이 생각하는 이유를 살펴봅시다.

그 주장인즉슨, AI가 노동 생산성을 대폭 높일 것이라는 겁니다. 노동 생산성이 증대되면 지금보다 훨씬 적은 노동력으로도 훨씬 많은 것들을 짓고 훨씬 많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즉,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매우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고, 그만큼 막대한 이윤을 벌게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당연히도, 바로 그 이윤이 저들이 진짜로 추구하는 것이자, 지금 주식 시장 활황의 원동력입니다.

이것이 바로 낙관론자들의 시나리오입니다. ‘생산성 대폭 증대 → 대폭 성장 → 이윤 대폭 증대 → 만사형통.’

여기에는 다층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그 막대한 투자는 이윤을 충분히 창출할 수 있을지 보장이 전혀 없는 채 이뤄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기 위해 받고 있는 대출을 과연 상환할 수 있을 만큼 이윤을 얻을지 불확실한 것입니다.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너댓 개의 빅테크 기업들인데, 이들의 논리는 ‘내가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자들이 대규모 투자로 나를 앞지를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렇듯 투자를 추동하는 것은 냉혹한 경쟁 논리이고 최종 수익이 어떨지는 부차적인 듯합니다. 당연히도, 이런 식의 냉혹한 경쟁이 낳는 일차적 결과물은 시장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과잉 생산입니다.

여기에 더해, 빅테크 기업들이 이른바 순환금융 방식으로 수익을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봅시다. 순환금융이란, 기업 A가 대출을 통해서나 주식을 발행해서 조달한 자금을 기업 B에 빌려주고, 기업 B가 그 자금으로 다시 기업 A의 상품을 구입해 수익을 늘려 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럴싸하죠?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그 순환고리 안에만 머무를 뿐이고, 필요한 수익을 실제로 벌어들이기 위해 상품을 판매할 새로운 상대를 찾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 기업들이 그런 생산성을 실제로 증대시킬 수 있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추측만 난무할 따름이에요.

설령 그 생산성 증대를 실제로 이룬다고 해도, 그것이 낳는 효과 하나는 노동력의 대폭 절감입니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거죠.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면 두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첫째, 소비가 줄어듭니다. 더는 임금을 받을 수 없으니 복지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래서 둘째, 실업자 지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 재정 적자가 심해집니다.

그러니 설령 생산성이 실제로 높아진다고 해도, 경제가 엄청나게 성장하지 않는 이상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그토록 큰 경제 성장은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일입니다. 지금의 AI 투자 열풍은 부채 상환에 필요한 생산성 증대나 수익 창출에 대한 진지한 분석보다는, 거의 신앙에 가까운 소망에 기반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도 그 영향권 안에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AI는 정말 유망해. 대규모 투자가 쏟아지는 것 봐, 대박을 칠 거라잖아.’ 바로 이것이 지금의 주식 시장 활황을 추동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 활황은 미국의 소비 지출 면에서 지극히 중요합니다. 미국 인구의 10퍼센트가 부의 9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그 10퍼센트가 미국 경제 전체에서 소비의 50퍼센트를 지출합니다. 기가 막힌 현실이죠. 인구의 90퍼센트가 소비하는 양과 인구의 10퍼센트가 소비하는 양이 비슷한 겁니다. 미국 사회가 얼마나 불평등한지 한눈에 보여 주는 수치입니다. 그 상위 10퍼센트는 부가 늘고 있고 그와 함께 지출도 늘려 소비 측면에서 미국 경제를 추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 시장이 곤두박질치면 역(逆)자산 효과가 일어납니다. 역자산 효과는 가장 부유한 10퍼센트가 더는 부유하다고 느끼지 않게 되면서 지출을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로 인한 소비 급감과, (수익이 실현되지 않아서 생기는) 투자 급감이 맞물리면 경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빠집니다.

진짜 변화를 이룰 힘

제가 열거한 다섯 가지 외에도 취약성의 요인은 더 많을 것입니다.

저는 세계 경제 위기가 반드시 닥칠 것이라고 예언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점쟁이가 아닙니다. 다만 그런 위기를 모면하려면 엄청나게 운이 좋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입니다.

경제 위기 가능성을 말할 때는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경제가 위기다’라고 진단하는 것도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예컨대, 부유층과 기업들은 지금 경제가 위기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다고 여깁니다.

지난 40년 동안 신자유주의 하에서 보내며 ─ 최근 트럼프가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겠다며 관세를 부과하는 등 온갖 짓거리를 하는 것을 보면 신자유주의가 부분적으로 끝났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 세계 경제는 세계화된 금융에 상당히 기대 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자본은 수익이 나올 데라면 어디든 쫓아가고, 보통 사람들에게 먹고살 만한 임금을 주는 데에는 그다지 관심 없습니다.

신자유주의는 노동조합 조직을 약화시키고 노동자 임금을 낮추기 위해 시도했고, 그런 점에서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 하에서 착취는 명백히 증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로 빠져들지 않을 때 무슨 일이 생길까요?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증권가의 흔한 표현으로 ‘조정 국면’만 있고 주가가 폭락하지는 않는 상황 말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무엇을 느낄까요?

압도 다수의 사람들은 사정이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지난 40년 동안, 그리고 지금도 이른바 ‘기쁨 없는 경제 성장’을 겪고 있습니다. 그것이 경제가 위기에 처하지 않을 때 일어날 최선의 경우입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긴축에 대한 분노와 쓰라림은 여전합니다. 자녀가 있는 가구면 자녀들이 ‘내 집 마련’이나 독립을 하기가 어렵고, AI 때문에 괜찮은 일자리도 갖기 어렵고, 보건의료가 붕괴 직전인 상황을 보며 분노와 쓰라림을 키울 것입니다.

우리가 기대었던 모든 것들, 1950~1960년대 사회민주주의의 성장으로 제공됐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쓰라림을 느끼고 있습니다.

체제에 대한 불만을 인종차별로 돌리려는 극우의 위협에도 맞서야 한다 ⓒ출처 Guy Smallman / Socialist Worker

우익이 그런 쓰라림을 끌어다 이용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꽤나 교활하게 굴고 있습니다. 그자들은 사람들이 현 상황에 불만을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에 더해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제 극우의 인종차별 의제는 정치적 비주류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게 됐습니다. 파시스트 일론 머스크나 피터 틸 같은 거대 기업주들이 미디어를 이용해 경제 문제로 인해 쌓인 불만을 이민자·이주노동자·이슬람 등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매우 적절한 대응입니다. 대중의 분노를 엉뚱한 사람들에게 돌리지 않으면, 그 분노가 현 사태에 실제로 책임이 있는 기업주들과 체제의 수호자들을 향할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지금 문 앞까지 닥친 극우 떼거지와, 파시즘의 위협에 맞서는 것이 최우선으로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종차별에 맞서자’를 건설하고, 극우 정당들인 영국개혁당과 영국회복당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뿐 아니라, 세계를 실제로 바꿀 수 있는 진정한 힘에 주목해야 합니다. 바로 조직 노동계급 말입니다. 조직 노동계급은 수세에 있지만, 영원히 그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진정한 적에게 분노를 표출할 요인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말하게 되겠지요. ‘임금이 올라야 해. 저들이 알아서 임금을 올려 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행동을 해야지. 파업을 하자.’

바로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될 것입니다.

녹취·번역: 김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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