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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화물연대 6월 7일 파업 예고:
유가 폭등 대책 마련하고 안전운임제 폐지하지 말라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화물 노동자들이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6월 7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5월 28일에는 대규모 상경 집회가 열린다.

치솟은 경유 가격과 두 배 넘게 오른 요소수 가격 등으로 매달 수백만 원씩 줄어드는 수입은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이다. 지난 몇 달간 화물 노동자들은 곳곳에서 사업장·부문별 투쟁과 집회 등을 열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유가 폭등으로 수입이 반토막 난 상황. 정부는 대책 마련하라 2021년 10월 국토교통부 앞 화물노동자 결의대회 ⓒ이미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차질이 생긴 화주 기업들에게 각종 지원을 마구 퍼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화물을 직접 움직이는 화물 노동자들은 홀대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지난 3월 기름값 폭등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가 납니다. 기름값, 차량 할부값, 요소수값을 제하면 손에 남는 건 100만 원도 되지 않습니다.”(지난 4월 광주 카캐리어 노동자 투쟁에서)

“요소수 파동과 기름값 폭등에 화물 노동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려 왔습니다. 더 이상 고통을 참고 인내할 수 없습니다!”(5월 7일 컨테이너·시멘트 화물 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노동자 고통 외면하는 윤석열 정부

최근 정부는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기준을 완화했지만, 노동자들의 신음을 경감해 주지 못했다. 세계 유가 폭등으로 (화물차에 들어가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경유 가격은 14년 만에 리터당 2000원 선을 넘었다.

“물가 자체도 많이 오른 데다가, 운임은 전과 똑같이 책정하니 아무래도 심각하죠. 그러니까 일 한 번 해서 버는 돈이 얼마 안 돼도 차를 굴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에요.”(김성진 금강지회장)

적은 운임은 도로안전의 빗장을 풀어 버리는 효과도 낸다. 과로·과적 운행의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교통사고의 70퍼센트가 화물차인 것도 이 때문이다.

화물연대는 유가 인상에 따른 정부 대책, 안전운임제 폐지 반대와 전 차종·품목으로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유가 변동이 반영되고 최저운임의 기준치를 매년 정하도록 하고 있다.

2018년 안전운임제가 도입됐지만, 한시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3년 일몰제로 도입된 탓에 올해 말에 종료될 상황이다. 적용 대상 범위도 컨테이너·시멘트 부문에 한정돼 있다.(적용률은 전체 화물 노동자의 6.5퍼센트 수준이다.)

사용자 측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안전운임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사용자 언론들은 “화물연대 파업이 물류 대란으로 번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비난한다.

윤석열 정부는 이런 사용자들을 편들며 수수방관이다. 민주당은 지난해에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을 발의했지만, 몇 개월째 시간만 질질 끌며 안이한 태도다.

물류를 멈출 수 있는 잠재력

2008년에 세계적으로 유가가 폭등했을 때도 화물 노동자들의 저항이 잇따랐다.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 인도, 타이 등 전 세계적으로 화물 운송 노동자들의 전면 파업과 도로 봉쇄 투쟁이 번졌다. 이런 투쟁의 압력 덕분에 각국 정부들은 일부 양보를 해야만 했다.

당시 한국에서도 화물 노동자들은 고유가 대책을 요구하며 싸웠다. 부산항·인천항·마산항·군산항의 물류가 거의 마비됐다. 기름값 폭등의 고통 때문에 비조합원들이 대거 파업에 동참했고, 광우병 촛불 운동의 한복판에서 광범한 지지도 받았다.

몇 해 뒤에 한국경제연구원은 ‘화물연대 파업의 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렇게 분석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차질로 인한 기업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여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이 필요하다. ... 화물연대 파업이 다른 물류업계로 전이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투쟁의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다.

지금 유가는 2008년 이후 최대치로 폭등했다. 노동자들은 당시보다 고유가 상황이 길어져 고통이 더 심하다고 말한다. 올 들어 화물연대에 가입하는 노동자 수가 크게 늘고 곳곳에서 투쟁이 증가한 배경이다.(관련 기사: 본지 417호 ‘현장 투쟁 증가, 파업 예고: 화물 노동자들이 고유가 고통과 투쟁을 말한다’)

정부와 사용자들, 친사용자 언론들은 화물연대 투쟁이 물류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게다가 그들은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생활수준을 지키려고 임금 인상 투쟁에 나설까 봐 두려워한다. 화물연대가 단호하게 파업하고 성과를 내면 임금 인상 투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화물 노동자들은 물류를 책임지며 한국 경제에 큰 기여를 해 왔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넘게 경제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사용자들은 그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왔다. 노동자들은 낮은 운임에 목숨을 내놓고 일을 해 왔다.

화물 노동자들이 경제의 주요 부문을 중단시킬 수 있는 엄청난 힘을 실제로 사용한다면, 정부와 사용자들에게 양보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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