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팔레스타인인이 전한다:
“이스라엘은 이란 전쟁 이용해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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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서안지구 출신의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루미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 공동간사가 현재 팔레스타인의 상황에 대해 전한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한 지역에서 자행하는 일을 숨기려고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는 전략을 이번에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했듯이 [이란과 레바논에] 끔찍한 폭격을 가하고 인종학살과 다를 바 없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에서 최근 한국 대통령조차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한 정착촌을 건설하고 영토를 계속 강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가 이를 보지 못하도록 만들려 합니다.
이스라엘 국회는 최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을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끔찍한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 법에 따르면 무장 저항뿐 아니라 말 한마디 때문에도 사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국제법이 이런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을 인질로 인정하지 않고 폭력적인 죄수라고 여기는 것도 문제입니다. 전혀 말이 되지 않는데, 단 한 차례의 공정한 재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이스라엘군이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분류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은 수감자들을 ‘인질’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물자 트럭은 매우 적습니다. 전쟁 이전에도 부족했는데 지금은 극도로 심각합니다. 오늘날 가자 인구에서 절반가량이 18세 이하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게다가 이들은 2년 동안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식량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년 전 ‘휴전’이 타결됐을 때, 저는 “0보다 많이도, 0보다 적게도 기대하지 말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실제 현실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실질적 힘을 갖고 이룬 것이 아닌 이상 휴전에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됩니다.
프로파간다
이스라엘은 또한 가자지구 내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자지구에서 친이스라엘 민병대를 조직합니다. 여기에 가담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매우 적지만,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돈과 무기를 지원받고, 구호품을 훔칩니다. 이런 자들과 하마스 등 다른 팔레스타인인들이 충돌하면 PLO 등은 국제법을 운운하며 ‘둘 다 잘못했다’ 식의 궤변을 늘어놓고, 이스라엘은 이런 충돌을 이용해서 서방에서 실추된 자신의 프로파간다를 복구하려 합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폭력적이라고 말이죠.
이스라엘은 더 넓은 지역에서도 팔레스타인 대의에 대한 지지를 꺾으려 합니다. 저는 시리아의 [옛 지배자] 아사드는 나쁜 사람이었고 그가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지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최근 [현 시리아 지배자] 졸라니가 이스라엘에 보이는 모습은 과거와 비교해 훨씬 나쁩니다. 졸라니는 ‘뭐든 다 해 줄 테니 제발 시리아에 대한 공격만은 하지 말아 달라’ 하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시리아나 걸프국 정부들은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면서 이스라엘을 향한 내러티브를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스라엘을 ‘점령 국가’라고 불렀다면 이제는 그냥 ‘국가’라고 부른다거나 ‘팔레스타인 민족’을 더는 인정하지 않는 식으로 말입니다.
또, 각국이 마치 그동안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지해서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가 서방에서는 무너지고 있지만 오히려 중동에서는 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습니다.
2년 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
그럼에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많은 것을 이뤘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2년 전 제가 또 다른 팔레스타인인 친구와 함께 〈한겨레21〉과 인터뷰하며 무기를 이스라엘로 수출하지 말아 달라고 했을 때,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등의 악플이 많이 달려서 거의 울 뻔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인 친구가 제게 뉴스를 보여 줬는데, 수백 개의 댓글이 대부분 전쟁을 일으키는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2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한 일입니다.
저는 한국 정부에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지만, 최근 한국 대통령이 올린 트윗이 중동에서 엄청나게 이슈가 됐습니다. 물론 트윗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지만 말입니다.
미국에서도 많은 선거에서 이스라엘 로비 단체나 시온주의 단체의 자금 지원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가자지구가 70퍼센트 파괴되고 10만 명이 목숨을 잃은 대가로 이룬 변화입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그 누구 못지 않게 헌신적으로 시위를 벌여 왔습니다. 물론 이 여정이 매우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라고, 이미 우리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변화를 이뤄 냈고, 저는 현실도 바뀌는 것이 보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제는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들으려 하고, 또 배우려 한다는 것입니다. 2년 전에는 그런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대학생과 청년들이 이 문제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