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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오바마 ─ 가난한 자들의 희망? 부자들을 위한 이윤!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왜 버락 오바마가 미 대통령에 재선했는지, 그리고 그의 승리가 미국 자본주의의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분석한다.

버락 오바마의 재선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 자본주의에 최선의 결과다. 이 말이 의외처럼 보일 수는 있다. 어쨌든 소득이 높은 유권자일수록 공화당 후보 롬니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으니 말이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선거 전에 썼듯 “대부분 원래 한 번도 오바마를 지지한 적 없던 [2012년 10월에 자사 노동자 4만 5천 명에게 오바마가 재선하면 해고하겠다는 경고를 보낸 거대 에너지기업의 경영자들이자 미국 4위 부자인] 보수적인 코크 형제들, 월가, 거대 석유기업 간부들 같은 산업계의 거물 다수는 롬니 당선이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되살리는 명확한 선택이라고 본다.”

1퍼센트의 친구인 오바마와 롬니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는 이번에도 미국 민중의 희망을 실망으로 바꿀 것이다. ⓒ사진 출처 The Eyes Of New York (플리커)

이런 선택은 대부분 탐욕 때문이다. 월가는 기껏해야 은행에 약간의 규제를 가하는 도드-프랭크법이 시행되는 것을 막으려 필사적이었다. 그리고 부문을 가릴 것 없이 사장들은 버락 오바마가 선거운동의 기조를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로 삼은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마르크스가 오래전에 지적했듯, 자본가 개개인은 여물통에 주둥이를 너무 깊이 처박고 있느라 종종 계급적 이익에 대해 생각을 못 한다. 국가의 기능 중 하나는 이런 자본가들이 집단적으로 행동하게 강제하는 것이다.

그렇다, 롬니는 의심할 여지 없이 대기업들의 훌륭한 손발이 됐을 것이다.

문제는 공화당의 주된 기반이 하층 중간계급 백인 미치광이들이라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낙태 반대나 진화론 같은 소위 사회적 쟁점에 몰두하면서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티파티’ 운동은 공화당의 이런 기반을 동원해 국가의 구실을 급격하게 줄이려는 ‘성전(聖戰)’을 조직해 왔다. 그 결과, 상·하원 공화당 의원 거의 모두가 증세에 반대표를 찍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바마는 추락하는 미국 자본주의를 떠받치기 위해 국가권력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려 했다. 오바마는 조지 W 부시의 월가 구제를 계속 추진했을 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을 구제하고 재조직하기도 했다.

롬니가 맹렬하게 비난한 후자의 정책이 아마 오바마가 몇몇 중서부 산업 주들에서 승리할 수 있게 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던 것 같다. 이는 또한 미국이 주요 공업 생산국의 지위를 유지하게 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더 유연한 이민자 정책을 원하기도 한다. 롬니는 자신의 미치광이 지지자들을 달래려고 이민자들이 “셀프 추방”되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때문에 쿠바계 미국인 유권자 다수가 오바마를 찍었다.

‘재정절벽’

마찬가지로, 자유시장 광신자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 2011년 7월 의회에서 미국을 디폴트 선언 직전까지 내몰았는데, 이것은 미국 자본주의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이른바 ‘재정절벽’ 문제가 대두되는 지금, 이는 중요한 쟁점이다.

오바마와 의회는, 그들이 정부 부채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부시의 부자 감세 정책이 끝나는 올해 말 자동적으로 공공지출을 대규모로 감축하기로 (‘재정절벽’) 합의했다. 이 합의로 부채 위기는 일단 유예됐다.

미국 의회예산처는 이런 조처들이 시행되면 실질 국민소득은 2.9퍼센트가 줄어들 것이고 일자리 3백4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계산했다. 미국과, 아마도 전 세계가 또 다른 불황에 빠질 것이다.

당연히, 경제가 이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게 재선 이후 오바마의 최우선 과제다. 이는 하원을 통제하면서 지금까지 그에게 협력하지 않는 공화당과 오바마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부유층에 대한 약간의 증세와,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연방정부 복지 프로그램인 사회보장제(연금)와 메디케어에 대한 삭감을 맞바꾸려 들 것이다.

이런 거래는 미국 대기업의 이익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이다. 미국 대기업은 세금 내기는 싫어하지만, 국가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 부채를 둘러싼 끊임없는 불확실성과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고질적인 정쟁은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해가 된다.

경제전문가들은 부채 문제가 미국에 실제로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확실한 것은 구제금융과 불황 때문에 정부 부채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금융 거품 시기에 은행에 누적된 민간 부채가 공공 부채로 전화되고 있다.

공공 부채 감축의 대가는 대체로 오바마를 찍은 평범한 노동자들이 치르게 될 것이다. 노동자들은 연방정부가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하던 복지가 더 줄어들고, 또 주 정부가 자주 대규모 긴축 정책을 쓰면서 고통받게 될 것이다.

공화당 무리가 패배하는 것을 보며 기쁘기도 하겠지만, 너무 오래 기뻐해서는 안 된다. 백악관에 복귀한 오바마는 그 특유의 무심한 스타일로 계속해서 미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증진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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