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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트럼프의 김정은 러브 카드, 먹힐까? 누구에게?

트럼프가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면서 올 가을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시사하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북미 정상의 만남이 당면하게 이뤄질 거라는 관측은 드물다.

누가 보기에도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을 대화에 끌어낼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으로 구긴 체면을 만회하고 자신이 세계적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리더임을 부각시키고 싶어 하지만 말이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만남을 제안한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재선 선거운동 때부터 틈틈히 그랬고, 지난해 10월 경주 아펙 때도 김정은을 만나려고 안달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대화 상대로서 트럼프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첫째, 지난번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북한(조선)의 처지가 많이 달라졌다. 아시아 세력관계가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계 지배력은 점차 약화된 반면 중국의 경제력과 지정학적 위상은 상대적으로 강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조선)은 중국·러시아와 밀착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지정학적 이점을 누리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20년 동안 북한(조선)은 고립무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미관계 개선에 매달렸지만, 미국의 제재와 위협에 시달렸다. 북한(조선)은 국경을 맞댄 중국과의 무역에 크게 의존해 왔다. 비록 중국과 북한(조선)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고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도 아니지만, 중국의 부상은 여러 면에서 북한(조선)에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또, 북한(조선)은 러시아와 밀착하고 파병까지 하면서, 경제적 이익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북한(조선)은 러시아와의 군사·경제 협력, 중국과의 무역 증가 등으로 2023~2025년 3년 연속 3퍼센트대 경제 성장을 이뤘다(한국은행 추계).

둘째,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의 위상 하락과 중국의 영향력 강화 추세를 뒤집기는커녕 가속시키고 있다.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일으키고 죽을 쓰면서 미국의 패권에 한층 더 큰 상처가 났다. 이런 상황은 미국이 겨루는 가장 중요한 전선인 중국과의 대결에서 미국의 처지를 더 약화시키고 있다. 중동을 포함해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들이 문턱이 닳도록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가 핵 협상 와중에 이란을 군사 공격한 것은 북한(조선)의 불신을 키웠을 것이다. 물론 북한(조선)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차이가 있다. 트럼프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조선)을 군사 공격하기는 이례적 상황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조선)은 우크라이나나 리비아 꼴이 될 수 있는 비핵화 또는 그것을 목표로 하는 대화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북한(조선)이 매여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장담했던 것과 달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 만약 러시아를 중국에서 떼어내는 ‘역 키신저’ 전략이 성공했다면, 트럼프가 김정은을 대화로 끌어 내기가 수월했을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격화하고 있고, 푸틴이 북한(조선)에 3만~5만 명 추가 파병을 요구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러시아 특수’로 재미를 보고 있는 북한(조선)이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러시아의 적국과 손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화 상대로서 트럼프의 매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출처 Kevin Lim/THE STRAITS TIMES

헛된 환상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측의 확실한 양보가 보장되지도 않는데도 대미 관계 개선에 매달리며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려 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북미 대화는 김정은 입장에서 그야말로 대실패, 대참사였다. 트럼프는 이전 정부들과 달리 자신의 임기 동안 북한(조선)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시켰다고 자랑할 수 있었다. 반면 김정은은 제재 완화도, 적대 중단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김정은은 2019년 트럼프에게 보낸 마지막 친서에서 “각하께서 해 주신 것은 무엇이며, 저는 우리가 만난 이후 무엇이 바뀌었는지에 대해 인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라고 불평하면서 이렇게 썼다. “우리의 관계를 오직 당신에게만 득이 되는 디딤돌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나를 주기만 하고 아무런 반대급부도 받지 못하는 바보처럼 보이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정은은 두 번 바보 짓을 해서는 안 되는 처지다. 반대급부가 보장되지 않는 한 공허한 칭찬이나 친분 과시, 사진 촬영을 위해 다급하게 정상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점에서 더 들썩이는 것은 이재명 정부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트럼프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고심에서 나온 것이라며 북미 대화에 기대를 표현했다. 정부 내 ‘자주파’로 분류되기도 하는 인물들이 얄궂게도 이 문제에서는 누구보다 강력한 트럼프 지지파가 되는 모양새다.

북한(조선) 당국이 남한은 상종하지 않겠다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열어둔 탓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트럼프에 매달리는 형국이 된 셈이다. 이를 모르지 않는 트럼프는 북미대화 추진 카드를 이용해 이재명 정부에 이란 전쟁 지원 등을 압박할 테고, 실제로 청와대는 8월 17일 이란 전쟁에 대한 “군사적 기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러브 카드의 당면 효과와 위험성을 잘 보여 준다.

게다가 설사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그것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리라는 기대는 완전한 환상이다. 《폴아웃 - 미국은 왜 북한 비핵화에 실패했나》의 저자인 조엘 위트는 지난 6월 말 통일부가 주최한 〈2026 국제 한반도 포럼〉에서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관여 정책과 관련해 구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트럼프가 하는 짓을 보고도 그런 기대를 하느냐며 “통제 불능 상태”인 트럼프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사태를 관망하면서 은근한 기대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 뜨금하게 들어야 할 촌철살인의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조엘 위트는 주로 트럼프 2기 정부의 약점에 초점을 맞췄지만, 더 주목해야 할 점은 트럼프 정부의 진정한 관심사가 중국을 견제하며 아시아 패권을 유지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그 참모들은 북한에 대한 안보 부담을 덜고 주한미군뿐 아니라 한국군도 대중국 견제에 집중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김여정 조선로동당 총무부장은 북미 정상 간의 관계가 “의연 훌륭하다”며 은근 자랑스럽게 얘기했지만, 트럼프에게 그 관계는 (제국주의적) 미국 국익을 위해 사용을 만지작거리는 카드일 뿐이다.

그것이 미국이 중국과의 대결에 집중하기 위한 것인 한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도, 아시아 평화의 지렛대도 될 수도 없다. 한반도 문제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 경쟁 구도 안에 놓여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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