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
이주민 정주 증가에 대응해 통제 강화하는 이재명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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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법무부가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이하 미래전략)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의 포괄적인 이주민 정책 방향을 보여 준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초 이주노동자 지게차 결박 사건에 분노를 표하며 고용허가제 사업장 변경을 완화하겠다는 등 애드벌룬을 띄웠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오히려 아펙을 앞두고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강화했고, 베트남인 여성 이주노동자 뚜안 씨가 단속을 피하다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인종차별적 정서에 편승하면서 조선업 이주노동자 축소를 지시했다. 배달업에서 일하는 이주민 미등록 라이더를 상대로 첫 집중 단속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실효성이 있는 이주민 처우 개선 방안은 이번 미래전략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미래전략의 핵심은 이주민 선별 유입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통제라 할 수 있다. 즉, 역대 정부들이 이어 온 이민 정책의 큰 틀 속에서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때 나온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2023-2027’을 구체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역대 한국 정부의 외국인 정책은 이른바 ‘단순 노무’ 업종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외국에서 저렴하게 공급받되 그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것은 한사코 막는 것이었다. 노동력 재생산에 드는 비용은 떼 먹고,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대의 노동력을 외국에서 데려와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흘러갔다. 전체 이주민뿐 아니라 장기 체류하는 이주민도 늘어났다. 가족 단위로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도 늘었다.
이주민 자신의 바람뿐 아니라 한국에 와 일하면서 숙련이 쌓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용자들의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부족한 업종이 확대되면서 훨씬 다양한 부문에 이주민이 유입됐다. 저숙련 이주노동자를 단기 순환시키는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숙련의 수준을 충족하기 어렵게 됐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현실을 정부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미래전략은 경제적 자립과 ‘사회통합’ 가능성이 높은 이주민을 선별해 받으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국내 대학을 통해 학력·기량이 검증된 외국인 우선 활용”하고 “지역 정주형 경제활동인구”를 유치하겠다고 한다. 한국의 전문대에서 한국어와 기술을 익힌 유학생이 지방 기업 취직 시 발급하는 ‘육성형 전문기술인력 비자’ 신설,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전문 학위과정 운영 등이 그 방안으로 제시됐다.
그래야 정부와 사용자들이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 즉 노동력 훈련이나 교육, 복지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정주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나마 넓어지는 것이 어떤 이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주할 기회에 조건을 붙임으로써, 정부는 이주민 유입을 사용자들의 필요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통제도 강화하려 한다. 이주민 유입이 ‘국가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양질의 인구확보’에 해롭다는 근본적으로 인종차별적인 편견이 여전한 것이다.
예컨대 미래전략은 ‘육성형 전문 기술인력 비자’ 신설과 함께 유학생의 학업·취업 성과 등에 따라 대학을 평가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대학들이 유학생들을 더욱 통제하도록 만들 것이다.
지금도 일부 유학생이 미등록 체류자가 되거나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취업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자 정부는 소속 유학생의 미등록 체류율 등을 평가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대학이 나서서 미등록 체류자 단속반 구실을 하게 만들었다. 2023년 한신대학교가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들을 강제 출국시킨 경악스러운 사건이 이런 맥락에서 벌어졌다.
또한, 미래전략은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단속 예고, 외국인 커뮤니티 활용 정보수집을 통한 동향 파악, 차량 순찰 강화” 등.
실제로 정부는 미래전략 발표 일주일 만에 배달업 분야(라이더) “불법취업” 이주민을 두 달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업은 내국인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를 적대적 경쟁자로 여기는 분위기가 큰 업종인데, 이런 상황을 이용해 노동계급을 이간질하려는 것이다.
또, 그런 단속 강화는 뚜안 씨의 사례처럼 또 다른 비극을 불러올 수 있고, 이주민 배척하라는 우파적 요구에도 힘을 실어 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래전략에서 “반(反)이민정서·갈등 중재 및 외국인 권익보호”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공문구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이주민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주민의 유입과 정주를 환영하면서, 정부가 이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