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이란 발전소 공격을 ‘연기’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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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국주의의 취약함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라고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정작 시한이 다가오자 한발 물러선 것은 트럼프 자신이었다.
3월 21일 토요일 트럼프는 이란이 핵심 무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풀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타격하고 파괴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월요일 트럼프는 전쟁을 “완전하고 총체적으로 해결할 … 생산적 대화”가 있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진척에 따라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폭격을 5일간 미룰 것”이라고 했다.
폭 30여 킬로미터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전쟁의 초점이 됐다. 이란이나 중국과 연계된 선박들은 여전히 그 해협을 통행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은 서방 선박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봉쇄를 풀어야 한다는 압박을 더 크게 받고 있다.
최후통첩을 보내기 불과 며칠 전, 트럼프는 군사 작전의 “점진적 축소”를 언급했다. 미 중부사령관 브래드 쿠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란은 전투 능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할 이란의 능력은 약화됐다.”
최근 트럼프는 미국은 전쟁광들의 동맹 나토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지난주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국을 도우러 오라고 나토 동맹국들에 다급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의 푸들인 영국 총리에게조차 말이다. 영국 노동당 총리 키어 스타머는 미군에 영국의 군사 기지를 제공했고, 유럽의 다른 지도자들은 “방어” 목적의 군사 지원을 제안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이번 전쟁이 진작에 인기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전쟁이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이 자신들의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을 우려한다. 독일의 우파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라면 지금과 같은 방식의 행동에 반대했을 것이다.”
“전쟁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독일인의 58퍼센트가 이란 전쟁에 명분이 없다고 본다. 이탈리아에서는 3분의 2가 이란 공격에 반대한다. 그 때문에 트럼프의 동맹이자 파시스트인 조르자 멜로니조차 전쟁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는 전쟁 지지율이 겨우 28퍼센트이고(유고브 여론조사), 녹색당이 반전 정당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서방 지도자들이 인기 없는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서 어려움을 겪는 동안, 트럼프는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에 빠져 애타게 출구를 찾고 있다.
트럼프를 지원하는 억만장자와 대기업들은 세계적 오일 쇼크라는 고통을 바라지 않는다. 또한 트럼프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유소에서 유가 상승을 체감한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미군 기지를 두고 있는 걸프 연안국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에너지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트럼프가 퇴로를 확보하는 것을 막아 왔다. 또한 이란 정권은 이 싸움에 자신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안다.
미국 제국주의의 세계적 패권이 쇠락하면서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데서 지역 강국들에 어느 때보다 크게 의존하게 됐다. 트럼프는 가장 중요한 우방들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외에 여타 걸프 연안국들, 새 시리아 정권과 관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그 때문에 아류 제국주의 지역 강국들은 미국이 자신들을 통제할 능력이 전보다 약해졌다는 것을 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존한다. 이스라엘은 지난 2년 동안 인종학살을 자행하며 중동을 서방에 이롭게 재편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강력한 자본주의 국가로 발전했다. 더는 미국의 원조에 전적으로 기대지 않는 아류 제국주의 지역 강국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 덕분에 이스라엘은 과거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할 수 있게 됐고, 미국의 바람을 거스르더라도 전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결국에는 자신의 중동 경비견인 이스라엘을 지원할 것임을 안다.
그 덕분에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트럼프를 이란 공격에 끌어들일 수 있었다. 네타냐후는 이란 “정권 교체”에 혈안이고,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좌초시키고 싶어 했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있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 공격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촉발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만약 이스라엘이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선제공격에 나서지 않으면 더 큰 인명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봤을 때, 네타냐후는 트럼프가 전쟁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에 저항할 것이다. 트럼프가 이란 공격에서 한발 물러선 날, 이스라엘은 이란과 레바논에 맞서 “전투가 수주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지난여름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 했던 방식으로 미국의 우위를 재확립하려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위험하고 확전 논리가 내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