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 사원 겨냥 극우 현수막과 집회:
무슬림 혐오에 맞서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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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 사원이 6년째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9월 건축 허가를 받아 공사가 시작된 이 건물은 2층 61평 규모의 작은 건축물이다. 이 정도 규모의 건물 하나가 일부 주민과 결탁한 개신교 극우의 반대와, 이를 명분으로 한 대구 북구청의 방해로 장기간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미 2022년 9월 북구청의 공사 중지 명령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개신교 극우 세력이 공사를 계속 방해했고, 지난해 12월 북구청 건축위원회는 안전성을 이유로 또다시 재검토 결정을 내려 공사는 여전히 멈춰 있다.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은 오는 7월 중 북구청의 지적 사항을 보완한 건축 허가 변경 신청을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6월 22일, 이슬람 사원과 가까운 경북대학교 북문 인근에 무슬림을 겨냥한 혐오 현수막이 자유통일당 명의로 걸렸다. ‘할랄이 들어오면 테러범도 들어온다’, ‘이슬람문화는 여성을 성노예로 만든다’ 같은 내용이다. 현수막이 걸린 곳에서 지난달 15일부터 매주 월요일 집회도 열리고 있다.(〈경향신문〉 7월 7일 자 보도)
‘대구 이슬람 사원 평화적 건립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6월 22일 대구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현수막을 “명백한 위법 광고물이자 증오를 선동하는 폭력”이라며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구청은 “반대 단체가 집회 신고를 해 둔 상태라 신고 기간 동안은 철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경찰도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으며 사실상 현수막을 방치했다.
이번 현수막 게시는 지방선거 이후 극우가 선관위 사태를 둘러싼 대중의 불신을 틈타 부정선거 음모론을 확산시키며 다시 기세를 올리는 국면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로 3선을 지낸 전임 북구청장에 이어 새 북구청장이 취임했고, 홍준표 사퇴 이후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돼 온 대구시장 자리에도 추경호가 새로 취임했다. 개신교 극우 세력이 새 시장·구청장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홍준표는 대구시장 재임 중 이 문제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며 사원 건립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힘 지도부에 전광훈 세력과 선을 그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홍준표도 이슬람 혐오에 영합한 바 있는 우파 정치인이지만, 무슬림 국가 기업들과의 경제 교류와 중도층 표를 의식한 것이었다.
반면 새로 취임한 추경호는 윤석열의 군사 쿠데타 공범이다. 개신교 극우로서는 이번 기회에 이슬람 사원 건립을 완전히 저지하려고 마음먹었을 법하다.
공사 방해가 시작된 2020년 당시 경북대에서 공부하던 무슬림 유학생의 상당수는 이미 학업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 사이 남아 있던, 또 새로 온 무슬림들은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음 편히 기도할 공간조차 없이 혐오와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이 문제는 사소한 지역 갈등이 아니라, 무슬림 혐오의 문제다. 국제적으로 무슬림 혐오는 극우가 즐겨 동원해 온 인종차별의 하나고, 그 결과는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 같은 극우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극우는 현재 부정선거 음모론과 혐중 등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번 대구 현수막 게시는 기회가 있다면 무슬림 혐오도 세력 결집과 운동 건설의 수단으로 이용하려 할 것임을 보여 준다. 대구의 현수막을 ‘어차피 별 세력 없는 소수 극우의 소동’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무슬림 이주민·유학생들과 연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