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 지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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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철도 민영화 추진의 시금석이 될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기어이 12월 초에 강행하려 한다.
박근혜는 최근 유럽 순방 중 철도 등 공공부문 시장 개방도 약속했다(관련 기사 4면). 이는 재정 위기 심화 가능성이 커지는 속에서 공공부문 부채 감축과 재정 지출 절감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이다.
이렇게 정부의 압박이 커지자, 철도공사 측은 변변찮은 반대도 못 해 본 채 12월 10일을 전후로 임시이사회를 열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따른 지분 투자를 결정하려 한다. 철도공사 사장 최연혜는 취임하자마자 임금 동결과 현장 통제 강화 등을 추진하더니 이제 본색을 드러내어 민영화 추진에도 나선 것이다.
지금 철도공사 측은 고작, 수서발 KTX 법인을 설립하되 공사의 지분을 늘리는 안으로 정부와 협상하려 한다. 그러나 설사 신설 법인의 공사 지분이 1백 퍼센트가 될지라도, 법인이 분리되면 지분을 민간기업에 매각하는 수순을 밟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철도노조가 밝혀 왔듯이, 공사 지분율이 1백 퍼센트일지라도 그것이 민영화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정부나 철도공사 측이 민영화를 향해 속도를 내는 지금도, 반대 여론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줄기차게 민영화가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전국적으로 1백1만 8백 명이 민영화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이는 철도노조와 전국 지역·권역별로 조직된 철도 민영화 반대 대책위들이 지난 2년간 일궈 온 소중한 성과다.
이런 광범한 반대 여론 때문에 심지어 적잖은 여당 의원들조차 정부의 정책이 민영화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매일노동뉴스〉가 발표한 국회의원 의견 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국회의원 10명 중 4명이 이런 의견을 표명했고, 36퍼센트는 정부 정책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물론 박근혜 정부는 이런 여론도 무시하며 돌진하고 있다. 이를 막으려면 노동자들의 강력한 파업과 광범한 연대 투쟁이 뒷받침돼야 한다.
1백만 명의 반대 목소리
이미 철도노조는 지난 11월 14일에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철도공사 이사회가 지분 투자 결정을 하면, 즉각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그리고 최근 정부의 추진 의지가 더 분명해지면서, 실질적인 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KTX민영화 저지 범대위(이하 범대위), 민영화반대 공동행동 그리고 전국의 지역대책위들도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범대위는 지난 20일 소속단체, 전국 지역대책위들과 함께 연석회의를 열고 파업 지지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논의하며 연대 투쟁을 결의했다.
이제 그동안 철도 민영화 저지를 위해 기울여 온 모든 노력과 활동을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엄호하는 활동으로 모아 가야 한다.
연대 투쟁에서 무엇보다 핵심적인 부문은 민주노총 노동자들이다. 철도 민영화 저지는 단지 철도 노동자들만의 과제가 아니다. 이는 공공서비스 파괴와 구조조정 확대를 막기 위한 노동계급 전체의 이익을 위한 투쟁이므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다 함께 연대해 투쟁해야 한다.
게다가 이 투쟁의 성패는 공공부문에 대한 확대되는 공격, 시간제 일자리 늘리기 등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를 추진하는 박근혜 정부에 맞선 투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와 지배자들은 총공세로 맞서려 할 것이다. 노동계급도 단결과 연대로 함께 맞서야 한다.
특히 철도 노동자들의 업무와 연관된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이 일체의 업무 협조를 하지 않는 블래킹이 매우 중요하다. 화물연대와 지하철노조의 대체수송 거부, 열차 증편 운행 거부 등은 노동자들의 연대를 과시하고 철도노조의 파업 효과를 높이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할 수 있다.
철도노조의 파업과 그에 대한 광범한 연대로 맞선다면, 박근혜의 고삐 풀린 민영화 공세를 저지할 수 있다. 불과 보름 남짓 남은 시간 동안 이 투쟁을 건설해 나가는 것이 지금 노동운동과 진보진영 활동가들의 핵심적 과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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