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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노동자연대 탓을 하지만:
긴급행동 조직자들이 팔연사(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를 두려워하는 진정한 이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이 ‘노동자연대와 연대 불가’ 입장을 공개해, “한국 사회에 두 개의 팔레스타인 연대체가 존재하는 이유”를 노동자연대의 ‘2차 가해’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지난 노동자연대 입장문에서도 밝혔듯이, 긴급행동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별도로 연대체를 만든 진정한 차이는 하마스의 10월 7일 선제공격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었다.

이 글에서는 10월 7일 하마스 선제공격 후 10월 말까지 “한국 사회에 두 개의 팔레스타인 연대체가 존재”하게 된 상황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1. 노동자연대의 공동 집회 제안을 무시한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지난해 10월 22일 긴급행동의 초동 주체들(참여연대, 플랫폼C,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노동당 등)이 첫 집회를 개최하자, 노동자연대는 연대 활동의 가능성을 보면서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 공동 집회를 제안했다. 10월 25일에 메일로(관련 증거 있음) 연락한 것이다.(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당시에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인·아랍인 등을 포함해 이후에 팔연사를 결성하는 초동 주체들은 10월 11일 첫 집회를 포함해 이미 세 차례의 집회와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진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직 팔연사 조직을 설립한 것은 아니었다.

긴급행동 조직도 아직 설립된 상황은 아니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플랫폼C 등과 함께 발의해 치러진 10월 22일 첫 집회의 주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을 요구하는 한국시민사회 단체들’이었다.

그런데 그 사흘 뒤인 10월 25일 (이미 재한 팔레스타인인·아랍인 등과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하고 있던) 노동자연대가 공동 집회를 제안했음에도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간단히 무시했다. 다른 한국 단체들은 노동자연대의 제안에 응해 10월 28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한국의 28개 단체들의 연명으로 치러졌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등은 (마치 한국의 단체들이 더 많이 노동자연대 제안에 응할 것을 우려한 듯) 서둘러 별도의 연합체인 긴급행동을 설립해 자신들만의 집회를 11월 4일 열었다.

긴급행동 초동 주체들은 왜 한사코 별도의 연합체를 만들려 했을까?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인·아랍인 등을 포함해 이후에 팔연사를 결성하는 초동 주체들이 10월 7일 하마스 선제공격 직후부터 드러낸 팔레스타인 연대의 경향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팔연사를 결성한 단체들과 개인들은 이스라엘과 서방 정부들이 퍼트리는 거짓말과 하마스 비방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집회 연단에서 이런 거짓말을 반박했고, 이스라엘이 이미 오랫동안 거짓 프로파간다를 통해 자신들의 만행을 정당화해 왔다는 점을 폭로했다. 그리고 하마스의 저항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무조건, 확실하게 지지했다.

이것은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핵심 부분들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서방 정부들과 주류 언론의 거짓말에 속지 않았고,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뚫었다고 기뻐했다. 10월 7일 직후부터 벌어진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를 반박하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정서를 확산시키는 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었다. 이스라엘이 퍼트리는 가짜뉴스를 확인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며 하마스에 이데올로기적 융단 폭격을 퍼붓던 주류 언론조차 ‘어린아이 참수’는 증거가 없다는 보도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른바 ‘민간인 살해’는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도 조명됐다.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가 일부 반박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이 대규모 폭격으로 유혈 낭자한 인종학살을 벌이고, 더한층의 살육을 벌이려고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면서 세계인들과 한국인들의 공분을 사기 시작했다. 특히, 10월 17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병원 폭격으로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사망한 사건이 준 충격이 컸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두고 양비론을 취하던 시민사회 단체들도 이스라엘 규탄 성명을 내기 시작했다. 긴급행동 측의 지도적 단체인 참여연대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병원 폭격 직후인 10월 18일에는 ‘가자 지구 봉쇄, 공습, 지상군 투입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비록 “하마스의 10월 7일 군사행동은 비인도적인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견해를 여전히 철회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긴급행동 소속의 다른 주요 단체들이 비슷한 때 입장을 내고 행동에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 변화와 관계있었다. 비록 대부분은 이스라엘과 서방 정부들, 그리고 주류 언론이 내놓는 가짜뉴스를 반박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확실하게 지지하고 나설 확신은 없었던 듯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뒤늦은 행동에 대해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는 며칠 전 이렇게 꼬집었다. “이스라엘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함께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당신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무고한지 아닌지 의심했던 것 아니냐. ... 하마스를 지지하는 사람으로 우익들에게 비난받을까 봐 두려운 거죠.”

그러나 참여연대와 팔레스타인평화연대와 플랫폼C 등 긴급행동 주요 단체들은 이런 점을 돌아보기는커녕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인·아랍인 등이 전쟁 발발 초기 그 중요한 시기에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를 반박하고 연대 정서를 확산시키고자 쏟은 노고를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그들은 하마스의 기습공격 후 보름이나 지나서, 또 팔연사를 결성하는 주요 단체들과 개인들이 개최한 첫 집회보다 2주일이 지나서 집회를 열었으면서도 자신들의 집회를 “긴급” 행동이라고 선언했다. 이런 과만함은 집회를 주최하는 자신들을 “한국시민사회 단체 일동”으로 표방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이끄는 유일한 세력인 양 행세한 것에서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노동자연대는 이런 점에 개의치 않고 팔레스타인 해방의 대의와 “너른 연대”를 위해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 공동 집회를 제안했다. 뒤늦게라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시작한 단체들이 생겼으니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 것이었는데, 상대는 손뼉을 마주칠 생각이 없었다.

2. 무장 저항 지지 목소리를 무마하는 데 애쓰는 긴급행동 조직자들

이처럼 긴급행동 초동 주체들이 뒤늦게 행동을 시작했으면서도 별도의 연합 조직을 만들어 “한국 사회에서 두 개의 팔레스타인 연대체가 존재”하게 된 진정한 이유는, 하마스의 무장 저항을 비롯해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조건 없이 확실하게 지지해야 한다는 팔연사의 입장과 선을 긋고 싶었기 때문이다.

긴급행동 조직자의 하나인 전지윤 씨(이하 존칭 생략)는 노동자연대의 반박문이 나간 뒤에도, 하마스의 10월 7일 선제공격에 대한 견해 차이와 이슬람(주의)에 대한 편견이 팔연사와 별도로 긴급행동이 결성된 요인이었음을 부인한다. 그저 노동자연대가 “창작”한 “허구적 구도”라는 것이다.1

그러나 그 자신이 일찍이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을 비난하고, 10월 7일 공격을 지지한 사람들(특히 노동자연대)과의 차이점 긋기에 골몰했다. 그런 그가 “아랍인 등 외국인 분들”에게 이 문제가 “허구적” 쟁점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다운) 부정직한 짓이다.

그는 10월 7일 공격에 대해 “민간인까지 희생시킨 유혈 투쟁,” “민간인을 학살하는 이스라엘과 다를 바 없는 방향으로 가는 것” 등등의 비난을 지속했고, “지금 필요한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희생을 함께 슬퍼하는 것”이라며 양비론을 폈다.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가 이스라엘과의 교전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뒤, 전지윤은 10월 7일 공격을 이끈 신와르의 노선이 “크나큰 오류”라고 비판함과 동시에, “[신와르는] 10·7에 대해 ... 후회하기라도 했다”고 썼다.2 그러나 이는 또 다른 거짓말이자, 고인의 유지와 저항정신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것이다.

하마스의 무장 저항을 둘러싼 태도가 팔연사와 긴급행동이 애초에 나뉘게 된 결정적 차이라는 점은 긴급행동이 자체 내에서 제기된 하마스 지지 주장을 무마한 데서도 드러난다. 긴급행동 초동 주체들이 첫 집회를 한창 준비하던 지난해 10월 18일 플랫폼C의 리더 홍명교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남겼다. “지금 ‘하마스’를 쟁점으로 삼는 건 어느 쪽이든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 한가해 보인다. 지금 당장 하마스에 대해 비판하거나 옹호하고 싶어서 미치겠으면 의견 많은 분들끼리 만나서 당신들끼리 했으면 좋겠다.”3

플랫폼C는 긴급행동의 초기 발의 단체로, 그 리더 홍명교 씨의 이 언급은 긴급행동의 설립과 가입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볼 만하다. 하마스를 옹호하고 싶은 사람들은 따로 하라는 것이다. 이후 실제로 긴급행동은 하마스의 저항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다.

긴급행동의 주요 단체들은 긴급행동 내에서 하마스 무장 저항 지지 목소리를 거듭 무마했다. 지난해 11월 말 긴급행동이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대화 가이드’ 제하의 자체 리플릿을 수정한 과정은 이를 잘 보여 준다. 애초 그 리플릿은 하마스의 민간인 ‘납치’는 이스라엘을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려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옹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피스모모’ 등이 하마스 무장 저항 옹호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긴급행동은 리플릿을 수정하기로 했다.

이런 일들은 그 뒤로도 거듭됐다. 긴급행동 내에서 하마스 저항 지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 벌어져 오다가 열리게 된 올해 4월 토론회는 또 다른 사례다. 이 토론회에서 소수 급진 좌파들은 사실상의 양비론을 펴는 참여연대 등을 비판하며, 긴급행동이 하마스의 무장 저항 지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회자인 참여연대 활동가와 발제자인 플랫폼C의 홍명교 씨 모두 답변을 거부하거나 회피했다. 홍명교 씨는 토론회 이후 페이스북에서 “떠드는 사람들이 운동의 주체가 아닌 경우가 많다”고 썼다.4 토론회에서 문제제기한 급진 좌파의 주장이 긴급행동의 주류가 아니라고 분명한 선을 그은 것이다.

긴급행동의 주요 단체나 인물들은 “어떤 하나의 정치적 입장을 무조건 관철할 수 없고 그렇게 하려면 연대기구가 와해”된다며 긴급행동의 모호한 입장을 변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인종학살을 위해 잔인한 대규모 공격을 자행하고 있는 시점에서조차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인들의 무장 투쟁을 지지하지 않고 시온주의자들의 공세만 반대한다는 것은 기회주의적 회피이다.

이처럼 긴급행동 핵심 단체들은 지나치게 온건한 연합을 유지하는 데에 연연하면서,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무장 저항을 조건 없이, 확실하게 지지하자는 입장을 기회주의적으로 회피해 왔다.

그러니 팔연사와 공동 행동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긴급행동 내부의 소수 급진 좌파들이 내놓는 급진적 목소리는 무마할 수 있지만, 팔연사처럼 팔레스타인인들의 모든 저항을 무조건 지지하는 큰 연합체와 함께하는 순간 긴급행동의 불안정한 결속이 깨지고 결국 운동의 주도권도 놓칠까 봐 우려하는 것이다.

3.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 무시

긴급행동은 여러 재한 팔레스타인인들이 한결같이 비판한 점을 돌아봐야 한다. “왜 긴급행동은 한 번도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락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를 실제로 경청하려 하지 않았느냐.” 이런 비판은 다른 아랍인 커뮤니티들도 제기하는 바이다.

만약 긴급행동이 팔연사와 함께하지 않는 이유가 정말로 ‘노동자연대의 2차가해’ 문제뿐이고 “다른 단위들과의 협력에는 열려 있다”면, 운동 초기부터 재한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과 접촉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주체로 삼아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도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일을 실제로 한 곳은 긴급행동 소속 단체들이 아니라 노동자연대였다.

긴급행동은 아마 재한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을 운동의 능동적인 대등한 동맹으로 참여시킬 수가 없었을 것이다. 대다수 팔레스타인인들이 하마스를 민족 해방 운동 지도부로 인정하고, 그들의 무장 저항을 지지하고, ‘두 국가 방안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그들을 긴급행동의 공동 주도 세력으로 받아들여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무장 저항을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 긴급행동 내부의 선명한 평화주의 단체들이 이반할까 봐 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긴급행동도 몇몇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에게 연단을 내 줄 의사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을 자기들 집회의 장식 정도로 이용하는 것이지, 그들을 진정 운동의 공동 주체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긴급행동 집회에서도 아랍어 통역이 제공됐지만 아랍인들의 참가가 늘지는 않았다.

한편, 노동자연대의 반박문을 비판하면서 전지윤은 “한국 상황을 잘 모르는 아랍인이나 외국인 분들” 타령을 했다. 그들이 뭘 잘 몰라서 팔연사 집회에 참가한 양 묘사한 것이다. 이런 관점 자체가 아랍인 등 외국인 참가자들에 대한 무시와 편견을 깔고 있는 것 같아 듣기 거북하다.

노동자연대의 반박이 나오기 무려 9시간 전에 재한 팔레스타인·아랍인 유학생들이 즉각적으로 긴급행동의 ‘연대 불가’ 입장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그는 그저 무시하는 듯하다. 그 내용을 보면 그 동지들은 ‘뭣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난 1년간 팔연사와 긴급행동 양측의 태도, 주장, 실천을 관찰하며 차이를 느끼고 스스로 판단했음을 알 수 있다.

긴급행동은 ‘노동자연대와 연대 불가’ 입장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팔연사 내의 다른 단위들과의 협력에는 열려 있음”이라고 말해 오히려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의 화를 돋웠다. 팔연사는 순전히 노동자연대가 좌지우지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은 노동자연대의 보조자일 것이라는 긴급행동 측의 부당한 전제가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팔레스타인인들이 오히려 “팔연사는 팔레스타인인들, 복수의 다양한 아랍인들, 다양한 단체에서 온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사실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을 진정한 주체로 여기고 진정으로 함께할 수 있느냐는 점은 하마스와 하마스의 무장 저항을 지지하느냐는 문제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내 동족의 저항을 비난하는 단체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팔레스타인인의 비판에서 드러나는 대목이다.

부록

전지윤의 하마스 관련 거짓말과 얼버무리기

노동자연대의 지적이 허구적 창작이라고?

윗 부분에서 지적했듯이, 긴급행동 조직자의 일원 전지윤은 하마스의 10월 7일 선제공격에 대한 견해 차이가 팔연사와 별도로 긴급행동이 결성된 요인이었음을 부인하며, 노동자연대가 “창작”한 “허구적 구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전지윤 자신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 사람들(특히 노동자연대)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래서 몇 가지 사례를 더 들고자 한다.

하마스 공격 직후 노동자연대가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첫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열기로 하고 이를 널리 알리자 전지윤은, 하마스 공격이 “전쟁 범죄”라며 그 집회를 비난한 박노자 오슬로대학교 교수에게 동조했다. 박노자 교수는 ‘팔레스타인 저항 정당하다’는 노동자연대와 팔레스타인인들의 집회 구호를 두고 “극우 단체인 하마스에 대한 생각 없는 편들기”라고 비난했는데, 전지윤은 “그러게 말입니다” 하고 맞장구치며 비난 댓글을 달았다.5 바로 다음 날 우익 언론 〈조선일보〉는 박노자의 말을 인용하며 “민간인 학살 옹호하는 국내 극좌단체”가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연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전지윤은 자신의 SNS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박노자 글을 지지하며 게시하기도 했다: “10월 7일 공격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백해무익 그 자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을 더 가중시키고 그 투쟁과 평화적 해결의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든 하마스의 폭거”다. 이 공격을 지지한 노동자연대는 “좌파로서는 실격”이다.6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가 장렬히 전사한 뒤에, 전지윤이 신와르에 대해 늘어놓은 거짓말들도 신와르의 유언장을 보면 단박에 반박된다. 나눔문화가 번역해 공개한 신와르의 유언장을 보면, 그는 마지막까지 10월 7일 공격(‘알 아크사 홍수 작전’)의 숭고한 가치를 역설했다.

“알-아크사 전투에서 저는 한 단체나 운동의 지도자가 아니라 해방을 꿈꾸는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했습니다. 저항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신념이 저를 이끌었습니다. 저는 이 전투가 팔레스타인 투쟁사의 새로운 장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알-아크사 전투는 육체의 싸움이기 이전에 정신의 싸움이었고, 무기의 싸움이기 이전에 의지의 싸움이었습니다. 저는 제 개인적 유산이 아니라 자유를 꿈꾸던 모든 팔레스타인인, 순교자 아들을 업은 모든 어머니, 총탄에 희생된 딸을 위해 피눈물을 흘린 모든 아버지를 위한 공동의 유산을 남깁니다. … 다시 한 번 홍수가 닥칠 때 제가 여러분과 함께 있지 않더라도, 자유의 물결을 위한 첫 번째 물방울이 있었고 계속될 여정을 위해 살았음을 알아주십시오.”

올해 9월 21일 긴급행동 집회 연설에서도 전지윤은 “이것[자신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결코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아닙니다”라며 하마스를 지지하지 않는 입장을 강조했다(집회 취재 녹음파일 있음). 그래 놓고,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등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외면받을까 걱정됐던지 사후 긴급행동 웹사이트와 자신의 SNS에 올린 발언문에선 이 부분을 쏙 뺐다. 그의 집회 발언은 평소 그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민중을 애써 분리시키면서 팔레스타인 연대가 하마스 지지가 아님을 강조해 온 것과 맥을 같이한다.


  1. 전지윤 페이스북 2024년 11월 6일 https://bit.ly/4eyDN5o ↩︎

  2. 전지윤 페이스북 2024년 10월 18일 https://bit.ly/4fochsv ↩︎

  3. 홍명교 페이스북 2023년 10월 18일 https://bit.ly/4hLoHfG ↩︎

  4. 홍명교 페이스북 2024년 4월 13일 https://bit.ly/4hN3wtz ↩︎

  5. 2023년 10월 9일 박노자 페이스북과 전지윤의 댓글 https://bit.ly/3O7dusk ↩︎

  6. 2023년 11월 15일 전지윤 페이스북 https://bit.ly/3CoOKc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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