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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1학기 텐트 농성을 마무리하며 2학기 행동을 다짐하다

6월 21일 금요일 저녁 서울대 자하연 앞에서 ‘서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문화제’가 열렸다.

이 문화제를 주최한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은 한국 대학가에서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텐트 농성을 시작해, 학기 말까지 6주 동안 농성을 이어왔다. 이날 문화제에서 학생들은 1학기 텐트 농성을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행동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오수민

이 자리에는 서울대학교 학생, 교수, 교직원 등 다양한 학내 구성원과 팔레스타인인, 이집트인을 포함한 내외국인 청년·학생들이 참가해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을 굳건히 이어온 학생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서울교사노래모임 ‘해웃음’은 연대의 마음을 담아 노래 공연을 했다.

가자지구에서 온 팔레스타인인 난민 살레흐 씨는 학생들의 연대 활동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팔레스타인인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자신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헌신해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에 연대하는 활동을 벌인 학생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헌신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조명하게 했고, 가자지구에서 끔찍한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 투쟁을 계속해 나갑시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최정미 사무국장도 학생들의 정의로운 행동에 연대를 보냈다.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이렇게 앞장서서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을 시작해주신 학생들의 정의로운 행동을 지지하고 또 연대합니다. 팔레스타인의 슬픈 상황을 우리의 결의로 모아 계속해서 투쟁을 함께 이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팔레스타인인 유학생이자 ‘수박’의 집행부원인 주마나 씨는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과 텐트 농성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동아리 ‘수박’ 설립과 텐트 농성은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는 숭고한 대의를 위해 우리가 하나로 모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모이면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시작된 캠퍼스 농성이 이곳 한국까지 닿았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응원을 보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동아리 ‘수박’은 어떤 형태로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활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희 활동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지지와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서울대학교 1학년 학생은 텐트 농성에 참가하고 ‘수박’에 가입한 것이 정말 행복하고 뿌듯한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이 마주한 불의와 참상에 가슴 아파하다가 올해 학내 텐트 농성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에 합류했다.

“집회에 가고 사회 운동에 참가하는 것이 저에게는 모두 처음이었어요. 우리의 행동, 함께 준비한 행사, 학내 집회를 통해 저는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행동은 학내에서 많은 응원을 받았고, 우리의 농성을 시작으로 한국의 다른 대학에도 텐트 농성이 확산됐습니다. 저는 우리가 학교 안팎에서 만들어낸 변화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동아리 수박의 집행부원인 최정원 씨는 서울대학교 당국이 이스라엘 교육기관들과 교류를 중단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이 요구는] 팔레스타인 시민사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 운동인 ‘보이콧, 투자 철회 및 제재(BDS)‘의 일환으로 요구하는 사항입니다.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탈취하고 가자 지구에서 인종학살을 자행하는 이스라엘군을 위한 지원과 무기 개발에 동참하는 대학들과 교류를 끊는 것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과 점령에 반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입니다. 가자지구의 대학과 학교들을 불에 탄 잔해로 만들어 버린 이스라엘군을 적극 지원하고 양성하는 기관들과 손을 잡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 수치스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대학교 당국은 이스라엘의 교육 기관과 교류 단절을 촉구하는 동아리 수박의 공개서한에는 침묵하는 한편, 학내 구성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6월 18일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산하의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 개소를 강행했다.

개소식에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 아키바 토르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한국-이스라엘 친선협회 회장인 황우여가 참석했다.

개소식 축사에서 유대교 수석 랍비 앤젤라 워닉 북달은 “일부 교육 기관들이 ... 이스라엘 학술 기관에 대한 보이콧을 하기로 한 상황에서 서울대가 이스라엘-한국 간 다리를 놓아주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과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인종 학살과 전쟁 범죄를 자행해 세계적 규탄의 대상이 되고 고립되고 있는 이 시점에 서울대학교 당국이 학살 국가 이스라엘의 체면을 살려 준 것이다.

동아리 ‘수박’의 집행부원 이시헌 씨는 이스라엘교육연구센터 개소를 강행한 서울대 당국을 비판했다.

“서울대학교 학보인 〈대학신문〉은 이스라엘의 히브리대, 텔아비브대와 교류 단절 요구가 담긴 제 기고문을 거절하면서 ‘학문 교류 중단 요구는 학문의 자유 침해다. 정치 논리와 교육의 논리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센터 설립에서 볼 수 있듯이 서울대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정치 논리와 무관하게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자지구의 모든 교육 기관들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파괴된 이 상황에, 서울대학교 당국이 그 파괴에 가담하고 있는 이스라엘 대학과의 우호를 증진한다는 것 자체가 이스라엘의 편에 서기로 한 것을 보여 줍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이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방학에도, 또 2학기에도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고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멈추기 위한 행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학생들은 앞으로도 인종 학살에 공모하는 이스라엘의 교육 기관과 서울대학교의 교류 단절을 요구하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들의 활동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최정원 수박 집행부원의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 개소 규탄 발언 (전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을 자행한 지 8개월이 넘은 지난 6월 12일, 동아리 ‘수박’은 서울대 측이 이스라엘과 그들의 전쟁 범죄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기관들과 교류를 끊을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약 1주일이 지난 6월 18일, 서울대는 이 공개서한에 대해 답변을 줄 수 없다는 결정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당국은 침묵을 선택하는 비겁한 행위를 넘어서, 전쟁 범죄의 공범이 되겠다는 선택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바로 6월 18일, 서울대학교에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를 공식적으로 개관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 이주와 죽음의 길로 몰아넣는 와중에, 서울대학교는 대한민국 최초로 이스라엘 대사관과 협력하여 이스라엘교육연구센터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는 서울대학교 당국이 현재 가자지구에서 자행되는 인종 학살은 완전히 무시한 채, 이스라엘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사를 명백히 보여 주는 행위입니다.

심지어 서울대학교 측은 친팔레스타인 포스터를 훼손했던 교수를 징계하기는커녕, 그를 개소식에 초청하여 축하 공연까지 하게 했습니다.

매 순간 폭격의 위기에 당면한 채, 가자지구의 아이들은 굶어 죽고 있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먹일 식량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서울대 측은 이러한 참상의 원인 제공자들을 규탄하기는커녕 그들의 피 묻은 손을 더욱 굳게 잡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전쟁 범죄를 한 점 양심의 가책도 없이 저지르고, 무고한 팔레스타인들을 수용소에 가둬 고문시키는 집단의 교육 체계를 그렇게도 배우고 연구하고 싶었습니까? 이스라엘에 대한 학문적 보이콧 및 교류 중단은 팔레스타인 시민 사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 운동인 ‘보이콧, 투자 철회 및 제재(BDS)‘의 일환으로 요구하는 사항입니다.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탈취하고 가자 지구에서 인종학살을 자행하는 이스라엘군을 위한 지원과 무기 개발에 동참하는 대학들과 교류를 끊는 것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과 점령에 반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입니다.

가자지구의 대학과 학교들을 불에 탄 잔해로 만들어 버린 이스라엘군을 적극 지원하고 양성하는 기관들과 손을 잡는 것은 하나의 교육기관으로서 수치스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대학교가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묵인하고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관들을 적극 옹호하는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달 저희 ‘수박’의 동아리원이 〈대학신문〉 측의 요청에 따라 ‘히브리 대학, 텔아비브 대학과의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는 글을 기고하였습니다. 해당 기고문은 편집장까지 승인 완료되었으나 주간 교수의 개입에 의해 조판 막바지에 게재가 거절되었습니다.

주간 교수는 총장이 임명하는 자이고, 따라서 총장 및 서울대 당국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반영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한 교수가 이스라엘 대학과의 교류 중단을 요구하는 기고문의 게재를 막았다는 것은 서울대 당국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우선시해 팔레스타인 연대의 목소리를 검열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줍니다.

서울대학교는 무엇이 그리 못마땅하고 두려워 팔레스타인 연대의 목소리를 묵살합니까?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서울대 당국이 손해 보는 것이 있을까 두렵습니까? 서울대는 텐트 속 어린이들을 폭격하는 이스라엘 군사 조직에 반대하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행동이 잘못되었다 생각합니까?

스스로가 인종학살국 이스라엘을 규탄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의 불의를 폭로하는 목소리를 검열하는 것은 서울대학교가 반인륜적이고 부정의한 편에 서기로 결정했음을 시사합니다.

저희가 공개서한을 보내고 서울대 측의 답변을 기다린 약 1주일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가자지구에서는 수백 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나의 우주이자 무수한 꿈을 가졌을 이들이, 76년 간의 식민 지배와 점령에도 계속 살아 남아 자유와 해방을 위해 매일매일 저항하고 굳건히 살아나가던 이들이 살해된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생으로서 저희는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인종 학살에 서슴없이 가담하기로 한 서울대학교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끝까지 서울대학교가 이스라엘과 관련된 모든 교류를 끊도록 촉구할 것이고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해방을 위한 활동을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그날, 억압자들과 한 통속이었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얼마나 당당히 말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한 명의 사람이라면,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그들의 해방을 위한 투쟁에 함께할 것을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