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서방 대 러시아의 전쟁 위험을 더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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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러낸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동맹인 나토의 동진을 추진한 것이 범죄적일 만큼 어리석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어리석음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옛 소련 소속 공화국들을 나토로 끌어들이려 애쓴 데에서 두드러졌다. [전쟁까지 벌어진]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모두 실제로 나토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옛 소련 소속의 세 공화국, 즉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발트3국’[발트해 연안 3국]은 나토에 가입했다. 이 세 국가와 핀란드는 차르 제국 시절 러시아에 병합됐지만, 1917년 러시아 혁명 시기에 독립을 쟁취했다.
제2차세계대전 초, 당시 소련 스탈린 정권은 나치 독일을 상대로 완충지를 확보하는 데에 골몰했고, 이 국가들을 다시 병합하려 했다. 핀란드의 경우, 병합에 실패했다. 핀란드를 상대로 벌인 1939~1940년 “겨울 전쟁”에서 소련군은 콧대가 꺾였는데, 그 전쟁은 점차 푸틴의 지지부진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교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은 발트3국 병합에는 성공했다. 발트3국은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후 부리나케 미국 편에 붙었다.
발트3국은 저 유명한 나토 헌장 5조에 눈독을 들였는데, 그 조항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들은 서로를 전쟁에서 지켜 줄 의무가 있다.
이 세 국가들은 러시아의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의 속국 벨라루스에 가로막혀 나머지 유럽연합·나토 동맹국들과 거의 완전히 단절돼 있다.
이 국가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핵전쟁 위협뿐이다. 그런 위험천만한 안전 보장을 한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러시아가 허약해서 저항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나토를 동쪽으로 확장시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보여 주듯, 나토의 확장은 위험하고 파괴적인 제국주의적 경쟁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이 침공이 야기한 나쁜 결과 하나는 몇몇 국가들, 대표적으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논의를 부추긴 것이다.
스웨덴의 지정학적 궤적은 스칸디나비아 반도 서쪽의 다른 국가들[덴마크, 노르웨이]과 구별된다. 양차 세계대전 때 스웨덴은 참전하지 않았지만, 무역 파트너이자 이웃한 강대국인 독일 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었다.
냉전기에도 스웨덴은 중립을 지켰지만 그때는 서방 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었는데, 부분적 이유로는 세계 시장에 통합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나토에 가입했다. 다만, 나토군 주둔과 영토 내 핵무기 배치를 모면할 구실을 여럿 달았다. 핀란드는 1939~1940년 전쟁에서 커다란 대가를 치르며 소련을 격퇴하고서 [1941년] 독일의 소련 침공에 동참했다.
1945년 이후 핀란드는 미소 양국의 합의에 따라 냉전에서 중립이 됐지만 소련 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었다.
핀란드와 스웨덴 모두 1995년에 유럽연합에 가입했다. 둘 모두 나토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나토와 ‘평화를 위한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다. 이 파트너십 지위는 나토의 동진을 [동진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하는] 위장 효과를 냈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두 국가 모두의 나토 가입 논의가 진지하게 떠올랐다. 지도를 흘낏 보기만 해도, 나토의 군사 전략가들이 두 국가의 나토 가입을 왜 반길지 알 수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 덕분에 발트3국은 취약하게 돌출된 서방측 국가라는 처지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발트3국 정부들은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발트해에서 서방의 군사력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반응은 전 대통령이자 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서 나왔다.
4월 14일 메드베데프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나토에 면한 러시아 국경의 길이가 두 배가 된다. 당연히도 이 국경의 경계가 강화돼야 할 것이다. … 그러면, 발트해는 더는 비핵지대일 수 없다. 균형이 회복돼야 하는 것이다.”
칼리닌그라드에는 2016년 이래로 이스칸데르 순항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이 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돼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다시 말해,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유럽의 군사적 분할을 가속화할 것이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더 광범한 전쟁의 위험이 커질 것이다. 스웨덴의 집권 사민당은 이 문제를 두고 분열해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좌파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중립을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운동을 가열차게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