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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거리를 강타한 ‘모든 것을 막아라’ 운동

프랑스에서는 지난 12개월 동안 벌써 2명의 총리가 긴축 예산 문제로 불신임당할 만큼 정치적, 경제적 위기가 심각하다. 9월 8일 총리 프랑수아 바이루는 대규모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다 의회 불신임 표결로 사퇴했다. 마크롱 정부와 협력했던 사회당조차 불신임에 찬성할 만큼 긴축에 대한 대중적 분노가 크다.

몇 주 전 바이루가 예산안을 발표했을 때 ‘모든 것을 막아라’라는 긴축 반대 운동이 부상해 9월 10일을 대규모 행동의 날로 제안했다. 그 결과 이하에서 보도하는 시위와 파업이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졌다.

9월 10일 수요일 프랑스에서 수십만 명이 일련의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벌이며 거리로 나왔다.

‘모든 것을 막아라’ 운동은 신자유주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이미 그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

파리, 낭트, 렌, 리옹 등 도시 수십 개에서 시위대는 행진하고, 버스 차고지와 학교, 도로를 봉쇄하고, 경찰과 전투를 벌였다. CGT 노총에 따르면 700건 이상의 파업이 벌어졌다.

‘모든 것을 막아라’ 운동은 SNS에서 시작됐지만, 이후 장뤽 멜랑숑이 이끄는 좌파 정당 ‘불복종 프랑스(LFI)’와 몇몇 노조의 지지를 받게 됐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자 마티유는 수요일 저녁 본지와의 대화에서 시위대가 “갈수록 커지고 또 커지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파리에서 시위대가 점거된 광장들을 오가며 거리를 누볐습니다.”

“모두가 ‘우리에게는 시작, 권력자들에게는 끝’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정당, 노조 등 노동계급의 전통적 통로 바깥에서 호소된 운동의 일환으로 일어난 거대한 하루 시위였습니다.”

또 다른 혁명적 사회주의자 드니 고다르는 거리 시위 중 본지에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에게 꿈같은 날입니다.

“이 운동은 지도부가 통제할 수 없는 운동입니다.”

프랑스 국가는 경찰 8만 명을 동원했고 시위대에 최루탄과 섬광탄을 쐈다. 그러나 시위대는 반격했다.

파리에서 경찰은 수천 명 규모의 시위대를 공격해 그들이 파리 북부역에서 집회 중이던 철도 노동자들과 합류하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굴하지 않았고 노동자 시위에 결국 합류했다. 한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모든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러 왔습니다. 9월 10일은 시작일 뿐입니다. 정의가 없는 한, 이 나라에 안정은 없을 것입니다.”

드니는 새벽 5시 반, 버스 노동자들의 차고지 봉쇄와 피켓 라인[대체 인력 투입 저지대]에 함께했다.

“처음에 우리는 수백 명이었습니다.” 드니는 버스 노동자들이 “피켓 라인을 조직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역 주민들이 연대하러 올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시간 뒤 경찰이 버스 노동자들을 공격해 봉쇄를 깨뜨렸다. 계속해서 드니는 이렇게 전했다.

“한 시간 뒤 우리는 청소년들의 학교 봉쇄에 함께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심지어 경찰에게도 달려들었습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병원 노동자들의 피켓 라인을 지원하러 갔습니다. 이밖에도 곳곳에서 파리 일대의 도로를 봉쇄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인종차별 반대 연대체 ‘연대의 행진’은 파리 중심부에 있는 레퓌블리크 광장에 11시부터 모이자고 호소했다. 오후가 됐을 때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철도 노동자들도 무리 지어 왔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는 운동들이 수렴될 공간을 원했습니다. 거대한 운동입니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 반대 투쟁과 긴축 반대 투쟁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드니의 말이다.

오후 5시에는 주요 팔레스타인 연대체도 레퓌블리크 광장에 사람들을 동원했다.

몽펠리에에서 학생들은 몇몇 학교를 봉쇄했고, 1만 명 이상이 행진했다. 팔레스타인 깃발이 바다를 이뤘다.

마르세유에서는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했고 수만 명이 행진했다. 행진하며 지나는 곳곳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에 무기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인 유로링크를 봉쇄했다. 경찰은 잔혹한 탄압으로 봉쇄를 깼다.

프랑스 전역의 학생들이 긴축 반대 운동을 지지하며 학교 약 50곳을 봉쇄했다. 그중 10여 곳은 파리에 있었다. 샹베리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경찰 탄압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르망에서는 학생 수백 명이 긴축에 반대해 거리로 나왔다. 르아브르, 브레스트, 오를레앙에서는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낭트에서도 수천 명이 아침에 도심에 모여 거리를 봉쇄했다.

보르도에서는 파업 노동자, 학생, 활동가들 2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오를레앙에서는 5,000명 이상이 거리에서 “마크롱 퇴진”을 외쳤다.

모젤에서는 물류 관리 센터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브레티니의 아마존 물류 센터도 노동자들의 쟁의 행위로 타격을 받았다. 리옹에서는 화학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고, 도시 병원들에서도 피켓 라인이 세워졌다.

엑상프로방스에서는 2,0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중앙 광장으로 행진했다.

리옹에서 봉쇄에 참가한 시위대 규모는 오전 내내 커져, CGT가 호소한 집회에 참가할 때는 수천 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이번 저항의 파도는 중도 총리 프랑수아 바이루가 의회 불신임 표결로 물러난 지 겨우 이틀 뒤에 벌어졌다.

마크롱은 자신의 측근인 세바스티앙 르코르뉘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 그러나 마크롱은 자신이 연 2024년 6월 조기 총선으로 생겨난 의회의 교착 상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프랑스 최대 노조들은 다음 주 목요일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수요일 시위 규모는 저항의 잠재력을 보여 준다. 이 저항은 노조 지도자들의 공식 파업 지침을 넘어서서 지속적인 대중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마크롱의 썩어 빠진 정권을 몰아내려면 대규모 동원과 파업, 특히 아래로부터 운동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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