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는 레바논의 분열을 부추기지만 뜻대로 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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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이란 전쟁 일시 휴전이 선언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차지하려는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전 선언 당시 레바논 저항 세력 헤즈볼라는 공격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확인해 준 대로 휴전이 레바논까지 포함하기로 합의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그 합의가 레바논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곧바로 레바논 전역을 폭격했다. 불과 수 분 동안 레바논 전역의 100여 곳에 폭탄이 떨어졌다.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폭격이었다. 레바논 보건 당국에 따르면 그 폭격들로 인해 최소 254명이 죽고 1,165명이 다쳤다.
트럼프도 레바논이 휴전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네타냐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동시에 트럼프는 네타냐후에게 공격 규모를 줄이고 레바논 정부와 협상을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이란과의 불안정한 휴전이 깨질 우려 때문이었다.
그에 따라 이스라엘은 일단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 결정권을 행사하지만, 이스라엘도 그 안에서 자신의 야심을 공격적으로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기사를 쓰는 4월 14일 현재 레바논 남부의 주요 도시 빈트 즈베일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사이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수일 내로 그곳을 장악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만만찮은 반격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주선 하에서 진행될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의 협상은 ‘평화 협상’으로 포장되지만 헤즈볼라의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즉, 레바논 정부가 충돌을 각오하고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키는 데 얼마나 노력을 기울일지를 둘러싼 협상이다.
미국은 이스라엘 대신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키게 해서 헤즈볼라를 고립시키고 레바논 문제가 대이란 전선에서 변수가 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그러나 레바논 정부는 이미 2024년 이스라엘과 ‘휴전’(실제로는 수위가 관리되는 충돌의 지속을 뜻했다)을 합의한 뒤,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키려 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그 임무를 부여받은 군부가 ‘내전’을 무릅쓸 수 없다며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이는 헤즈볼라가 단지 이란 정권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 과정에서 레바논 사회에 깊숙이 뿌리 내린 세력이기 때문이다.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킨다는 것은 레바논 남부에서 주민들을 쫓아내고 그곳을 차지하려는 이스라엘에 맞서 싸우는 유일한 세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뜻한다.(레바논군과 유엔군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늘 수수방관해 왔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격은 오히려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의 무장을 해제시킬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
레바논 사회주의자 시문 아사프가 본지 지난호에서 전했듯이, 현재 레바논 내에는 레바논 남부 주민들과의 광범한 연대 정서가 종파의 장벽을 가로질러 형성돼 있다.
이스라엘의 대대적 폭격 직후인 4월 9~11일 베이루트의 레바논 정부 청사 앞에서는 레바논 정부가 이스라엘과 협상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첫날 시위 규모는 수십 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시위는 수천 명으로 불어났다.
헤즈볼라 깃발이 두드러진 시위였지만 수니파와 드루즈인의 상징들도 시위에 등장했다. 헤즈볼라에 적대적인 수니파 주류 정당인 ‘미래 운동’은 시위에 참가한 당원들을 비난하며 신경질을 부렸다. 그만큼 기층 수준에서는 종파를 가로지르는 광범한 연대 정서가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은 저항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이 실패하더라도 이번 전쟁을 기회로 헤즈볼라를 최대한 약화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이는 레바논 내에서 종파 간 분열을 더욱 부추기는 방식일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좌절시키려는 반전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