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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최일붕 글 모음 긴 글

호르무즈해협 역봉쇄로 전쟁 재개 위협하는 트럼프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은 13일 오전 10시(미 동부 시간)를 기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15척 이상의 군함을 현지에 배치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며 군사적 보복을 경고했다. 21일로 예정된 휴전 기간이 일주일 남짓 남은 가운데 이란 전쟁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슬라마바드 회담은 (21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단 한 차례의 협상만 한 뒤 미국의 철수로 끝났다. 밴스는 핵 프로그램 영구 종료 요구를 ‘받든지 말든지’ 하는 식으로 이란 측을 압박했고, 이란은 이를 거부했다. 트럼프 자신이 이란이 제시한 10개항을 두고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기초”라고 말해 놓고는 뒤집은 것이다.

미국은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세워 (이란의 핵심적인 안보 문제를 보장하지 않고) 해상 운송 흐름을 회복하기 위한 일시 휴전을 얻어 내려고 했던 듯하다. 세계 석유 공급 압박을 완화하려고 말이다.

그러나 미국이 전쟁을 통해 달성하지 못한 것을 협상을 통해 관철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이슬라마바드 회담은 타결 가능성이 낮은 협상이었다.

그러자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카드를 꺼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고, 이란의 최대 고객인 중국을 압박하려는 계산이다. 트럼프는 이란에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했다. 그럴 경우 중국에 50퍼센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무력으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깨지 못할 것이며, 미국이 단기간에 이란을 굴복시켜 에너지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승조원들의 반발과 이란의 포격으로 전선에서 이탈해 지중해에 머물고 있는 미 항모 포드함 ⓒ출처 미 해군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 지 45일이 지났지만 미국 항공모함들은 여전히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해상 봉쇄를 주도했던 최첨단 항공모함 USS 제럴드 포드함은 (페르시아만이 아니라) 지중해에 있다. 승조원들이 불만의 표시로 티셔츠나 양말을 배수관에 쑤셔 넣어서 세탁실·화장실을 고장 나게 했기 때문이다. (격추된 전투기 조종사 구출 작전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이는) 미군의 이란 농축 우라늄 탈취 작전은 베트남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력 손실로 끝났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물리적으로 통제하려면 미군이 페르시아만에 있는 이란의 세 섬(아부 무사, 라라크, 하르그)을 점령해야 한다. 문제는 해병대의 상륙이나 점령이 아니라 주둔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쟁 공습사 전문가인 로버트 페이프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가 “보급 수렁”이라고 부른 문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프랑스·독일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도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기존 긴장을 크게 악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버티기만 해도 될 것이다. 그러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해상 봉쇄가 그 효과를 내려면 수개월, 심지어 수년이 걸린다. 트럼프가 정치적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다.

또, 이란에게는 비장의 카드 후티가 있다. 후티는 무역의 또 다른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친

그럼에도 트럼프는 이란이 패배했고 미국이 승리했다고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은 미국 제국주의의 또 하나의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의도적인 횡설수설과 광기 섞인 위협은, 이란을 폭격해 정권 교체를 이루고 중동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국가 하나를 장악하려 했던 야만적인 계획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다.

1조 달러에 이르는 전쟁 예산, 항공모함, 5,000개의 핵탄두로도 자국보다 훨씬 더 약한 국가들로부터 존경이나 복종을 끌어내지 못해, 그 지도자가 상대를 겁주어 굴복시키기 위해 미친 척해야 할 정도로(전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미친놈 이론”이라고 부른) 미국 제국주의의 힘은 취약해졌다.

미국 대통령이 교황을 향해 공개적으로 모욕과 비난을 퍼붓는 장면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트럼프는 2024년 11월 대선에서 가톨릭 유권자의 53퍼센트가 지지해 준 덕분에 당선됐다. 현대판 아비뇽 유수에 처할 세속 권력은 없지만, 교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혼란스러운 말과 광기는 제국주의 강대국이 세계를 통제할 능력을 잃어 가는 과정이 인격화한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 제국주의의 쇠퇴하는 힘에 분노하고 있다. 쇠퇴하는 미국 제국주의의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을 만회하려고 트럼프는 전쟁 지속으로 대응하려 할지 모른다.

이스라엘도 트럼프의 이번 전쟁 실패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트럼프는 너무 큰 압력을 받은 나머지 네타냐후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휴전에 들어갔다. 물론 네타냐후는 휴전을 깨고 싶어 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공격 중단이라는 휴전 조건을 거부하며 대량 살상을 자행하고 있다.

레바논 저항 세력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부터 이란 정권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이란 정권과 헤즈볼라의 연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확장주의적 과업 수행은 만만찮을 것이다.

제국주의의 광기가 세계를 휘감고, 열전이 시스템의 상시적 일부가 된 시대에 전쟁과 제국주의에 맞선 저항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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