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대구 이슬람 사원 ‘대체 부지 맞교환’안 고육지책 수용
— 북구청은 매몰 비용 보전 책임져야 한다

대구 이슬람 사원이 6년째 완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 북구청이 제안한 ‘대체 부지 맞교환’안에 대해 사원 측이 약 한 달여의 고심 끝에 조건부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경북대학교 무슬림공동체와 ‘대구 이슬람사원 평화적 건립을 위한 시민대책위’ 등은 이렇게 밝혔다.

“낯선 타국에서 학업에 매진하며 조용히 기도를 올릴 작은 공간을 마련하려 했던 소박한 꿈은 예기치 못한 갈등과 오해 속에서 무참히 부서져 내렸다 … [대체 부지는] 경북대 무슬림공동체가 모이기에 아쉬움이 큰 공간이지만 추가 건축비가 마련된다면 대체부지 이전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

북구청이 제안한 대체 부지는 현재 이슬람 사원을 짓고 있는 곳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곳의 대로변에 있는 국유지인 옛 대현파출소 부지다.

경북대학교에서의 접근성은 유지되지만, 부지 면적이 현 부지의 40퍼센트가량으로 작다. 옛 대현파출소 건물도 여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없어, 기도 공간을 확보하려면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어야 한다.

이에 이슬람 사원 측은 부지 맞교환안을 수용하되, 사원을 짓는데 이미 투입된 공사비 약 3억 5,000만 원에 대한 보상이나 새로운 부지에 사원을 짓는데 필요한 비용 마련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북구청은 확답은 하지 않은 채 협의해 가겠다고만 밝혔다.

지난 6월 경북대 무슬림 학생들과 연대자들이 신임 대구 북구청장 이근수 취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대구 이슬람사원 평화적 건립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2020년 9월 건축 허가를 받아 공사가 시작된 이슬람 사원은 2층 61평 규모의 작은 건축물이다. 일부 주민과 결탁한 개신교 극우가 사원 건설에 반대하고 나서자, 애초 건축 허가를 내줬던 대구 북구청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2022년 9월 대법원이 북구청의 공사 중지 명령을 위법하다고 판결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하지만 개신교 극우 세력이 공사를 계속 방해했고, 2023년 말 시공업체가 일부 건축 자재를 누락한 사실이 발견돼 다시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았다. 이슬람 사원 측은 보강 시공 방안을 제출했지만, 지난해 12월 북구청 건축위원회는 안전성을 이유로 또다시 재검토 결정을 내려 공사는 지금까지 멈춰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 입장에서는 북구청의 공사 재개 허가가 언제 날지 불확실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북구청의 대체 부지 맞교환안을 수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는 사소한 지역 갈등이 아니라, 무슬림 혐오의 문제다. 사원 건립 반대 주민 측이 최초 제출했던 탄원서는 “이슬람사원 신축 시 … 주거밀집지역의 안전보장이 불확실”해진다며 무슬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했다. 무슬림 아동들이 다니는 학교 앞에 무슬림 혐오적이고 모욕적인 현수막을 게시하는 일도 있었다.

개신교 극우는 초기부터 개입해 왔다. 북구청의 중재 회의에 사원 반대 주민 측 대표로 ‘국민주권행동 대구지부’가 참가한 바 있는데, 국민주권행동의 공동상임대표인 홍영태· 주요셉 목사는 모두 윤석열을 옹호하는 자들이다. 지난 6월에는 이슬람 사원과 가까운 경북대 북문 인근에 무슬림을 겨냥한 혐오 현수막이 자유통일당 명의로 걸렸다. 2023년에는 보수 개신교 세력이 대구 도심에서 1,500여 명 규모로 이슬람 사원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구 북구청은 이슬람 사원 반대 세력과 무슬림들 사이에서 중립적인 중재자가 전혀 아니었다. 북구청은 애초 자신이 내 준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를 뒤집어 일부 주민과 개신교 극우가 자신감을 얻고 사원 건설 반대에 나설 빌미를 줬다. 문제가 불거진 초기 중재 회의에서부터 무슬림 측에 사원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물었고, 공사 재개에 시간을 끌어 왔다.

대체 부지 맞교환안을 실행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듯하다. 이슬람 사원 측이 요구한 추가 건축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극우도 무슬림 혐오를 세력 결집과 운동 건설의 수단으로 이용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만큼 무슬림 유학생·이주민들과의 연대도 지속돼야 한다.

〈노동자 연대〉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보세요!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