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123차 서울 집회:
미국·이스라엘에 전쟁 완전히 멈추라고 요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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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오후 2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이 명동에서 ‘미국·이스라엘은 전쟁 완전히 멈춰라! 팔레스타인 인종청소 멈춰라! 이란·레바논에서 손 떼라!’ 집회를 개최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모였다.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이 거론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열흘 휴전에 돌입했지만,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전쟁을 완전히 멈출 때까지는 전혀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소성리에서 사드 반대 활동가가 올라오기도 했고, 육아로 그동안 집회에 못 나왔지만 이란 전쟁의 심각성 때문에 오랜만에 집회를 찾은 방글라데시인, 2주 전에 명동에서 팔연사 집회를 처음 본 후 이번에 참가한 사람, 새롭게 집회에 참가한 사람 등 다채로운 배경의 사람들이 합류했다.
명동을 지나는 많은 외국인들은 팔연사 집회를 카메라에 담았고 오랫동안 멈춰 서서 연설을 듣는 이도 있었다. 일부 후원 물품이 완판될 만큼 호응이 좋았다.
이날 발언한 이란계 영국인 살리하 씨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믿을 수 없고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팔연사 집회에서 오랫동안 자원 활동을 해 왔다.
“이란에서는 휴전으로 폭격이 잠시 멈췄지만, 진정한 종전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족과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참혹한 소식을 우리 모두 접했습니다. 그들은 무너진 다리처럼 다시 세울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닙니다.”
그녀는 중동 전반에 포괄적인 전쟁 종식이 필요하고, 미국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이 이란, 레바논, 팔레스타인에 가하는 모든 억압에 함께 맞서자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4월 17일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날’을 맞아 이스라엘의 잔혹한 팔레스타인 억압을 규탄하고 저항에 연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자리이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협회’의 압둘라 알자가리 회장이 이 집회를 위해 음성 메시지를 보내 왔다.
알자가리 회장은 최근 이스라엘 국회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만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한 것을 두고 “인종학살의 연장이자 그 극단”이라고 규탄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날에 우리는 다시 호소합니다. 거리로 나와 주십시오.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높여 주십시오.”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모두 석방과 사형법 폐지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화답했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서 온 메시지도 있었다. 레바논 남부의 팔레스타인인 난민촌에서 ‘자이투나 나눔문화학교’를 이끄는 자이납 교장의 발언을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이 대독했다.
20년 전 자이납 씨는 촉망받는 대학생으로, 급여가 많은 UN학교 교사와 방송사 앵커가 될 수도 있었지만 난민촌에 남아 학교를 운영하기로 선택했다.
이날도 그녀는 “폭탄 아래에서도 배움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숭고한 의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주민들에게 떠나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그녀는 단호했다. “우리가 이 난민촌을 떠나는 날은 오직 팔레스타인 해방의 날, 빼앗긴 고향 땅을 향해 스스로 떠나는 그날이 되어야 합니다.”
레바논인 학자·활동가인 라니아 하페즈 씨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규탄하는 한국의 운동을 위해 이날 집회에 연대 메시지를 보내 왔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공개 비판이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도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명동길과 인사동길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을 막고 있다. 사회자는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가 문제라고 본다면 이것을 중단시키기 위한 행진을 온전하게 보장해야 마땅하다고 요구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가자 구호 선단의 한국인 활동가 해초 씨의 여권 취소를 무효화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의 마지막 발언자는 학교 당국의 제재 위협을 물리치고 “작지만 중요한 승리”를 거둔 연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 연세’의 김태양 씨였다.
최근 연세대 당국은 ‘얄라 연세’ 회원들이 학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에 연대’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을 막으려고 경찰을 동원하고 “사법 처리’를 운운했다. 이를 규탄하는 집회가 캠퍼스 안팎의 광범한 연대 속에 신속하게 열려 학교 당국이 찍소리도 못 하고 물러섰다는 소식에 참가자들은 통쾌함을 나눴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명동에서 을지로를 지나 이스라엘 대사관 앞까지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명동 입구를 지날 때는 펜스를 세워 가로막고 있는 경찰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의 명동길 행진 금지가 무색하게, 화창한 날씨에 북적이는 거리의 많은 사람들이 행진 대열을 향해 흐뭇한 표정을 짓고 응원을 보냈다.
팔연사는 5월 나크바의 날(1948년 이스라엘이 대대적 인종청소로 팔레스타인인 수백만 명을 추방하기 시작한 날)을 즈음해 특별 포럼과 집중 집회를 열 계획이다. 다음 집회는 4월 25일 토요일 오후 2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