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야만적인 부차 학살이 나토 확전의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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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입증하는 증거에 전 세계가 몸서리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이우) 인근 부차 시(市)의 거리에 수많은 시신이 나뒹굴었다. 몇몇은 손이 묶인 채였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인권 단체들은 러시아 군대가 떠난 자리에 남은 부패한 시신, 불에 탄 자동차, 포격 당한 건물 등의 참상을 상세히 나열했다. 러시아 군은 중요한 돈바스 지방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전력을 강화하려고 북부에서 철수한 듯하다.
키예프(키이우)에서 15마일 떨어진 부차의 시장은 280명이 묻힌 집단 매장지가 있다고 전했다. 부차 주민인 할리나 토우카치는 3월 5일 피난을 가다가 침공군에 의해 남편 올레그를 잃었다.
그녀는 남편과 차를 타고 피난을 가던 길에 러시아 군 장갑차가 쏜 총에 맞았다고 〈옵서버〉지에 전했다. “뭔가가 오른쪽 어깨에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총알이었죠. 남편을 밀쳐서 차에서 내리게 하려 했어요. 그러나 움직임이 없었죠. 남편이 죽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그대로 차 문을 열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같은 피난민 행렬 속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가던 젊은 엄마도 기관총 사격으로 아이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이것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끔찍한 상황의 한 사례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참상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확전의 필요성을 선전할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 확전이 더 많은 죽음과 파괴를 낳을 것이 뻔한데도 말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서방 동맹국들로 하여금 더 많은 무기를 서둘러 제공하게 하려고 압력을 넣고 있다.
폴란드 대통령 안제이 두다는 이렇게 밝혔다. “부차에서 일어난 일은 어떤 대가를 무릅쓰더라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믿음이 틀렸음을 보여 준다.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도 무기요, 둘째도 무기고, 셋째도 무기다.”
이런 만행은 러시아 군만의 특징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충돌의 필연적 결과다.
이는 서방 국가들이 식민지 쟁탈전에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일이기도 하다. 미국이 베트남과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 프랑스가 알제리에서 저지른 일이기도 하다.
제국주의 세력이 자신이 억압하려는 인민의 저항을 분쇄하고 그들을 위협할 때 동원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같은 위선자들은 전쟁의 현실에 짐짓 놀라는 체하며 분노를 표할 것이다.
보리스 존슨이 악랄한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을 지지하면서, 그와 비슷한 전술을 펴는 푸틴 정부를 규탄하는 것은 정말이지 저열한 위선이다.
예멘은 특별히 참혹한 사례다. 영국·미국의 지원 속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군은 예멘에서 민간인들에게 무시무시한 폭격을 퍼부었다. 무장 충돌의 직접적인 결과로 예멘인 15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존슨 같은 자들은 인간 생명을 존중해서가 아니라 제국주의적 이익에 따라 러시아의 범죄를 규탄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이 지속되고 나토가 확전 위험을 계속 키운다면 부차에서 벌어진 참상은 우크라이나 전체의 미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