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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서평 《마오쩌둥의 중국 국가자본주의》, 나이절 해리스 지음, 이정구 옮김:
마오쩌둥 시대 중국과 마오쩌둥주의의 실체를 드러내는 책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 경쟁이 점점 격화하면서 중국과 마오쩌둥주의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늘어나고 있다. ‘막가파’ 식의 트럼프보다는 시진핑이 더 낫다는 여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 마오쩌둥주의는 중국을 저개발 국가에서 발전시켜 기아를 없앴을 뿐 아니라 제3세계를 구원할 혁명적 이념이라는 주장도 있다.

《마오쩌둥의 중국 국가자본주의》 나이절 해리스 지음, 이정구 옮김, 책갈피, 544쪽, 29,000원

이런 상황에서 마오쩌둥주의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책이 곧 출간된다. 나이절 해리스가 쓴 《마오쩌둥의 중국 국가자본주의》(책갈피)가 그것이다.

이 책은 중국공산당이 1949년에 권력을 장악하기까지 겪은 일들, 신중국 정부가 등장하면서 맞닥뜨린 여러 문제들, 신중국 하에서 노동자와 농민의 처지, 그리고 중국 대외정책의 의미와 제3세계에서 마오쩌둥주의가 수행한 구실들을 다루고 있다.

1921년에 창당한 중국공산당은 국민당과의 연합 노선 때문에 1925~1927년 최초의 노동자 혁명을 실패로 이끌었고, 뒤이어 코민테른 3기의 초좌익주의 노선을 중국에 펼치면서 그나마 있던 노동자 계급 기반을 완전히 상실했다.

중국공산당은 장제스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 서부의 오지로 도망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을 ‘대장정’이라 부른다.

이렇게 오지로 도망간 중국공산당은 노동자 계급에 뿌리를 둔 혁명정당에서 농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민족주의 정당으로 변모했고, 마오쩌둥주의가 당내 주도권을 장악했다. 마오쩌둥의 공산당은 서부의 점령 지역에서 온건한 토지개혁을 추진했고, 항일 전쟁을 첫째 과제로 제시하면서 대중적 지지를 확대해 갔다.

마오쩌둥이 이끈 공산당은 강력한 국민국가 건설을 위해 노동자와 농민을 쥐어짰다 ⓒ출처 Wikimedia Commons

1949년에 공산당이 신중국을 건설했을 때 최우선 과제는 강력한 국민국가 건설이었다. 여전히 중국공산당의 공식 이데올로기는 중국이 노동자가 농민을 지도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은 국민국가 건설을 위해 노동자와 농민을 쥐어짰고, 그로부터 얻은 잉여로 중공업과 무기 생산에 집중했다.

중국공산당은 1950년대 중반 도시에서는 국유화에 기반한 산업 기반을 갖췄고, 농촌에서는 인민공사를 설립하면서 사회주의 사회를 이룩했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생산과 분배 등에서 노동자 통제가 없다면 국유화는 자본주의 합리화나 기성 지배계급의 입지 강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이 책은 마오쩌둥이 통치하던 시절 3,000만 명 이상을 아사로 죽게 만든 대약진운동,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 반우파 투쟁, 마오쩌둥 자신의 권력 회복을 위한 문화혁명 등의 사건들이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천명

이 책의 장점 하나는 마오쩌둥 시절 노동자와 농민의 일상 생활이 얼마나 암울하고 숨 막혔는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오쩌둥이 이런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막 등장한 신생국이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대명령 때문이었다. 그 절대명령이 바로 이 책의 원제인 천명(天命, 하늘의 명령)이다.

마오쩌둥은 미소 대립이라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두 강대국 사이를 줄타기했다. 그 극적인 결과는 1979년 미국과의 수교였다. 마오쩌둥은 소련이라는 유일 초강대국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에 맞서 나머지 국가들이 단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1965년에 마오쩌둥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미국에 아첨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영국, 일본 그리고 중국 등이 제3세계에 포함된다고 생각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의 지도자인 양 행세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제3세계 노동자와 농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거나 애쓴 적이 없었다.

중국이 제3세계를 중요시한 사건으로 1955년 반둥회의가 거론되지만, 이것을 계기로 중국이 제3세계 민중들의 운동을 실질적으로 지지한 사례는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모잠비크해방전선, 앙골라민족해방전선 그리고 일시적으로 지원했던 중동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전부였다.

사실 중국의 대외 정책은 상대 국가의 존재를 인정하고 평화 공존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제국주의에 맞선 동맹 세력은 제3세계 국가 안의 억압당하고 착취받는 노동자·농민이 아니라 그 나라를 지배하는 지배계급들이었다.

연속성

이 책은 1978년에 출판됐기 때문에 당시의 중국 내부 상황과 대외정책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재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서는 중요한 사건들도 많이 접할 수 있다. 마오쩌둥이 직접 통치했던 시절의 사회적 모순, 억압과 폭력, 약탈과 착취 등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물론 이 책은 중국 사회가 1978년 개혁·개방을 통해 시장 메커니즘을 강화하며 급속하게 변모한 일을 다룰 수 없었다. 개혁·개방으로 중국은 국유기업을 민영화했으며, 많은 공공영역을 시장에 내맡겼다. 또한 중국공산당은 자본가들의 입당을 대폭 허용하면서 이제 노동자·농민의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1978년에 개혁개방을 통해 중국 사회가 많이 변화했을지라도 중국 사회의 핵심 성격은 그대로이다. 국가 부문의 영향력이 강력한 국가자본주의, 노동자와 농민에 대한 착취에 기반한 사회,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통치 체제 등은 1978년을 기점으로 연속성이 더 두드러진다.

마오쩌둥이 공산당을 이끌고 만든 중국 사회의 성격이 지속되는 동안 마오쩌둥주의의 본 모습을 폭로하는 이 책의 유용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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