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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서방 정부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인정, 어떻게 볼 것인가

유엔 총회 기간에 영국·프랑스 등 11개국 정부들이 추가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했다. 이로써 유엔 회원국 중 153개국,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미국을 제외한 모두가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하게 됐다.

이스라엘과 그 후원자 미국으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들의 정당성에 더 흠집이 가고, 그들이 추구하는 연계에 도움이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도널드 트럼프가 입을 모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테러를 포상하는” 일이라고 불평하는 까닭이다.

“팔레스타인 국가란 없다”(네타냐후) 유엔 회원 자격이 있는 153개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한다지만, 유엔 총회는 이스라엘의 연설을 보장해 줬다 ⓒ출처 UN Photo/Loey Felipe

추가적으로 이번에 국가 인정 입장을 밝힌 정부들 대부분이 서유럽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그렇지 않은 둘은 캐나다와 호주다). 특히 서유럽에서 크고 급진적으로 전개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압력 때문에 제국주의적인 국가의 지도자들은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로 몰린 것이다.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없었다면 이번 인정 선언은 없었을 것이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이번 인정 선언을 기꺼워하는 것도 그것이 팔레스타인 대의의 정당성을 다시금 확인해 준다고 봐서다. 하마스도 그 선언들이 “팔레스타인인에게 자신의 땅에 대한 권리가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일보 전진”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마땅하게도 하마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 선언에는 인종 학살을 중단시킬 즉각적인 행동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상징적

몇몇 서방 정부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상징적인 의미는 있을지언정 그것이 현재 진행 중인 인종 학살을 중단시키는 것은 전혀 아니다.

현재 가자지구에 갇힌 처지인 팔레스타인인 기자 알라아 씨는 이렇게 되물었다. “이번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발표한 정부들 중 대이스라엘 무기 지원을 중단한 곳이 있습니까?

“그들의 선언에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그것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대량 학살에 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과 나란히 공존하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는 서방 지도자들의 약속은 허울에 불과했다. 그 약속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을 무력화시키고, 팔레스타인 연대자들이 헛된 기대를 품게 해 운동을 무디게 하는 효과를 냈다.(관련 기사 본지 555호 ‘다시 떠오른 ‘두 국가 해법’ —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진전인가?’)

지난주에도 마찬가지였다. 각국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인정 입장을 발표하는 동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수백 명을 학살했다. 어느 정부도 이를 막으려는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저명한 팔레스타인계 작가 가다 카르미는 이렇게 꼬집었다. “서방 정부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인정은 각국 대중의 여론에 밀린 결과임과 동시에,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을 결코 방해하지 않을 최소한의 조처에 불과합니다.”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하는 그 정부들과 유엔은 팔레스타인인을 말살하겠다는 이스라엘에 연단을 보장해 줬다.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방해는 고사하고 말이다. 수십 개국이 항의의 의미로 회의장에서 퇴장했어도 네타냐후의 연설은 아무 제지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영국·프랑스·캐나다·호주 외교관들은 회의장에 남아 네타냐후의 청중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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