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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 파의 약진이 예상되는 미국 중간선거 ─ 어쩌다 이런 일이!

바이든 현 정부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있는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약진이 전망된다.

미국 선거 전문 인터넷 언론 〈파이브서티에이트〉는 공화당이 하원 전체 435석 중 최대 247석까지 얻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총 35석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 구도는 그보다 박빙이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승리하는 경향이 있었던 경합주에서도 공화당이 맹추격 중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후보들 중에서도 극우 트럼프 파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공화당 상원 후보 중 24명, 하원 후보 중 151명이 트럼프의 지지 선언을 받은 트럼프 파인데, 이들 대다수는 당선권에 있다.

10월 22일 텍사스주(州)에서 트럼프 파가 연 ‘미국을 구하라’ 집회 무대에 오른 트럼프 ⓒ출처 Team Trump

생계비 위기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심각한 위기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대응이 자아낸 환멸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미국의 2022년 1·2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해,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도시소비자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 8퍼센트대다.

인플레이션과 생활고 문제는 현재 미국 대중에게 핵심 사안이다. 하버드대학교 미국정치연구센터의 10월 12~13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쟁점은 인플레이션(37퍼센트), 경제와 일자리(29퍼센트), 그리고 이와 연관해 제기되는 이민 문제(23퍼센트)다.

위기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대응은 노동자 대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있다. 그런 정책이 대중의 생활고를 가중시킬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9월 2일에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통을 가계와 기업이 감수해야 한다고 대놓고 말했다.

이는 가뜩이나 심각한 사회적 불평등을 더 키울 것이다. 바이든은 취임 직후부터 양극화를 극복하겠다고 표방했지만, 바이든 정부하에서 지니계수는 10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서 0.494까지 높아졌다(2021년).

바이든 정부가 투입한 지원금은 대부분 기업 지원에 쓰였고, 서민 지원과 부채 탕감액은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불과했다.

트럼프 파가 장악한 공화당은 바로 이 환멸을 파고들고 있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백지 수표를 끊어 주면서 미국인들은 돌보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자신들이야말로 서민의 친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화당 역시 알량한 서민 지원조차 삭감하려 갖은 애를 써 왔다. 예컨대 바이든이 불충분하기 짝이 없는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 계획을 내놓았을 때 공화당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사회주의적” 계획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관련 기사 본지 432호 ‘바이든,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 계획 발표: 보통 청년들의 부채 부담 완화 효과가 너무 작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백지 수표를 끊어 준다”고 비난하지만, 공화당 의원들 역시 의회에서 그 백지 수표(대규모 무기·군비 지원)에 번번이 찬성 투표했다.

공화당이 추구하는 것은 복지와 서민 구제가 아니라, 위기의 책임을 이민자들에게 돌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선동이다.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고 있으니 단속·추방을 강화하고 입국을 어렵게 해야 한다며 말이다.

이런 반이민 선동은 극우를 더욱 고무하고 있다. 텍사스주 등 미국 남부 주들에서 반이민 선동에 열심인 트럼프 파 공화당 후보들은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고, 바로 그 주들에서 극우 단체들이 이주민·유색인종을 상대로 한 폭력을 크게 늘리며 세를 키우고 있다.

이 문제에서도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이주민 통제 정책과 악명 높은 탄압 기구인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온전히 보존시켜 환멸을 자아냈다.

요컨대, 바이든 정부 자신이 여러 영역에서 자아낸 환멸이 극우의 성장 동력이 됐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트럼프와 극우에 대한 공포를 부추겨 선거 성적을 내려 한다. 그래서 2021년 1월 6일 극우의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관련 의회 청문회를 크게 부각한다.

하지만 그 청문회는 극우를 저지하는 효과를 전혀 내지 못하고, 도리어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에게 전국적 유명세를 부여하고 그들이 기성 권력층의 대항 세력을 자처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청문회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서 중요하다고 보는 미국인들은 7퍼센트에 불과하다(하버드대학교 미국정치연구센터 조사).

무엇보다도 바이든과 민주당의 극우 공포 부추기기는, 자신들이 극우가 부상하는 토양인 중첩된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노동계급 등 서민층을 구제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을 가리지 못한다.

의존

하지만 버니 샌더스와 민주사회주의 운동(DSA)은 트럼프·극우를 저지하려면 민주당과 협조해야 하고, 개혁을 추진하려면 민주당과 공조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이들은 선거를 앞둔 지금 민주당이 서민 구제책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간 바이든 정부가 꾀죄죄한 구제책조차 제대로 내놓지 않을 동안 줄곧 민주당에 협조해 왔다. 기층의 대중 행동에 대한 호소는 거의 하지 않았다.

민주사회주의 운동에 속한 의원들은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는 것에 계속 찬성 투표했다.

10월 24일 오카시오-코르테스 등이 속한 민주당 진보파 하원의원 모임은 바이든이 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정부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지금은 휴전을 촉구할 때가 아니라면서 말이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전쟁을 비판하고 위기에서 노동계급 등 서민층을 구제해야 한다는 좌파적 목소리가 사라진 탓에, 극우가 서민의 친구를 자처하고 반전(反戰)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게 됐다.

극우 부상을 저지하는 것은 민주당과의 의회 내 협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대중 운동이 확대·심화될 때 가능하다.

그런 운동의 가능성은 있다. 몇 년 전에도 미국에서는 트럼프에 맞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같은 대규모 대중 운동이 벌어졌다. 지금도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여러 주정부가 시도하는 낙태권 개악에 맞선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운동이 얼마 전 공화당 강세 주인 캔자스주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층의 운동들을 연결·심화시키고 민주당에게서 독립적인 좌파적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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