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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10월 1일 팔레스타인 연대 대학생 집회:
10.12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을 예열하다

‘가자 학살 2년, 대학생 연대 집회’를 마친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해방을 염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가자 전쟁 2년을 엿새 앞둔 10월 1일, 서울 신촌에서 대학생들이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규탄하고, 이스라엘과의 교류 단절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10월 12일에 열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가자 학살 2년 전국 집중 행동의 날’ 집회를 예열하는 것이기도 했다.

고려대 쿠피예, 서울대 수박, 이화여대 인티파다, 연세대 얄라연세 등 국내 팔레스타인 연대 대학 동아리들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한국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수단, 이탈리아, 독일 등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모여 “Free Palestine!”을 외쳤다.

집회가 시작된 후에도 팔레스타인 전통 스카프 케피예를 두른 학생들이 삼삼오오 집회에 합류했다. 하교길에 발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홍보물을 받으려고 다시 돌아오는 학생들도 있었다.

사회를 맡은 고려대 쿠피예의 의장 박정훈 씨의 힘찬 발언과 구호로 집회가 시작됐다.

“이스라엘의 인종 청소로 팔레스타인 민중이 66,000명 넘게 살해당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한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중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나서서 이스라엘과의 모든 교류를 끊도록 하고,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중단해야 합니다!”

크리스티아노 사비유 서울시립대 연구교수의 연대 발언으로 집회가 시작됐다. 주최 측이 한-영 통역을 제공해 참가자들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함께 호흡할 수 있었다.

이어서 가자지구의 대학생 아스마 술레이만이 보내온 음성 메시지를 들었다. 물리학을 전공한 술레이만은 석사 과정 진학을 꿈꾸지만, 이스라엘이 수많은 팔레스타인인 학생들의 학업을 가로막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학생들을 죽이고 있다며 현지의 ‘교육 학살’ 상황을 전했다.

“안전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재정은 열악하며, 대학 건물들이 전부 파괴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교육 과정 전체가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심했습니다. 우리 자신을 갈고닦으며, 우리의 터전을 건설하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 여러분의 모든 노력과 변함없는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연세대 등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한국의 여러 대학생들이 10월 1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가자 학살 2년, 대학생 연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학생 발언자들은 지난 2년간의 참혹한 인종 학살에 맞서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지속되면서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진실에 눈을 뜨고 행동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저항을 이어가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기억하며 연대를 지속하자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 2년이 다가오면서 우리는 매일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는지를 뼈저리게 실감합니다.

“그러나 얻은 것 또한 분명히 있고, 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특히 젊은 세대가 팔레스타인 대의를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의 존엄과 저항,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전례 없이 하나로 뭉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허무주의에 굴복해 모든 희망을 놓아버리고 그들의 인간성을 외면함으로써 우리의 인간성까지 잃어버리지 않는 한, 그들의 고통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김산, 얄라 연세 동아리원)

“2년간 뿌려 온 씨앗을 마침내 거둘 때가 왔습니다. 테러리스트 국가, 범죄를 저지르는 거짓된 국가 이스라엘이 2년간 인종 학살과 전쟁범죄를 자행하고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 미국이 이를 방조한 끝에, 마침내 세계가 깨어났고, 정의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이 운동이 무의미하다고, 시위가 가치가 없고,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거라고 말했던 이들은 모두 틀렸습니다.”(알레, 이화여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인티파다 의장)

“홀로코스트가 그 누구에게도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습니까? ‘다시는 안 된다’는 약속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조건부로 적용되는 건가요?

“식민주의에 맞선 저항을 과연 비난할 수 있습니까? 1943년에 독일의 강제 추방에 맞서 바르샤바에서 무장 봉기를 일으킨 유대인 투사들과 하마스가 대체 무엇이 그렇게 다르단 말입니까?”(독일인 유학생, 서울대)

“최근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했습니다. … 이는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수준의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인종 학살을 멈출 실질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겉치레에 불과합니다. … 유감스럽게도 한국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느라 그 알량한 것마저 하지 않았습니다.”(이시헌,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 공동의장)

참가자들은 힘찬 연설에 뜨거운 박수와 구호로 화답했다.

케피예, 팔레스타인 깃발 등 팔레스타인 해방을 염원하는 물품을 가지고 모인 학생들 ⓒ이미진

집회를 마친 학생들은 연세로와 신촌 골목 곳곳으로 행진하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다. 반가운 표정으로 달려와 행진에 합류한 학생들도 있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한 팔레스타인인 학생은 행진 대열을 보자마자 달려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감동적인 광경입니다! 해방과 자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보니 우리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전해지고 있다는 게 실감납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이었어요.”

학생들은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날까지 연대를 이어가기로 다짐했다. 또, ‘가자 학살 2년 10.12 전국 집중 행동의 날’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스라엘과 모든 관계를 끊어라”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연세대 등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한국의 여러 대학생들이 10월 1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가자 학살 2년, 대학생 연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신촌을 행진하며 이스라엘 학살 중단과 교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가자 학살 2년, 대학생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신촌을 지나는 청년들에게 ‘가자 학살 2년 10.12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을 알리고 있다 ⓒ이미진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신촌 골목 곳곳을 행진하며 이스라엘 학살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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