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노동자들 3일간 파업 돌입:
장시간 노동으로 이룬 성과를 공정하게 보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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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이하 네오플노조) 노동자들이 3일간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 지사 노동자들은 지난 화요일 결의대회 후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제주 본사 노동자들은 어제 결의대회 후 오늘부터 월요일까지 파업한다.
네오플은 IT 대기업인 넥슨그룹의 자회사로 인기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던파)’의 개발사다.

네오플노조는 6월 10일부터 2주간 초과근로와 주말근로를 거부해 왔다. 전체 인원 1,400여 명 중 약 80퍼센트가 노조로 조직돼 있다.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1조 3,783억 원, 영업이익 9,824억 원을 거뒀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보상은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네오플 경영진 3인은 전해보다 10배가 넘는 275억 원을 보수로 받았다. 그런데 정작 ‘던파 모바일’ 제작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게 돼 있던 신규 개발 성과급 중 3분의 1은 일방적으로 삭감됐다.
게다가 이 신규 개발 성과급은 조직별, 개인별로 차등 지급된다.
그래서 네오플노조는 매년 영업이익의 4퍼센트를 전체 노동자들에게 균등하게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
네오플 노동자들이 겪어 온 또 하나의 문제는 장시간 노동이다.
“야근을 간혹 가다가 해야 하는데 칼퇴를 간혹 가다가 하는 이 이상한 환경”, “어제 [야근 없이] 밝은 하늘 아래 퇴근하고 장을 보고 집에 들어갔는데 눈물이 났다. 사소한 행복이 크게 느껴졌다. 기뻤다”, “약속 못 잡는 친구 그만하고 싶어요. 친구들아 미안해.”
노동자들이 남긴 메시지를 24일 서울 지사 결의대회에서 사회자가 낭독하자 집회장에 모인 300여 명은 크게 공감했다.

IT 업계에서 장시간 노동은 고질적인 문제다. 2016년에 28세 청년 노동자가 일주일에 78~95시간씩 일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후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장시간 일하는 것은 여전하다.
네오플노조는 “그룹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야근과 초과근로가 지속돼 왔다” 하고 말한다.
여기에 지난해 넥슨 대표 이정헌의 ‘신규 콘텐츠 양 2배 확대’ 방침 이후, 아트·미디어 직군의 노동강도는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이런 장시간 노동을 하며 이룬 성과를 공정하게 보상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연봉 2억 2,000만 원?
친사용자 언론은 연봉을 2억 2,000만 원이나 받는 노동자들이 파업한다고 공격한다.
그러나 네오플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평균 기본급은 6,000만 원으로 넥슨 본사보다 500만 원 낮다.
2024년에 신규 개발 성과급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노동자들 일부가 몇 년치를 한꺼번에 받은 것이다. 24일 집회에서 발언한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모바일 던파가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거의 10년치에 대한 일회성 보상인데 그렇게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27평, 32평짜리 사택을 제공하고 주택 보증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등 업계 최고의 복지라는 일부 언론 보도도 맥락을 뺀 심각한 과장이다.
네오플은 2015년에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때 서울에 거주하던 노동자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주거 지원을 한 것을 대단한 복지인 양 포장하는 것이다.
실제 서울 거주 노동자들과 제주에서 채용한 노동자들에 대한 주거 지원은 없다.
높은 성과급이 문제인가?
노동자들에게 임금은 주된 생계 수단이자 노후 대비 자금이다. 따라서 사용자 측의 이윤이 높을 때 최대한 많은 임금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정당하고 필요한 일이다.

네오플 노동자들이 임금을 더 받는다고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이 깎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 기업의 임금 인상은 다른 기업에게 압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몇 년 전 IT 호황기에 한 기업이 연봉을 올리자 다른 기업들도 줄줄이 연봉을 인상했다.
네오플 노동자들이 투쟁을 해서 성과를 거둔다면 게임업계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다.
올해 5~6월 들어 IT 노동자들의 투쟁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노동자들은 최초로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화섬식품노조 한글과컴퓨터지회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네이버 노동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사망 사건의 책임자인 최인혁 복귀에 반대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IT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는 것은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