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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책임자 최인혁의 경영진 복귀를 반대하는 네이버 노동조합

지난 5월 19일(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별칭 ‘공동성명’)가 본사 1층 로비에서 “직장 내 괴롭힘 책임자, 최인혁의 복귀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선전전을 진행했다. 여기에 노동자 70여 명이 모였다.

최인혁 복귀에 반대하는 네이버 노동자들 ⓒ출처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

네이버지회는 이번 주 매일 점심 선전전을 진행했으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최인혁 복귀 반대’ 총투표도 진행 중이다. 오는 5월 27일(화)엔 본사 근처에서 복귀 반대 집회를 연다.

최인혁은 2021년, 네이버에서 한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자다.

당시 최인혁은 가해자를 비호하고 오히려 승진시켰다. 반면, 문제를 제기한 일부 노동자들은 보직에서 해임됐다.

노동자 사망 직후 진행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됐다.

조사를 보면, 사망한 노동자는 임원급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구조적 문제였다. 특별근로감독 중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7퍼센트가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답했다. ‘1주일에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겪었다’는 응답도 10.5퍼센트나 됐다. 많은 노동자들이 ‘대응해 봤자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혼자 참는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서 한 노동자가 외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뺨을 맞았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외부 기관은 해당 가해자에 대해 면직을 권고했지만, 네이버는 정직 8개월의 처분만 내렸다. 가해자는 복직했고 피해자는 회사를 떠났다.

2021년 노동자 사망 직후 네이버지회는 최인혁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뿐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 등 계열사 모든 직위에서도 해임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그는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지난 5월 15일, 최인혁을 신설 조직인 ‘테크비즈니스’ 책임자로 복귀시킨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노동자들이 반발한 것은 당연하다. 복귀를 알린 사내 공지에 네이버 본사 노동자의 20퍼센트가 넘는 1000명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네이버지회는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를 채용하고, 괴롭힘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묵과하고, 방조한 경영진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떠났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복귀하는 도덕적 해이”를 규탄하며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해 복귀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최인혁의 복귀 배경에는 지난 3월, 7년 만에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온 창업자 이해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격화된 IT 업계 경쟁 속에서 이해진이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서며 측근인 최인혁을 중용한 듯하다.

그러나 이런 자가 중용돼 아무렇지 않게 복귀한다면 이윤을 위해서 노동자들에게 어떤 짓을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네이버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이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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