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민주노총 전국이주노동자대회:
투쟁하는 이주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차별 철폐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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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강제노동 철폐! 사업장 변경의 자유 완전 보장! 모든 이주노동자의 인권·노동권 보장! 2026 민주노총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열렸다.
1,000명 가까이 모여 힘차게 집회를 벌였다. 근래 이주노동자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울산 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200명 가량이 상경해 가장 큰 대열을 이뤘다. 스리랑카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국적도 지난번 상경 집회(8월 16일)보다 다양해졌다. 여기에 더해 이주노조, 대구 성서공단지역지회, 전북 일강지회, 원어민강사 등 이주노동자가 참가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집회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오랜 염원인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면서, 현대중공업과 일강지회 등 현재 싸우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투쟁을 알리는 발언들이 나왔다.
현대중공업의 스리랑카인 노동자들을 대표해 차리타 씨(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는 투쟁을 통해 사용자 측을 일정 부분 물러서게 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 동안 우리는 회사에 태도를 바꾸라고 요구하며 일어섰습니다. … 그 결과, 식비 명목으로 공제했던 돈을 HD현대중공업 측이 우리에게 다시 돌려주게 됐습니다. …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문제인 나쁜계약 철회, 기본급 삭감 문제, 정주노동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상여금을 지급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사측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다시는 노예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평등한 권리를 쟁취할 것입니다.”
차리타 씨는 현대중공업의 우즈베키스탄인 고용허가제 노동자들이 사업장 변경 시 본국 정부에 2,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했던 것을 노조의 항의를 통해 폐지시킨 것에도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노동자들이 모두 손을 내려놓는 순간, 이 세상은 멈춥니다. 1886년 미국의 노동자들이 그것을 전 세계에 보여 줬습니다”며 “노동자는 하나다”고 외쳐 큰 호응을 받았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강지회의 우즈베키스탄인 조합원 라지즈 씨도 연단에 올라 부당 해고를 규탄했다.
“회사에 노동조합이 없던 시절, 이주노동자는 여권을 압수당하고, 임금을 차별당하며,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가족이 사망해도 연차를 반려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금속노조에 가입해 함께 현장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는 우리를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속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비자 연장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자와 재계약을 무기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해 주십시오. 저희는 이 문제에 대해서 끝까지 사측과 싸울 것입니다.”
현재 노조는 공장 사무동 로비에서 한 달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 외에도 농업 이주노동자들이 발언에 나서 자신들의 열악한 처지를 폭로했다.
“저는 일하는 장소가 근로계약서의 장소와 다르고, 비닐하우스 안 숙소도 위험하고, 혼자 뜨거운 곳에서 휴식 없이 일하는 것도 너무 위험하고, 사장이 월급도 주지 않아서 사업장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 그런데 제 마음대로는 안전한 직장을 구할 수 없습니다. 노동부가 소개하는 곳에만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캄보디아인 농업 노동자 렛 시낫 씨)
“하루 12~13시간 일하고 8만~9만 원 밖에 못 받는 것에에 항의하자, … 저는 나무에 묶여 구타당하는 위협을 당했습니다. 여성 동료들은 부적절한 성적 제안을 받았고, 많은 노동자들은 가족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받았습니다.” (방글라데시인 계절노동자 하산 씨)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에 이주노동자에게 완전한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보다] 산재 사망 세 배, 임금체불 세 배에 시달려야 합니까. … 이재명 정부가 외국인력통합지원 로드맵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 사업장 변경 자유를 완전히 보장하지 않는 로드맵을 우리는 반대합니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완전히 보장하고 인권·노동권 보장하는 대안적인 노동허가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주노동자 도입·활용·지원 체계를 개선하겠다며 ‘외국인력 통합 지원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최초 입국 1~2년 동안 사업장 변경 금지를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종로와 광화문광장을 거쳐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1,000명에 가까운 이주노동자와 한국인들이 길게 대열을 이뤄 행진에 나서자 거리에 나온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청와대 앞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모든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보장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종이비행기로 접어 청와대 방향으로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