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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최일붕 글 모음 긴 글

‘산재와의 전쟁’ 1년, 말로만?

이재명 정부는 2025년 6월 출범 직후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을 걸겠다”고까지 했다. 9월 15일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과징금 등으로 경제적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 지난 정부들과의 차별점이었다.

한 해가 지난 지금 결과는 실망스럽다. 2025년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605명으로 통계 작성 3년 만에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6년 1분기에는 113명으로 감소했다지만, 건설 경기 침체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오랫동안 산재 문제를 다뤄 온 한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했다.

“2025년 연말에 사망 통계가 나오면서 노동부에 비상이 걸렸어요. 국무총리실에서까지 회의를 열고 노동부 담당자에게 ‘단기 가시적 성과’를 요구했습니다. 그게 일정 효과를 본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은 경기인 것 같아요. 한국은 산재 사망 통계가 건설업에 좌우되는데, 1분기 건설 경기가 너무 안 좋았거든요. 지난해 1분기 대비해서도 그래요. 제조업은 오히려 사망이 늘었죠.”

1분기 제조업 사망자는 5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3명(79.3퍼센트) 늘었는데, 3월 20일 대전 ‘안전공업’ 공장에서 대형 화재로 14명이 사망한 사건의 영향이 컸다. 단일 사고가 분기 통계 전체를 좌우하는 것 자체가 추세를 파악하기에는 너무 단기적인 통계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산재 사망도 많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만 집계한다. 즉, 정부가 보기에 사업주의 “법 위반 없음”이 명백한 경우는 제외된다.

좀 더 실태를 잘 보여 주는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사고사망자는 2025년 872명으로 정부 발표보다 44퍼센트나 많다. 그 수도 전년보다 45명 늘었다.(〈아시아투데이〉)

일련의 주요 사건들은 산재가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인 이윤 축적 경쟁의 결과임을 잘 보여 준다.(표를 보시오.) 동시에 자본주의적 민주주의가 작업장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러기는커녕 기업주의 독재가 관철된다.

사고

이재명 대통령 조처

그 이후

SPC삼립 시화공장

2025년 5월 50대 여성 노동자 사망

7.25 공장 방문 허영인 회장 등 추궁

9월말 60대 김씨 6일 연속 야간근무 후 사망,

2026년 2월 화재, 4월 손가락 절단 사고

울산화력/ HJ 중공업

2025년 11월 타워 붕괴 7명 사망

공개 사과, 공공부문 전 사업장 안전 실태 재검토 지시

2026년 1월 관계자 6명 구속영장 모두 기각

포스코 이앤씨

2025년 7월 의령 고속도로 사고 등 5건 사망 사고

“형법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노동부 장관에게 “직을 걸라”, 압수 수색 등.

5개월째 수사 중, 본사 과태료 2.46억 원, 면허 취소·공공입찰 금지는 현재까지 미집행

삼표

2026년 2월 양주 채석장 사고

정도원 회장 무죄 선고, 현장관리자 4명 집행유예

학교 급식 노동자

15명 산재 사망, 178명 산재 인정

대선 당시 학교급식종합대책 마련 약속

2025년 11월 파업에도 묵묵부답, 대표자 단식농성 중

첫째,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주들의 경쟁은 위험 업무를 하청 기업에 떠넘기는 것으로 이어진다. 원청에 비해 자본 규모가 작은 하청에서 안전 업무 투자는 더 줄어들고 이것이 참사로 이어진다.

2025년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해체 작업 중 붕괴 사고로 7명이 숨졌는데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시공사 HJ중공업은 발파 전문 하청업체에 작업을 맡겼고, 시방서를 위반한 작업이 진행됐다.

노동건강연대·민주노총·〈매일노동뉴스〉가 ‘2026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한 HJ중공업에서 죽은 노동자 8명 모두 하청이었다. 상위 4개 기업 사망자 25명 중 23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둘째, 정부가 엄포를 놓고 법을 제·개정해 경제적 불이익을 주려고 해도, 산재 책임 기업주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기관들의 우선순위가 기업주들에게 유리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산재 사건은 담당 검사의 책상에 쌓여 방치돼 있다가 때가 되면 한꺼번에 ‘처리’된다.(〈매일노동뉴스〉가 조사한 ‘중대재해’ 121건의 경우 기소까지 평균 655일이 걸렸고, 그중 4건은 1,000일이 넘게 걸렸다) 판사, 검사, 경찰 등은 기업주들의 권력을 존중하고 그들을 우대하고 면책해 주는 경우가 많다.

2월 10일 의정부지방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고였던 경기 양주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 사고에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간 발생한 중대재해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가 2,436명이나 됐는데 안전 책임 소홀로 사용자측에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단 6퍼센트에 불과했다. 대우건설·현대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현대제철 등 5개 기업은 4년 연속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기업주들의 이윤 축적 경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재명 정부의 “산재와의 전쟁”은 한계가 분명하다. 정부는 사후 처벌과 경제적 제재 중심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실질적’ 작업중지권 도입은 회피한다.

“작업중지권을 노동자 개인의 권리로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봐요. 정작 현장에서는 사용자 측과 노동자 개인의 힘이 압도적인 차이가 나니까요. 따라서 멀리 있는 노조가 아니라 개별 작업장 수준에서 대표성을 가진 노동조합이나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표들이 그런 권리를 집단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해요. 한국에서는 사용자 측이 격렬히 반대하니까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은 곳에서는 꿈도 못 꾸고요. 노동조합이 잘 조직된 곳에서도 이 문제 때문에 다른 협상에 차질을 빚으면 안 된다는 ‘현실론’을 내세워 대체로는 노동자 개인의 작업중지권 문제로만 접근하고 있죠.”(이상윤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과장)

민주노총은 2025년 정부 노동안전종합대책 발표 당시 성명을 내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 확보, 하청 특수고용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부여”를 요구했다. 마땅히 필요한 요구다. 다만 작업중지권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를 집단적 항의와 투쟁으로 조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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